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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카Scar Dec 08. 2021

월 50만원 벌어보자고 시작한 쇼핑몰이 너무 커졌다.

어쩌다보니 퇴사하고 전업 쇼핑몰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아래는 올 한해 제 브랜드의 자사몰 매출입니다.

자사몰에서는 피크 월 4600만원, 평균 매출 1500만원 정도 입니다.


저는 시즈널한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늦가을부터 늦봄까지 제 브랜드의 품목이 인기가 있습니다. 여름에 주춤하다 다시 매출이 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2021년 12월 초) 까지의 연 매출은 3억원을 약간 넘는 수준이네요. 자사몰 외에도 스마트스토어, 쿠팡에서 각 월 200-5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다른 커머스에서도 자잘하게 매출이 나지만, 유의미하진 않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작년 10월입니다. 약 14개월 정도 되었네요!






제 백그라운드를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나이는 20대 후반, 직장 경험은 시리즈B 단계 스타트업에서 마케터 및 PM을 해보았고, 연봉은 6천만원 정도를 받았습니다. 영어와 중국어 회화가 가능하고, 어도비 디자인 툴을 중급 레벨로 다룰 줄 압니다(Photoshop, XD, Premiere 등). 쇼핑몰과 관련해서는 딱 이 정도의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쇼핑몰을 시작한 이유는 뻔하게는 “요즘 다 사이드하던데, 나도 해보고 싶다. 돈 벌고 싶다”라는 생각이었고, 조금 더 깊은 곳의 이야기를 하자면 저에게 있어 지금 하고 있는 브랜드는 “나의 가치가 얼마일까?”에 대한 테스트이기도 했습니다.



직장을 다닐  저의 의견이 묵살되기도 하고, 가끔 경력이  있으신 분들이 “ 아직  몰라라고 하더라구요. 자존감에 상처나는 경험을 종종 했습니다. 어느날은 비슷한 말을 듣고 “ 내가 똑똑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얘기를 들어야 할까? 내가 똑똑하긴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안목과 실력에 대한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 고민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아마 “회사를 떠난 내 자신의 실력과 직관으로 시장에서 성과를 낼수 있을까?”였던 것 같습니다. 내가 발가벗겨졌을 때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2020년 10월, 500만원의 예산으로 나의 부업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고 즉시 실행에 옮겼습니다. 목표는 일단 월 50만원!


저는 블로거도, 유튜버도, 인스타그램 셀럽도 아닙니다. 즉 디지털 아이덴티티 백그라운드가 전혀 없었는데요. 다만 ‘내가 관심있는 제품은 무엇이며, 그 제품에서 내가 원했던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것을 어떻게 브랜드로 만들어 섹시하게 보이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만 집중했습니다. 아무튼 제로베이스로, 지뢰를 피하지 않고 밟으면서 앞으로 가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딱 2달의 삽질(?) 끝에 2020년 12월 말부터 매출이 갑작스레 발생하기 시작했고, 부업의 수입이 본업의 수입을 초과한 순간 저는 아주 당당히 퇴사를 말하고, 전업으로 전환했습니다. 그 후부터 지금까지 나름 순항하며 2021년 12월 현재 이미 연매출은 3억원을 초과했고, 지금의 고민은 “내년에 어떻게 연매출 10억을 할까?” 입니다.


직장을 떠나며 커리어가 망가지면 어떡하지? 걱정도 있었으나, 저의 소식을 아는 지인들께서 이 프로젝트의 성과를 보고 더 좋은 조건으로 포지션을 제안해주시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 취업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작년 이맘때의 저는 지금의 저를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요, 하루하루 할 일을 하다 보니 몰랐으나, 돌이켜보니 제 라이프스타일이 교정되는 도전적인 시간이었습니다.


마주하는 문제는 꽤나 많았습니다. CS, 물류, 현금 이슈 등등.. 하루가 멀다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요, 그런 상황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것 또한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문제를 풀어내는 순간 그게 제 브랜드의 가치를 높히고, 풀어낸 문제의 난이도만큼 금전적 보상이 되어 돌아오는 것이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내다, 어느날 자고 일어났더니 새벽 동안만 40만원의 매출이 일어났던 날이 기억납니다. 잠이 확 깨더라고요.


무엇보다 나의 일을 하며 성과를 내는 과정을 통해 자존감이 높아지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자만함은 경계해야 하겠지만, 현재는 내가 무엇이던 해결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눈 앞에 닥친 일을 바로 해결하는 습관이 생기면서 예전보다 더욱 능동적이고 에너제틱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제 자신이 지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운동도 자연스레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틈나는 대로 브런치를 통해 제가 1년간 겪었던 과정에 대해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저보다 성공하신 분들, 당연히 너무너무 많겠지만 가장 최근에 시작한 사람 중 하나로서, 또한 비슷한 고민을 하는 제 또래가 많다는 생각을 하면 더욱 현실적인 이야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저도 제 나름대로의 기록이 필요해서요!


쇼핑몰 혹은 본인의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분들께도 저의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 쇼핑몰 브랜드 명을 공개하기는 어렵습니다 ㅠㅠ.. 다만 글의 신빙성도 중요하니, 어드민 등을 캡쳐해서 구간구간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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