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이직학개론
‘내 자리’를 찾아 성장하는 ‘Career Repotting Project’
이 글은 커리어 성장 Repotting 에서 발행되었습니다.
*'20.02월 HR Insight에 기고하였던 글입니다.
제가 '이직학개론'이라 부르는 것으로 꼭 한번 읽어 보실 것을 권합니다.
"원치 않는 보직을 배정받았습니다. 그래서 이직을 고민 중입니다."
"딱히 현 직장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싶어서요."
올해 첫 강의에서 수강생들이 털어놓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비단 이들만의 사정일까? 매년 발표되는 직장인 버킷리스트를 보지 않더라도 이는 우리 주변에서 듣게 되는 동료들의 이야기와 맥을 같이 한다. 더군다나 조직에서 승진 누락, 고과상 불이익을 받았거나 올해도 연봉협상이 기대에 못 미쳤다면, 이직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된다. 이직을 고민한다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며 어떤 과정을 밟아야 할까, 무엇보다 내 적절한 시장가치는 얼마일까?
영국의 사상가이자 교육학자인 팀 브릭하우스Tim Brighhouse는 변화의 본질적 요소를 설명하며 '비전이 없으면 혼란을, 기술이 없으면 불만을, 동기가 없으면 저항을, 자원이 없으면 좌절을, 계획이 없으면 산만함을'이라고 언급한다. 즉, 변화를 위해서는 명료한 비전도, 탁월한 기술도, 납득할 만한 동기도, 적절한 자원도, 면밀한 계획도 필요한 것이다.
이직은 주도적인 변화이다. 회사 내 누구도 이직을 권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직을 위해서 가장 먼저 뾰족하게 다듬어야 하는 것은 '이유'이다. 어떤 경로나 방법을 통해 이직을 하던 이직의 과정은 때론 지난하고, 불확실하며, 감정이 상할 때도 있다. '이유'를 잃어버렸다면 중간에 포기하거나 잘못된 선택을 하기 쉽다. 뚜렷한 목적 없이 단지 '여기만 아니면 돼'라는 자세로는 결국 '구관이 명관' '회사 생활이 다 똑같지'의 신세 한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는 커리어 개발의 실패로 연봉협상은 물론 이직의 주도성조차 잃기 십상이다.
질문에 답이 이직으로 귀결됐다면, 그 다음 집중해야 할 것은 회사의 니즈이다.
내 의지와 상황에 따라 지원을 하고 면접을 보지만 채용이라는 행위는 회사의 필요에 의해 발생됐기 때문이다. 또한 신입사원 때와 달리 효율성, 평판 측면에서 도전의 기회는 한정적이다. 한정된 기회에 적합한 짝을 만나기 위해서는 무엇을 점검해야 할까. 다음은 필자가 제안하는 서로에게 좋은 만남이 되기 위한 이직의 필요충분조건이다.
경력직 이직에서 반드시 수반되는 것은 실력과 성과이다. 연차는 중요하지 않다. 영업 부서에 있었다면 괄목할 만한 실적이, 관리부서에서 있었다면 연말정산, 감사, 채용을 몇 번 담당했는지가 중요하다. 회사에서 당신의 이력서를 볼 때 가장 주목하는 것은 학력, 자격증도 아닌 오늘 내 업무의 성과, 경험이다.
이직에는 3가지 특성이 있다. 바로 ▲이직의 비밀성 ▲경력의 연속성 ▲사회의 연결성이다. 아무리 자유로운 기업도 면접을 대놓고 볼 수 있는 곳은 드물다. 이제껏 지나왔던 경력들은 하얀 눈밭의 발자국처럼 족적이 남는다. 어느 업계이든 '그 바닥'은 다 좁다. 무엇보다 사회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맹자는 맑으면 갓끈을 씻고, 흐리면 발을 씻는 차이는 모두 물이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 했다.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에서 진행하는 평판조회는 차치하고서라도 실력을 떠나 사람의 마음을 잃었다면 이직은 어렵다.
이직 프로세스에서 끝까지 가는 질문이 지원 동기와 이직 사유이다. 이력서, 면접이 실력을 확인하는 것이라면, '이유'에 관한 질문은 명분을 확인하는 것이다. 사서의 첫 관문인 <대학大學>에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에 앞서 대상에 대한 깊은 연구(격물), 앎을 철저히 할 것(치지)와 함께 자신의 뜻을 진실하게 세울 것(성의)을 강조했다. 이직에는 격물치지와 더불어 성의가 필요하다. 만약 명분이 없다면, 굳이 아까운 시간을 들여 지원할 이유가 무엇인가?
연봉인상, 커리어개발, 근무조건 등 회사에 입사를 희망하는 지원자의 이익은 자명하다. 하지만 채용은 회사의 필요에 의해서 발생됐다. 결국 회사의 필요, 즉 이익을 만족시켜줄 때에 채용이 종결될 수 있다. 회사에는 어떤 이익을 줄 것인가? 내 강점, 셀링 포인트는 무엇인가?
헤드헌팅을 진행하다 보면, 비현실적인 수치를 언급하는 후보자들이 종종 있다. 해당 회사의 연봉테이블을 언급하며, 20~30% 이상의 인상 요구는 물론 앞자리 숫자를 바꾸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매력적인 연봉이 아니라면 후보자가 움직일 리 없겠지만, 이는 회사의 입장에서도 동일하다. 그렇다면 연봉을 결정하는 요인, 연봉의 적정선은 어디일까?
익히 아는 바와 같이 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은 수요와 공급이며, 물과 다이아몬드의 가격 차이를 결정하는 요인은 희소성이다. 수요에 의해 채용이 발생하고 면접이 진행됐다면, 그 이후로는 본인의 가치, 희소성에 대한 철저한 고증이 필요하다. 넷플릭스의 前 CTO 패티 맥코트는 그녀의 저서 ≪파워풀≫에서 인재관리를 스포츠팀에 비유했다. 프로 선수가 챔피언스 리그 결승골을 넣는 등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면 연봉은 가파른 J커브를 그릴 것이다. 하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지 않는 선수라면, 특별한 연봉인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회사 역시 동일하다. 지금 회사의 연봉은 내 성과와 조직의 평가는 물론 시장 상황을 오롯이 반영한 시장가격이기 때문이다. 인사는 손익이 아닌 생존이라지만, 냉정히 말해 결국 인건비도 비용이다. 시장 수요, 성과의 희소성을 확보했다면 협상의 주도권은 지원자에게 있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이직의 경우에도 딱 지금 회사에서 이동할 만큼의 한계비용 이상을 받기는 어렵다. 협상에서 손해를 볼 회사도, 감수하고 갈 후보자도 없다. 그렇기에 보통 거래의 끝은 등가교환이다.
바야흐로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서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이직은 주도적 변화이자, 가장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변화이다. '이유'는 행동하게 하고, 사람과의 관계와 도전은 '기회'를 끌어온다. 마키아벨리의 조언대로 운명의 여신은 거칠고, 과감한 젊은이에게 호의적이다. 올해 역시 운명의 여신은 도전을 사랑한 젊은이에게 호의적이지 않을까? 불확실성의 시대에 안정성의 답은 결국 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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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비공개, ex IT 기업의 7년차 L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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