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에 대한 두 번째 이야기
시작이라는 길을 들어설 때 최종목적지를 정할 필요는 없다.
[목적과 목표를 알면 좋다]
나는 태양을 좋아한다.
그래서 가끔은 차를 몰고 무작정 태양을 바라보면서 운전을 하곤 하였다.
물론 도로를 따라가고 신호를 준수하면서...
특히, 낮과 밤이 교차할 때 자주 했는데
멋진 하늘을 보는 재미가 꽤나 좋았다.
이런 놀이는 대략 1시간 정도 하면
낮이 밤이 되고 밤이 낮이 되어서 마무리되었다.
그 후에는 내비게이션에 집을 맞추고 돌아오면
오래 걸려도 30분 안에 도착하였다.
태양을 따라간 시간은 1시간인데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30분도 안된다.
태양이 목적이면 집은 목표이다.
삶의 이유와 방향이 목적이고
성패를 판단할 수 있는 성과가 목표인 것이다.
나는 우리 친구가 둘 중 하나라도 있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목적이 있다면 방황이 줄어들 것이고
목표가 있다면 더 효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없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둘 다 없이 산다.
나도 20대에는 목적도 목표도 없었다.
그래서 더 막막했었고 한숨을 더 쉬었던 것 같다.
[지금은 하고픈 것이 없는 것은 괜찮아!]
내 20대를 돌이켜보면 어른들은 꿈이 뭐냐고 물어오곤 했다.
난 그때 꿈이 없었다.
그냥 욕먹기 싫어서 밤늦게까지 일을 했고
그러한 현실이 싫어서 골방으로 돌아오면 변리사 공부를 했다.
그리고 난 아직도 젊은 시절 하기 싫어했던
그 일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잘 못 살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싫어하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쳐봤고
결국에는 지금 내 삶 자체를 좋아하게 되었으니...
하고 싶은 것! 꿈!
지금은 없어도 된다.
근데 평생 없다면 후회할 것 같다.
그럼 하고 싶은 것은 어떻게 찾을까?
나도 모른다.
내 경우는 현재가 싫어서 변리사 준비를 해봤고
일하기 싫어서 대학원에 다녔다.
그러는 사이 내가 하는 일이 좋아졌고
나름 열심히 살았다.
그 무엇이라도 시작해 보고 도전해 봐라!
그러다 보면 길이 보이거나
너 자체를 사랑하게 될 것 같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혈혈단신 몇십 년을 끌어오는
사람은 화성이주를 꿈꾸는 일론 머스크를 빼고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우리 친구가 꼭 일론 머스크가 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처음부터 좋아할 필요는 없다.]
나는 지금 달리기를 좋아하고 사랑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뛰고 싶어서 뛴 것은 아니었다.
2015년 11월 우리 아버지는 폐렴에 걸리셨다.
상태가 위중하여 중환자실에 입원하셨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30분 면회, 그것이 전부였다.
그냥 편하게 숨 쉬는 것이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면회를 하고 숨이 막힐 때까지 뛰었다.
그해 겨울에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그리움을 잊기 위해서 뛰었다.
그리고 첫 번째 풀코스 도전에서
아버지와 같은 분(뇌졸중 환자로 추정)이
뛰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를 뵌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에는
달리기는 내 삶의 일부분이 되어있다.
앞으로 할 일을 선택할 때
당위성과 취향적 선택으로만 판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의미 부여 혹은 호기심도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무엇이든 노력으로 시작하자]
무엇이든 시작해 봤으면 좋겠다.
시작을 하는데 꼭 최종상태를 그려놓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 친구가 사랑하게 될 일은
지금 친구의 취향과 다를 수 있다.
해봐야 힘든 것인지 알고
노력해야 알게 되고
알아야 즐길 수 있다.
그냥 겉으로 보기에 좋다고
진짜 멋지고 행복한 일은 아니다.
우선 무엇이든 계기를 만들어 시작하기 바란다.
시작이라는 것에 도전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