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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스웤 kkoswork Nov 15. 2018

[묘한견] 바리스타 고양이 '나쵸'

묘한견 첫 번째 주인공은 고양이 '나쵸'다. <동네 가게의 일상>이라는 주제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가게 주인분이 기르는 고양이가 '나쵸'이다. 예정에 없던 촬영이기도 했고 두 개의 주제를 염두에 두고 촬영하느라 나만 예민했던 것 같다. 


이전 내가 만나왔던 고양이들은 낯선 사람을 경계하고 숨어있기 때문에 고양이 촬영은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나쵸'는 달랐다. 흔히 말하는 개냥이다. 그런데 완전 개냥이는 아니고 고양이 특유의 시크함을 가진 녀석이다. 


촬영하러 갔더니 주인장이 커피를 한 잔 내려주셨다. (이런 거 자꾸 얻어먹으면 버릇 나빠지는데...) 최선을 다해 나쵸와 가게의 일상을 담아보리다 다짐을 하고 커피를 마시며 속으로 파이팅을 외쳤다.


'나쵸'는 길냥이였다가 운 좋게 지금의 보호자를 만나 이 카페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가족들이 고양이를 싫어해서 주인장이 퇴근을 하면 '나초' 혼자 가게를 지킨다고 한다. 이것 때문에 주인장은 독립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나쵸'는 산책냥이다. 전직 길냥이라 그런지 산책을 갔다가 적당히 자유를 누리고 카페로 돌아온단다. 알아서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다니... 이 얼마나 멋진 관경인가? 평생 멍멍이만 키웠던 나에겐 문화컬쳐다. (저번엔 어디서 두들겨맞고 들어온 적도 있다고...) 그런데 나는 좀 우려스러웠다. 혹시나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그런 걱정이 든다.


배달 온 택배 박스를 주인장이 뜯자 냥때리던 '나쵸'가 관심을 보인다. "자네 또 산 건가?"란 표정으로... 


이 카페를 찾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나쵸'를 보러 오는 경우가 많다. 손님을 귀찮게 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는 딱 미지근한 애정을 보이며 자기 자리를 지키는 '나쵸'는 밀당의 고수라는 느낌이다.


한동안 자기를 따라다니고 가게 이곳저곳을 촬영하고 다니는 나에게 이제서야 관심을 보기기 시작했다. 날 노리는 느낌이었는데, 이유는 따로 있었다. 카메라에 달리 스트랩을 노리고 있었다. 주인장이 미리 알아채고 만취해 진상 부리는 복학생 말리는 느낌으로 주방으로 끌고 들어갔다. 


이렇게 주고받는 눈빛으로 이 둘이 얼마나 돈독한 사이인지 알 것 같다. 오늘도 '나쵸'는 산책을 즐기다가 카페에 돌아와 손님들을 접대하고, 주인장은 커피를 내리며 서로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나는 이러한 것들을 기록하고 있다.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촬영과정과 소소한 에피소드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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