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치즈베어 Apr 25. 2022

디자이너가 잘 실패하는 방법

성공적인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선 디자이너의 무수한 실패가 필요하다


애플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는 대학생 시절, 졸업전시를 위해 '미래의 전화기' 디자인을 개선하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껏해야 5~6개의 모형을 만들었지만 그는 완벽함을 추구하기 위해 수백 개의 모형을 만들었다. 당시 그의 방은 모형으로 가득 차 있을 정도였다. 그 후 그의 졸업작품은 대학에서 최우수 성적을 받았다.



한정된 시간

디자인을 할 때 이런 생각을 할 때가 많다. "이걸 왜 지금 봤을까? 디자인할 때 알았다면 지금의 프로덕트가 더 완성도 있었을 텐데..." 이미 나의 디자인은 개발을 통해 서비스에 반영되었고 그걸 확인할 때면 항상 아쉬운 부분들이 그때서야 보일 때가 많다. 


" 다음 스프린트 때 그 부분을 보완하면 되는 거잔아? 이렇게나 한탄할 문제인가?"


맞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 애자일이 존재하고 스프린트를 돌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 생각한다.



손해가 없는 실패는 최고의 가성비

디자인을 서비스에 반영하려면 프런트 개발, 백엔드 개발, QA, PO 등 많은 리소스가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만약 그 디자인이 실패를 했다면 (목표에 달성하지 못했다면) 분명 그 안엔 교훈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교훈의 크기에 비해 손해 봐야 하는 부분이 너무 크다는 게 문제다. 


프로덕트팀 안에서... 정확하게는 디자이너 툴 안에서의 실패는 손해를 보는 게 거의 없다. 그 영역 안에선 수백 번의 실패도 디자이너만 고생한다면 (고생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크게 낭비되는 리소스는 없다.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해서 한 번의 스프린트를 줄 일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가성비는 없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적절한 시간 투자이다. 실패의 포인트를 처음엔 많이 보이겠지만 어느 순간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마치 50점에서 70점을 맞는 것보다 95점에서 98점을 맞는 게 더 어려운 것처럼. 이건 경험을 통해서 가성비 있는 지점을 찾는 경험이 필요하다.



실패는 제대로

유저의 경험들은 페이지 단위로 그 감정들이 리셋되지 않으며, 이전 페이지의 감정과 경험들은 이후 페이지에 영향을 미친다. 가수가 리허설을 너무 대충 한다면 사전에 문제를 찾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그렇기에 최대한 본 무대처럼 유사한 공연을 리허설 때 해야만 그 가치가 있다. 


이처럼 디자인에서도 제대로 리허설을 하려면 실 서비스 같은 프로토타입이 필요하다. 이걸 통해 사용자의 감정과 경험들을 유사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페이지는 피그마의 프로토타입 기능으로도 가능하지만 그 이상의 프로토타입의 기능을 요구하는 페이지도 있기 때문에 작업을 할 때 그 부분을 고려해서 프로토타입 툴을 골라야 한다.



관점이 다르다 = 실패?

많은 디자인을 해도 실패가 보이지 않는가? 그렇다면 주위에 물어보자. 내가 찾지 못한 부분들을 정확히 알려줄 것이다. 이걸 실패가 아니라 관점이 차이라고 느낀다면 신중히 고려해야 될 사항이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디자이너의 의도를 나와 관점이 다르다 생각하지 않고 "불편하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만의 관점을 이해해주는 유저는 없다. 만약 내 관점을 관철시키고 싶다면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디자인에 녹일 수 있어야 한다.



발견하는 디자인

실패의 느낌은 부정에 가깝다. 마냥 이런 시각으로 본다면 정말로 실패가 되어 버린다. 나는 올바른 실패가 되기 위해선 실패를 실험을 통한 발견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본다. 어떤 방식으로든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플로우를 찾아내고 다양한 가설을 바탕으로 한 실패를 통해 배워서 성공의 확률을 높이는 실험에 가까운 것이다. 이를 통해 내가 작업한 디자인이지만 제삼자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고 다른 이들의 피드백에 대한 객관적 접근이 가능해진다. 항상 생각해야 된다. 프로젝트의 목표를 디자인을 통해 이루는 것이지, 디자인을 하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어선 안된다.




솔직히 앞서 말한 부분들은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실제로 프로덕트에 적용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어찌 보면 이 글을 적는 이유도 꼭 지켜나가고 싶다는 외침이기도 하다. (회사 블로그에 박제시키면 안 까먹을 것 같아서)


언젠가 내가 했었던 말들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면 구성원들이 알려주지 않을까?

"글 쓰신 거랑은 행동하는 게 다르시네요..."


이거면 글 적는 이유로는 충분하다고 본다.

작가의 이전글 도널드 노먼의 UX 디자인 특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