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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어 Mar 01. 2021

5. 독립 서적 출간 에필로그

계속 써 보겠습니다.


 말이나 생각을 통해서만 존재하다가 금방 휘발되어 사라지곤 했던 나의 언어들이, 컴퓨터 화면 속에서만 존재하던 활자들이 종이 위에 뚜렷하게 인쇄되어 물성을 지닌 한 권의 책으로 탄생했다.

 그렇게 활자를 통해서 재탄생한 나의 말과 생각들이 오랜 시간 동안 종이 위에 박제되어 존재한다는 생각에 부담감과 책임감이 들기도 했다. 또한 책을 읽는 사람들의 평가와 판단, 비판도 신경이 쓰이고 두려웠다. 언젠가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지금의 이 책을 다시 읽게 된다면 자다가 이불 킥을 할 정도로 부끄러워할지도 모른다.





처음으로 인쇄된 책을 부모님과 나의 요가 선생님께 가장 먼저 드렸다.

오타도 있고, 미흡한 점이 많다는 나의 변명에 부모님과 선생님은 나에게 응원과 용기를 주셨다.


책의 내용이 어떤지, 책에 오타가 있는지 없는지, 글을 잘 썼는지 못썼는지는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그저 이렇게 책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대단하고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을 직접 행동으로 실천하고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은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고 멋진 일이라고.


그렇다. 이렇게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기획자, 작가, 출판사, 마케터가 되어서 책을 제작하고 출간하는 과정 자체만으로도 정말로 값진 경험이었다.

돌이켜 보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었고 중간에 포기하려고 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무엇인가에 열정적을 쏟고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나의 생각과 경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여 형태가 있는 것으로 세상에 탄생시키는 창조의 행위, 그리고 그것을 주변의 사람들과 나눈다는 행위는 나 자신이 진정으로 살아있다는 느낌을 들게 만들었다.


오히려 책을 출간하고 나서 글 쓰기와 독서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의 첫 독자이신 선생님의 용기와 부모님의 응원에 힘입어 두 번째 책을 써보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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