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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시누 Mar 03. 2017

개봉작 간단히 살펴보기 : 로건

2017년 3월 첫째주 개봉작 프리뷰


로건(Logan)

 : 2017년 3월 첫째주 개봉작 프리뷰



  로건’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름이다. 엑스맨 팬들 사이에서도 로건보다는 ‘울버린’이라는 이름이 훨씬 친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영화의 제목을 <로건>으로 고집했다. 그건 이 영화가 ‘울버린’이라는 영웅적 캐릭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로건이라는 인간적인 캐릭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세 인물의 로드 무비처럼 진행된다. <엑스맨> 시리즈에서 많은 뮤턴트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던 찰스 자비에 교수는 나이를 먹고 정신질환이 찾아왔다. 그 강력하던 정신 지배 능력도 약해져 평소에는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한다. 로건도 울버린이라는 이름을 떼어내고 리무진 택시 기사로 살아가고 있다. 그 역시 많이 늙고 병들기 시작했다. 회복 능력도 예전만하지 못하고 손의 클로(claw)도 꺼내기 힘들어 한다. 세계적으로 뮤턴트들은 멸종되어가고 있었다.


  일행의 마지막 멤버인 로라는 로건과 유사한 인물이다. 실제로 그의 DNA를 바탕으로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이 소녀는 공격적이고 난폭하다. 로건은 그녀를 보며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다. 우연찮게 로라의 보호자로부터 로라를 국경까지 데려다줄 것을 부탁받은 로건은 찰스와 함께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로라를 뒤쫓는 세력들이 끊임없이 그들을 추격하고 그들은 생사의 위험 속에서 건조한 여행을 이어나간다.


  <로건>은 앞서 연출되었던 <엑스맨 탄생: 울버린>(2009)과 <더 울버린>(2013)의 뒤를 잇는 울버린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하지만 울버린 시리즈가 워낙 이야기가 들쑥날쑥하다보니 전작을 굳이 보지 않더라도 이번 작품을 보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엑스맨’ 시리즈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정도는 하고 가면 좋을 것이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더 울버린>에서의 혹평을 극복하고 이번 작품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외국의 영화 비평가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 17년 3월 3일 기준 93%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동진 평론가와 박평식 평론가 등 국내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을 듣고 있으니 평론가들이 사랑하는 히어로 영화라 불릴 만 하다. “이렇게 만들 수 있었으면서 왜 전작은 그렇게 만들었냐”는 네티즌들의 반응도 간간히 눈에 띈다.


  지난 2000년 8월 <엑스맨>에서 첫 모습을 드러낸 ‘휴 잭맨’의 울버린. 영화에서 그의 첫 모습은 코믹스 속의 울버린과 차이를 보여 호불호가 갈렸다. 하지만 그로부터 17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모든 이들은 휴 잭맨의 모습을 울버린으로 기억하고 있다. 아쉽게도 휴 잭맨은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울버린이라는 캐릭터를 떠난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카메오로도 울버린 역을 맡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찰스 자비에 교수 역의 패트릭 스튜어트도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엑스맨’ 시리즈에서 하차할 것이라 밝혀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울버린> 3부작의 마지막 편이자 휴 잭맨과 패트릭 스튜어트의 마지막 엑스맨 영화인 <로건>. 작품자체로도 엑스맨 팬들에게도 분명 의미가 있는 작품은 확실하다. 향후 이어질 새로운 엑스맨 세대들에게 뒤를 맡기고 멋진 마무리를 지은 두 배우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 참조 1. <로건>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로부터 시작된 새로운 엑스맨 시리즈와는 별개의 세계관으로 보는 것이 좋다. 애초에 <엑스맨> 시리즈와 <울버린> 시리즈가 인과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고, 시간상으로 봤을 때도 <로건>은 먼 미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울버린’ 시리즈만을 별도로 떼어내어 이해하는 것이 향후 개봉할 엑스맨 시리즈들을 고려했을 때 더 감상이 편할 것이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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