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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환주 Aug 28. 2017

The Table Setter가 만난 사람들

Ep.2 : 협동조합 사다리 박형영 이사장

직업을 갖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버린 희한한 시대. '창조경제'를 앞세우던 과거 정부는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해 '창업'을 장려했다.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가지고 '창업'을 도전했지만, 그 중 대다수가 실패하기도 했다.


실패의 위험이 도사리기는 하지만, 제대로 준비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아이디어로 이익을 창출한다면 창업은 취업보다 더 매력적이다. 그런데 단순히 개인의 이익을 창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창업이 되면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우리는 색다른 개념의 창업을 청소년에게 워크숍을 통해 제공하기로 했다. 워크숍을 진행할 전문가로 <사회적 협동조합 사다리> 이사장인 박형영 씨를 초청하여 사회적 경제에 대한 설명과 시장조사, 고객 설정 등 창업을 위한 강의를 들었다.

‘사회적 경제’, 그리고 ‘협동조합 사다리’. 익숙하지 않은 경제 모델이었다. 워크숍이 끝난 이후에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것이 많아졌다. 그래서 워크숍 과정이 끝난 8월 중순, 우리는 박형영 이사장을 다시 만나 강의에서 듣지 못한 이야기들을 더  들어보았다.


사회적 협동조합 사다리 박형영 이사장


Q. 안녕하세요! 그동안 워크숍에서 '사회적 경제'를 중심으로 말씀해주셨는데, '사회적 경제'가 이 시대에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단 사회적 경제는 기존의 자본주의를 조완하는 대안적인 성격의 경제체제예요. 기존 체제가 돈, 경쟁 중심이었다면 사회적 경제는 사람 중심, 협력 중심이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사회적경제에는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죠.

이런 게 필요한 이유는 자본주의가 지속될수록 양극화가 심화되고,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것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죠. 그런 고민에서 사회적 경제라는 개념에 주목하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협동조합에 주목했어요. 협동조합 역사가 꽤 길어서 성과가 있고, 대안으로서 증명이 된거죠. 나중엔 <협동조합 기본법>도 등장해서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죠.

사회적 경제라는 말은 1930년대에 만들어진 말인데, 계속 쓰이지는 않다가 자본주의 대안으로서 생긴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같은 게 생기니까 이런 것들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최근에 다시 쓰게 되었어요.


Q. 협동조합과 사회적 협동조합은 서로 차이가 있는건가요?

협동조합은 기본적으로 영리를 추구하고, 사회적 협동조합은  비영리를 추구하죠. 다시 말해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고, 사회적 협동조합은 사회 문제, 사회 필요를 해결, 충족 시키기 위한 것이죠.


Q. 사다리는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이곳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한마디로 얘기하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경제 창업을 지원하는 곳이죠. 그것을 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 청년에게 대안적 진로를 제시하자는 데 있죠. 이우학교 같은 대안학교 출신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대안진로 라는 말일텐데, 막상 고3이 되면 어쩔 수 없이 대학을 가는 사람들이 많죠. 대학을 가지 않고도 매력적인 일들을 지역에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창업 지원을 하는 것이고요.
 구체적으로 공유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어요. 아직까지 입주를 안해서 조금 그렇지만...(웃음) 동네에서 수요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특화시켜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공방이나 메이커스페이스로 전환하려는 실험을 해보고 있어요.

그 일환으로 '실전 x 공방 x 창업 x 꿈의학교'를 할 예정이예요. 목공, 도예, 가죽 공예 중에 선택해서 기술을 배우고 제품을 만들면 실제로 마을에서 판매하는 과정으로 진행하려고 해요.
마을에 있는 공방들과의 네트워크도 추진하고 있어요.

다른 사업으로는 교육 컨설팅도 있어요. 사회적기업이나 마을기업 활동을 하고 싶을 때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을 도와주기도 하고, 협동조합 교육, 창업 멘토링도 해요. 지역 내에는 수요가 많지 않아서 외부 지역에서 주로 해요.

진로교육 사업도 하고 있어요. 그 맥락에서 꿈의 학교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죠.



Q. 협동조합 사다리는 어떻게 설립하게 되었나요?

처음에는 이우교육 공동체라는 곳에서 청년의 대안적 진로와 관련해서 지역 사업을 해야겠다는 필요가 있었어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우학교 졸업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대안적인 직업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데, 현실의 벽을 넘을 수가 없게 된 거죠. 현실에서 말하는 진로보다 안정적이지도 않고... 그래서 교사와 학부모들이 출자금을 모아서 청년들이 대안적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 곳을 만들게 된 거예요.



Q. 이윤 창출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사실 공유사무실 이용료로 사다리 공간 임대료를 충당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수요가 없어서 계속 적자를 보고 있는 상태죠. 컨설팅 교육은 내, 외부에서 계속 진행하고 있지만 수익을 낸다기엔 충분치 않고... 결국 적자를 보고 있다고 봐야겠네요.(웃음)


Q. 외부사업으로는 수익 충당이 어려운가요?

경제적으로 그렇게 도움이 되지는 않아요. 저희 공간 임대료를 예산에서 쓸 수 없고, 외부 강사를 초청하면 강사료를 제대로 주지만, 제가 강사로서 진행하면 시간 당 3만원 밖에 되지 않아서... 외부 네트워킹을 만든다는 데 의미가 있을 뿐이지, 경제적으로는 의미가 크게 없어요.



Q. 그렇다면 사다리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예정인가요?

제일 좋은 방법은 이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하는 것이겠죠. 그래서 '공방'을 생각해 본 거예요.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는 작업장이요. 어느 정도 제작 능력도 있는데 공간이 없는 사람들, 대체로 주부가 될 것 같은데 그런 사람들에게 공동 작업장으로써 이 공간을 제공하고 싶어요. 집에서 할 수 없는 작업들을 이 곳에서 어질러놓고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거죠.

조금 더 나아가서 "공방마을"을 만들어보려고 해요. 여기 주변에 있는 동네, 이를테면 고기동, 동천동, 석운동, 대장동, 동원동 일대를 중심으로 <동막천 공방마을>을 계획하고 있어요. 그럼 사다리는 이곳에서 무엇을 하느냐가 남는데, 공방에서 만든 제품을 판매 대행을 하는 거죠.

제가 공방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현대인들이 물건 생산과정을 모르고 소비만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공방은 재료 선택부터 완성까지 인간이 생산과정 전반에 직접 참여하게 되는 것이잖아요.  그러다보면 자신의 노동 가치에 대해 깨달을 수 있고, 생산의 의미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공방에 주목하고 있고요. 구체적으로 사다리 공간을 디지털 공방을 운영해보려고 해요. 3D프린터, 레이저 커터 같은 기계를 도입해서 혼자 제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한마디로 동네 메이커 스페이스가 되는 것이죠. 더 확장해서 생각하면, 단순히 신기하고 재밌는 물건을 만드는 정도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을 바라고 있어요.



Q. 마지막으로 The Table Setter와 함께한 소회를 말씀해주신다면?

만약 학교에서 하는 진로교육이나 창의교육으로 하는 수업이면 짧게 할 수 밖에 없었을텐데, The Table Setter하고 같이 해서 잘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같이 협업을 했으면 좋겠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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