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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파이 매거진 Jan 15. 2020

블루사운드 파워노드 2i 네트워크 스트리밍 앰프 리뷰

Bluesound Powernode 2i




우주에서 본 지구는 푸른 바다와 녹색의 숲 그리고 누런 황무지와 솜털 같은 흰 구름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연의 힘으로 이루어진 울창한 숲을 밀림이라 하고 또는 지구의 허파라 부르기도 한다. 숲은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사람의 욕심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온전한 삶의 복지는 쾌적한 자연환경을 필요로 한다. 나무를 심어 황무지를 일군 덴마크나 세계 제일의 인공 숲을 가진 독일을 바라보면 이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녹색은 친환경과 자연 보존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러나 언제부터 인가 환경 문제는 미세 먼지로 인한 대기 오염이나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오염으로 인해 한나라만의 국지적인 문제가 아님이 드러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전 지구적인 환경과 4차 산업 혁명을 앞두고 있는 현재, 가장 두드러지는 색깔은 블루다. 보존을 넘어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새로운 기술인 블루 테크놀로지가 산업계 전반에서 떠오르고 있다. 블루의 청정 이미지는 대기 오염에서 자유롭지 못한 자동차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메르세데스 벤츠의 블루텍(BlueTec), 폭스바겐의 블루모션(BlueMotion), 현대 자동차의 블루 드라이브 등의 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하이파이 세계의 블루 테크놀로지, 블루사운드


하이파이의 세계에서도 블루의 도약이 시작되었다. 캐나다의 신생 브랜드인 블루사운드는 하이파이 세계에서 새롭게 자신만의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듀얼 밴드의 와이파이를 통해 최대 64개의 블루사운드 플레이어들을 블루OS(BluOS)로 연결, 재생할 수 있으며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음악을 듣고 싶은 어떤 공간에서도 뛰어난 음질의 사운드를 재생할 수 있다. 하이파이의 새로운 생태계를 오디오파일들에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시도를 본격적으로 마켓에 정착시킨 업체는 블루사운드가 시작은 아니다. 이 분야의 주인격인 업체는 라이프스타일 멀티미디어 스피커인 소노스(Sonos)가 그 출발점이다. 멀티룸 오디오 라이프스타일을 대중적인 일반 오디오 기기로 북미와 유럽에서 안착시킨 소노스는 이 분야의 맹주이다. 하지만 여러 업체들이 멀티룸 기능의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기기들의 등장으로 인해 이 분야의 원조임을 자처하는 소노스는 새로 등장하는 라이벌들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블루사운드는 좀 더 진화된 고급 기술과 하이파이에 걸맞은 퀄리티로 차별화에 나섰다. 소노스와는 전혀 다른 하이파이 업체로서, 컴퓨터 기반의 멀티미디어 사운드 재생 기기 업체가 아니라 진정한 하이파이 브랜드임을 강조하는 것이 블루사운드의 주장이자 차별점이다. 이들의 주장이 타당한 것은 블루사운드 뒤에는 캐나다의 하이파이 오디오 그룹인 렌브룩(Lenbrook)이 있고, NAD와 PSB가 블루사운드의 핵심적 토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본래 블루사운드의 시작은 이렇다. NAD의 프로젝트 중에서 하이파이 재생의 주류가 되어가는 네트워크 스트리밍을 세련되고 정교하게 다듬는 과정에서 하드웨어를 매끄럽게 조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단순 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넘어 아예 별도의 독립된 신개념 오디오 업체로 분리, 독립된 것이 블루사운드이다.




블루사운드의 핵심, 블루OS


기존의 하이파이 업체들이 섣불리 네트워크 관련 오디오 기기나 스트리머 개발이나 제작에 어려워하는 이유는 딱 하나. 소프트웨어이다. 네트워크 관련 하드웨어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관련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 펌웨어와는 완전히 다른 분야이며, 이는 오디오 업체가 마음대로 손을 대기 쉽지 않은 분야이다.


최신예 네트워크 오디오 기기들은 모두 네트워크 프로토콜에 맞는 전용 앱을 설치하여 기기를 조작한다. 적외선 리모컨을 대체한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와이파이로 네트워크 오디오들과 연결되어 기본적인 재생, 정지 같은 조작에서부터 NAS에 쌓아 놓은 음악 라이브러리를 찾아 검색, 재생하거나 타이달, 코부즈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접속하여 듣고 싶은 곡을 선택하여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수도 있고, 음반 재킷의 정보를 불러올 수도 있으며, 손쉽게 기기의 펌웨어를 업데이트할 수도 있어야 한다. 문제는 아직까지 안드로이드와 iOS 모두에서 에러 없이 완벽하게 동작하는 리모트 컨트롤 앱은 쉽게 찾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연결 및 동작의 안정성은 하이파이 제조사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따라서, 섣불리 네트워크 관련 오디오 기기를 개발하지 못하는 것이다.


NAD 역시 이 분야에 대한 분석 끝에 아예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개발하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수 년에 걸친 네트워크 및 스트리밍 기술 개발이 만들어낸 소프트웨어가 블루사운드의 상징과도 같은 ‘블루OS’ 이다. 와이파이를 통해 멀티룸 하이파이와 홈시어터를 구현하였고, 무늬만 무선 네트워크 연결이 아닌 CD 품질의 16비트 오디오 재생을 넘어 최대 192kHz/24bit의 고해상도 음원 재생을 구현한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안정적인 네트워킹과 스트리밍 컨트롤을 위해, 기존 업체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DLNA나 UPNP 호환성을 버리고, 리눅스 기반의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통해 블루사운드의 기기들끼리의 상호 연결 및 각종 인터넷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끊김없는 안정정인 연결로 깨끗한 사운드 재생을 구현했으며, 리모트 컨트롤 앱을 통해 세세한 항목 설정과 기기의 제어로 완벽히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블루사운드의 제품들


NAD의 네트워크 오디오 기기 개발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어 독립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블루사운드는 블루OS 기반으로 만들어낸 자체 생태계내의 기기들은 크게 3가지 제품군으로 구성되어, 새로운 개념의 음악 재생 방식을 음악 애호가들에게 선보였다.

첫 번째는 와이어리스 스피커인 펄스(Pulse) 시리즈이다. 출시 후, 2세대로 진화한 펄스는 Flex 2i, Mini 2i, Pulse 2i 순으로 라인업이 갖춰져 있고, 집안 내 어디에 두어도 24비트의 하이파이 음질을 듀얼 밴드 와이파이를 통해 스트리밍 할 수 있는 멀티룸 스피커이다.

두 번째는 무비 매니아들을 위한 무선 홈시어터 시스템이다. Pulse Soundbar 2i는 Pulse SUB와 조합하여 24-bit의 고해상도 음향으로 영화, 스포츠, 게임 등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며, Pulse Flex 2i를 추가하면 돌비 디지털 서라운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블루사운드 볼트 2i 


세 번째는 오디오파일들을 위한 무선 스테레오 시리즈이다. 무선 24비트 스트리머인 Node 2i와 비트 퍼펙트 CD 리핑 머신을 탑재하고 2TB HDD 저장 공간에 자신만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할 수 있는 무선 스트리머인 Vault 2i, 그리고 스피커만 연결하면 하이 레졸루션 음원을 와이어리스로 플레이백 할 수 있는 올인원 기기인 Powernode 2i로 구성되어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 기기 선택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블루사운드의 제품들은 NAD와 PSB의 기술들을 공유하여 제작된 것들이다. 스피커가 내장된 액티브 스피커 및 홈시어터 모델들은 PSB의 스피커 드라이버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모든 제품들의 DAC 및 앰프 등의 하드웨어 회로들은 NAD의 설계 기반으로 필요에 따라 기기에 알맞게 최적화하여 변형시켜 사용되고 있다. 모든 기기들은 각각의 기기마다 커스터마이징된 블루OS를 통해 동작된다.


이러한 3각 협조 관계를 통해 만들어진 블루사운드의 무선 스피커, 홈시어터와 스테레오 컴포넌트들은 컴퓨터 기기들에 소리 장치를 갖다 붙인, 흉내만 낸 사운드 재생 장치가 아니라 진정한 하이파이 사운드를 구현한 기기로 차별화된 존재감과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





블루사운드의 하이파이 완성체, Powernode 2i


블루사운드의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것은 Pulse 시리즈의 와이어리스 스피커라 할 수 있다. 멀티룸 무선 스피커는 블루사운드가 추구하는 홈 하이파이 생태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멀티룸 무선 스피커들은 원조격인 소노스의 또 다른 버전 정도로 비춰질 수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멀티미디어 스피커 내지는 컴퓨터 오디오가 아닌, 순수 하이파이의 DNA로 완성된 네트워크 하이파이 시스템임을 강력히 주장할 수 있는, 블루사운드의 아이덴티티를 증명하는 제품이 무선 스테레오 컴포넌트인 노드(Node) 2i, 볼트(Vault) 2i, 파워노드(Powernode) 2i 이다. 그 중에서도 Powernode 2i는 DAC와 앰프가 내장된 올인원 무선 스트리밍 앰프로, 소스에서 앰프까지 모두 담겨있는 블루사운드의 최고 정점에 위치한 하이파이 기기이다. 실제로 파워노드 2i에는 NAD의 하이파이 기술 유전자들이 콤팩트한 크기의 섀시속에 빼곡하게 담겨 있다.


220 x 70 x 190 mm 크기의 파워노드 2i의 외형은 2단으로 디자인되어 위쪽은 디지털 입출력 및 DAC와 제어 보드가 자리잡고 있으며, 아래쪽은 NAD가 Hybrid Digital로 이름 붙인 앰프 보드가 설치되어 있다.



앰프의 입력이자 컨트롤을 담당하는 디지털 네트워킹 및 제어 회로에는 경쟁자보다 한발 앞선 무선 연결의 통신 규격을 채택하여 듀얼 밴드 Wi-Fi 5와 블루투스 5.0, aptX HD 규격을 지원하고 있으며, 3.5mm의 광 입력과 아날로그 입력이 가능한 콤보 단자와 USB 메모리, 이더넷 단자로 비교적 다양하게 연결의 확장성을 제공하고 있다. DAC는 34bit/192kHz 사양의 칩셋을 사용했으며, 재생 가능한 음원 규격은 최대 24bit/192kHz의 고해상도 음원 재생까지 지원한다. 이외에도 서브 우퍼와 헤드폰 출력 단자를 제공하여 저음 보강 및 심야에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고 음악 감상을 할 수도 있다.


네트워크 재생은 ARM CORTEX™ A9, 1GHz 프로세서 위에 커스터마이징된 리눅스를 커널로 사용하여 각종 어플리케이션들을 하나의 패키지화 된 소프트웨어로 만들어 전용 앱으로 제공한다. 블루OS 전용 앱은 기존 DLNA/UPnP와는 호환되지 않지만, 자체적으로 네트워크의 음원들을 정리하여 재생하거나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거의 끊김없이 음악을 재생해줌으로써 현존하는 네트워크 음악 재생 소프트웨어로서는 가장 매끄럽고 안정적인 동작의 음악 재생을 제공한다.



기기 하부에는 앰프는 채널당 8옴 60W의 출력을 지원하는 파워 앰프가 담겨있다. 작은 섀시 속에 하이파이 수준의 음질로 스피커를 구동할 수 있는 파워 앰프를 집어 넣으려면, Class D 방식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다. 파워노드 2i는 네덜란드 하이펙스(Hypex)의 스위칭 모드 전원부와 UcD (universal class D) 앰프 모듈이 투입되었다. NAD의 기존 기술인 입력에서 스피커 출력까지 모두 디지털 신호로 처리되던 ‘다이렉트 디지털(Direct Digital)’ 과는 달리 ‘하이브리드 디지털(Hybrid Digital)’은 아날로그 신호와 디지털 신호는 각각 고유의 속성이 유지되는 스위칭 아날로그 앰프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파워 노드 2i는 외형적으로는 미니 콤포 같은 모양새로 멀티미디어 같은 오디오들이 갖는 거칠고 메마르며 시끄러운, 전형적인 디지털스러운 조잡한 소리를 낼 것이란 선입견을 깨고는 완전한 하이파이 네트워크 스트리밍 앰프로 제대로 된 하이파이 오디오의 기술력의 산물임을 증명하고 있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는 NAS에 저장된 음원 라이브러리를 무선 네트워크 연결의 스트리밍으로 진행했고, 스피커는 PMC Fact 3를, 케이블은 실텍의 Explorer 90L 스피커 케이블을 사용하고, 전원은 와이어월드 Electra 7으로 벽체 콘센트에 직결하였다. 기기에 비해 약간 과한 매칭일 수도 있지만, 파워노드 2i가 가진 하이파이 소스이자 앰프로서의 잠재력을 제대로 엿보기 위한 시도이기도 했다. 평가를 위해 테스트는 약 2주 정도 진행했으며, 실제 사용하면서 기대치를 넘는 파워노드 2i의 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일단 하드웨어와 짝을 이루는 블루OS의 안정적인 동작과 탁월한 와이파이의 무선 재생 능력은 무선으로도 24/192의 고해상도 음원을 재생시 버벅거림없는 안정적인 전송 및 재생을 보여주었으며, 그것도 flac 같은 압축이 아닌 훨씬 데이터가 큰 wav 파일로도 전혀 끊김이나 문제없이 깨끗한 안정된 재생을 보여주어 기기의 완성도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국산 스트리밍 서비스인 벅스를 비롯하여 현존하는 거의 모든 유명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었고, 타이달을 통한 스트리밍의 안정적인 동작도 인상적이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개인 라이브러리인 NAS의 음원을 스트리밍 할 때, 폴더 구조로 빠르고 깔끔하게 재생되는 점이었다. 사실 DLNA/UPnP 컨트롤 앱 중 일부와 Roon을 이용한 음악 재생시 아티스트 내지는 앨범별 정렬 때문에 찾는 음악들을 제대로 선곡하기란 매우 불편했다. 위해 검색을 할 때마다 불편할 때가 적지 않았다. 팝이나 재즈는 비교적 찾기가 쉽지만 클래식 음악의 경우, 작곡가, 지휘자, 악단, 연주자, 곡명 등 정렬의 기준이 모호해서 뒤죽박죽되어있는 경우가 흔해서 Roon이나 음반명, 연주자명으로는 원하는 음반을 찾기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정리한 폴더별 검색은 훨씬 음악을 찾고 즐기기가 수월한 검색 및 재생의 장점이 있다.


베버 <마탄의 사수> 중 Act 3 “Was gleicht wohl auf Erden dem jagervergnugen?”


“세상에서 사냥만큼 즐거운 일이 있을까?”는 신명하는 남성 합창과 금관악기의 절묘한 앙상블을 맛볼 수 있는 낭만주의 오페라의 손꼽히는 명곡이다. 네 대의 호른으로 시작하는 주제부와 함께 남성 합창이 시작되는 부분에서 금관의 색채가 맑고 밝아 따듯한 온도감을 느낄 수 있는 스펙트럼이 펼쳐짐을 느낄 수 있었다. 청음을 위해 선택한 첫 곡에서 금관과 남성 합창의 다이내믹한 에너지가 빠른 흐름의 맥이 끊기지 않고 유려하게 흘러가는 느낌이 과연 미니 크기의 파워노드 2i의 능력인지 아니면 케이블과 스피커의 몫인지 판단이 쉽지 않을 정도였다. 블루사운드가 이름 붙인 하이브리드 디지털 기술이 허명은 아닌 것으로 생각되었고, 이름 같은 차가운 청색 빛의 LED보다는 주광색의 백열등이 가진 따뜻한 온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바그너 <라인의 황금> 중 “Rheingold! Reingold!”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의 첫 번째 작품의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는 곡으로 라인의 세 요정이 라인의 황금을 빼앗긴 슬픔을 노래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물속 요정의 노랫소리가 깊은 강 아래에서 메아리 되어 울리는 것을 뒤로하고 신들이 무지개다리를 건너 발할라로 입성하는 장대한 관현악의 무한 선율이 펼쳐지는 장면이다. 영상이 빠진 스테레오 오디오로 오페라를 감상하다 보면 무대 위의 살아있는 음악이 추상적으로 변하여 음악 감상의 재미가 옅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소리의 응집력이 떨어져 산만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음향기기는 진정한 하이파이 오디오로 자리매김하기는 힘들다. 현악 파트의 끊임없는 트레몰로 위에 호른 4대, 바그너 튜바 4대, 트럼펫과 트롬본 4대, 튜바가 모두 함께 금빛의 음향 에너지를 뿜어내는 장면을 무대처럼 실감 나게 표현해내기 위해서 하이파이 오디오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바그너 오페라처럼 대규모의 오케스트라가 동원된 곡을 선곡한 것은 작은 디지털 오디오 장치로 인식될 수 있는 파워노드 2i의 실력의 한계를 엿보고자 하는 의도였는데, 60w의 출력으로 구동된 PCM Fact 3 스피커는 전혀 까탈스러움 없이 소리를 하이파이조로 쉽게쉽게 풀어냈다. 스테레오 이미지의 펼쳐짐이 자연스럽고 스테이징의 넓이와 깊이가 예상보다 크게 그려졌다. 애초에 블루사운드의 아이덴티티를 멀티룸 스트리밍으로 고려했기 때문에 음향의 하이파이적 어조를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이 정도의 하이파이 사운드라면 음악 애호가들에게 파워노드 2i는 스마트한 오디오의 길잡이가 될만한 훌륭한 장점과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쇼스타코비치 <Symphny No.12 in D minor>, “The Year 1917” III. Aurora


정적인 불안한 긴장감으로 시작하여 점점 고조되는 반전의 계기를 기다리다가 마침내 승리를 위해 빠르게 진격하는 구성으로 짜인 3악장은 혁명이라는 이미지를 음향으로 펼쳐낸 스펙터클한 파노라마 영상이 떠오르는 곡이다.

현악 파트의 피치카토와 트레몰로가 연출하는 긴장감이 잘 표현되고 있으며 클라리넷과 바순의 목관 파트의 소리의 질감도 잘 드러난다. 반전을 알리는 튜바와 목관 파트의 조화가 자연스럽고, 순양함 오로라 호에서 쏘아 올린 공포탄을 신호로 진군을 알리는 트럼펫과 트롬본의 신호에 맞춰 울리는 긴박감 넘치는 타악기들의 질주의 다이내믹한 에너지의 크기가 결코 작지 않다. 팀파니, 스네어, 베이스 드럼, 트라이앵글, 공의 타악기 소리가 전체에 묻히지 않고 하나하나의 소리가 뚜렷하게 구별되면서 금관과 앙상블을 표현하는 실력도 미니 사이즈의 기기로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 곡을 통해 하이파이 사운드가 가진 매력을 맛보는 것만으로도 파워노드 2i는 몸값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는 기기였다.




정리


오디오 마니아에게 블루사운드의 파워노드 2i 같은 기기는 저 멀리 관심 범위 밖의 엔트리 레벨 기기라고 생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블루사운드의 주된 고객층은 헤드파이에서 하이파이로 넘어오는 초보 오디오파일 내지는 오디오 기기에 관심있는 얼리어댑터들로 국한하여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디오 시장에서의 그런 통념과 달리 블루사운드는 자신들의 웹페이지에 오디오파일을 위한 기기를 만드는 업체로서, 자신들은 순수한 오디오파일로서 오디오파일들에 걸맞은 제품을 만드는 업체라고 주장한다.


그들의 주장을 따라가 보면 다양한 연결 기능과 편리한 제어 및 각종 편의성 등에 순수한 하이파이 사운드를 양립시켰으며, 하이파이 눈높이에 맞춰 재생 음원도 mp3가 아닌 24/192 같은 고음질 무손실 음원에서부터 타이달 마스터 MQA에 이르는 고해상도 음원 재생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분명 그저그런 멀티미디어 기기가 아니라 고음질 하이파이의 모든 것을 선사하는 올인원 시스템인 것이다. 여기에 직접 개발한 블루OS는 이 분야에서는 보편적인 DLNA/UPnP의 호환성을 포기하고 대신 자체 프로토콜을 개발하여 와이파이 기반하에서 안정된 무선 멀티룸 체인 형성하고 각종 제어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무선 하이파이를 완성해냈다. 덕분에 네트워크 연결에 익숙지 못한 초보자라도 쉽게 초기 세팅을 할 수 있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네트워크 스트리밍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작동 에러와 끊김 현상도 말끔하게 해결했다. 사용 기간 내내 파워노드 2i는 어떠한 에러도 일으키지 않았고, 무선 연결 상태로 24/176, 24/192의 고해상도 음원을 수 차례 테스트했지만 끊기는 일도 전혀 없었다.


음질적으로도 평가를 위한 청음 과정 중 실내악에서 점점 더 스테이지의 규모가 광활하게 확장하는 관현악곡으로 음악이 바뀌게 되었는데, 이는 파워노드 2i가 만들어내는 사운드가 누누이 이야기되는 가성비를 논하는 수준이 아니라, 가성비를 넘어 하이파이 기기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블루사운드의 올인원 네트워크 스트리밍 앰프인 파워노드 2i는 하이파이 사운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하이파이의 문턱을 비약적으로 낮춰주는, 거대한 야망이 담겨있는 작은 거인이다.



제품사양


File Formats : FLAC, MQA, WAV, AIFF, MP3, AAC, WMA, OGG, WMA-L, ALAC, OPUS (Up to 192kHz/24bit)

Power Output : 2 x 60W@8ohms (HybridDigital™ Amplifier)

SNR : 110dB

THD+N : 0.005%

Free Internet Radio : TuneIn Radio, iHeartRadio, Calm Radio, Radio Paradise, Slacker Radio

Streaming Services : Spotify, Amazon Music, TIDAL, Deezer , Qobuz, HighResAudio (VAULT Required), Murfie, Napster, KKBox, Bugs, Taihe Music ZONE, SoundMachine.

Network : Gigabit Ethernet RJ45/ Wi-Fi 5 (802.11ac, dual-band)

Bluetooth : Bluetooth 5.0 aptX HD wireless built-in

USB : 1 x Type-A port for connection to USB memory sticks (Fat32 or NTFS formatted)

Audio Input : Combo - TOSLINK / 3.5mm

Headphone output : 3.5 Stereo

Subwoofer output : 1 x RCA

Weight : 1.72 kg

Dimensions : 220 x 70 x 190 mm

수입원(주) : 소리샵 | www.sorishop.com / 02-3446-7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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