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운탄고도 스카이레이스(42k) 후기
2025년 5월 11일,
2025 운탄고도 스카이레이스가 열렸고
나는 42K에 참가하였다.
이 대회가
나에게는 트레일러닝 첫 번째 참가였는데
레이스 준비, 실시 그리고 그 이후 시간에서
때로는 신비했고
때로는 오묘했으며
한때는 신나고
한때는 힘들었으며
어쩔 땐 조급했고
어쩔 땐 여유로웠다.
하지만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노력이었다.
처음이라는 것은
암흑과 같은 두려움도
안개와 같은 신비감도
공존한다.
첫 트레일런닝 대회를 준비하면서
유튜브도 봤고
웹서핑도 했으며
조언도 많이 구했다.
그러한 단계를 지나
당일 출발선에 섰다.
로드대회와는 달리 긴장감보다는 기대감이 컸다.
나는 B조였기에 뒤편에서 출발했다.
출발 신호가 떨어졌고
주자들은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좁고 가파른 오솔길에 도착했을 때
순서대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이 느림보 걷기를 보고
누군가가 병목이 장난이 아니네라고 말한 순간
나의 기대감은 초조함으로 바뀌어갔다.
뛰고 싶어도
빠르게 걷고 싶어도
그것은 오로지 나의 욕망뿐이
모든 빠름이 중지된
시간이었다.
그래서 이 레이스에서
뛸 수 있을 땐 뛰겠노라고
결심했다.
초반의 주로는 경사가 심해서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도
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앞에 있는 주자를
추월할 때 뛰고
따라갈 때 걸었다.
몇 개의 CP(Check Point)를 지났을 때
그 많던 주자들이 거의 사라졌다.
내가 빨라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속도가 달라서...
온도는 적당히 낮았고
바람도 적당히 불어왔으며
나도 적당히 힘들었다.
마라톤 대횟날은 절대 느낄 수 없는 평온함이었다.
그 모든 적당함은
이름 없는 안락함으로
깨기 싫은 신비감으로
이 여유로움은 심박을 줄이고
내게 살포시 안겼다.
다시는 뛸 수 없을 정도로
행복했다.
그리고 몇 분 뒤
정적을 깨는 발소리와 숨소리가 들렸고
나는 다시 나의 다짐을 지키기 시작했다.
뛸 수 있을 땐 뛰겠노라는...
그렇다고 시종일관 달린 것은 아니었다.
뛰기 힘든 오르막길, 급경사는 빠르게 걸었다.
다만 가능하면 뛰었다.
운탄고도 스카이레이스의 특징은
모두가 응원단이었다.
선수들은 서로를 보고 화이팅을 외쳤고
스텝분들은 종을 치며 환호했으며
응원 나오신 분들은 진심으로 이름을 불러주었다.
주자들은 능동적 고통을 즐기며
뛸 수 있는 곳은 뛰었다.
힘들었다.
뛰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다.
그래도 뛸 수 있으면 뛰었다.
나는 아니 우리는 그렇게 대회를 즐겼다.
나의 첫 번째 트레일러닝 런대회는
그렇게 지나갔다.
나는 마라톤 로드대회(풀코스 포함)에서는
거의 걷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참 많이 걸었다.
하지만 최대한 뛰었다.
속도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뛰고자 하는 결심
그리고 뛰는 행위가 중요했다.
삶도 그러할 것이다.
길게 보면
조급하게 무엇인가를 빠르게 하는 것보다는
우리가 달리기를 이어가듯
그 행위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것이 참된 노력이라고
이번 대회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