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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운 Apr 22. 2016

자소설쓰는 방법에 대한 칼럼

소설 습작생의 페이크 다큐식 칼럼쓰기

  

아 참 이거 다음에서 서비스하는 거였지.jpg

자소설이란 말이 있다. 자기소개서를 줄인 자소서에 소설을 합친말인데(다 알겠지 싶지만서도 이런 글에 늘 붙는 설명) 이게 그럴듯한것이 우리 모두는, 심지어 인사담당자 또한 자기소개서가 완전하게 진실로 가득하다거나 그래야 마땅하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를 쓰는 사람이라면 대개 자소서란 거짓말은 아니지만 진실은 아닌 그런 문구들로 채워넣어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아니면 도대체 뭘 써야하는건지 정하지 못해 망연자실해 있거나.

  기왕 자소설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이니만큼 우선 소설쓰는법을 생각해보자. 이 어플을 들어올때 당신이 본 문구, 즉 c.s 루이스의 말처럼 당신은 글쓰기를 통해 모든 것을 만들수 있다. 어떤 제한도 없는 시작이 가능하며 그 길이 어디로 향할지는 당신을 포함해 아무도 알지 못한다.

  어쩌면 지금 고를수 있는 점심메뉴가 천 개쯤 된다는 말을 들은 기분을 느끼고 있을 당신에게 한 가지 희소식은 모든 작가들 이하 습작생들 또한 점심메뉴를 고르는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해가 지기전에 점심을 먹는것은 당신이나 그들이나 어느정도 명확한 기호가 있으며 때로는 그저 멀리가기 귀찮아서 근처에서 먹곤 하기 때문이다.

  소설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리가 살아온 경험들은 우리가 어떤 것을 선호하고 어디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무엇을 쓸지 모르겠을때 가장 먼저 당신이 할 것은 내가 무엇을 가장 쓰고싶은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점심메뉴로 글감을 고르듯이 말이다.

  대학생활동안 등단한다는 목표를 이루지못한 내가 그래도 먹고 살 길은 알아봐야 되지 않겠어? 라는 마음으로 취업자리를 알아보러 들어간 구인웹페이지에서 자기소개서를 등록해야 한다기에 쓰려고하니 거기에는 세상에, 로봇들이 극도로 절제되고 규칙적인 동작으로 무언가 먹는 시늉은 하지만 사실 잘차려진 음식들을 그저 잘개 분쇄해 놓기만하는 기묘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그것은 마치, 이 문장을 한 번에 읽어내는 것 만큼이나 기묘한 광경이었다.)

  하지만 여기까지만 읽고 소설을 자유롭기만 한 것이라 오해해서는 안된다. 세상에 나무에게 미안한 글들이 아직도 넘쳐나는 이유는(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대체 왜 그딴걸 출판하는지 모르겠다. 이 글처럼 전기만 낭비하는것에는 성이 안 차서?) 소설의 두번째 특성을 몰랐기 때문이다.

  소설이란 비유컨데 초원 중앙의 맹수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면서 견고하고 멋진 울타리를 치는 일이다. 글을 써나갈수록 그 맹수가 굶주려 포악해질 것이고 그러기에 당신은 울타리사이의 간격이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때로 기묘한 방향으로 맹수가 예측못할 곳을 골라가며 울타리를 이어나가야 하는것이다. 거기에는 세상사의 오묘함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더 많은 것을 쓰고 싶으나 이미 많은 지면을 할애했기에 이만 줄여야겠다. 기껏 자소서 쓰는법을 보려고 여태껏 참고 들어줬더니 이게 무슨말이냐고, 그래서 자소서에 대한 얘기는 어디있냐고 항의할 사람이 있을줄로 짐작한다. (뭐야, 아직 안갔어?) 그런 사람들에게 한 가지 팁을 말해주겠다.

  검색창에 '자기소' 까지만 써도 벌써 자기소개서 쓰는법이 자동완성될 것이다. 거기 보면 많이들 써 놓았을 것이다. 서운할 맘은 이해하나 상술한대로 나는 이 글을 위해 전기만 까먹는데에도 벌써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으니 이만 줄이겠다. 여기까지 읽은 시간이 많은 독자들은 자소서든 소설이든 잘 쓸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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