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기간도 힘들었고
육아를 시작한 지금도 마찬가지
힘들거라 예상해 두려워했던 것보다
덜 힘든 것 같으면서도
더 힘들다.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하다.
남들은 다 쉬워 보이는데
나는 왜 쉬운 게 단 하나도 없는 걸까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삶 같다.
아기에게 멋진 엄마가 되고 싶단 욕심은
마치 내가 평생 나 스스로에게
만족 못한 것처럼 제2의 자존감 깎아내리기를
시작한다.
회사원으로서, 사회인으로서의 나는 끝나고
나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는데
실감도 안 나고
이 울보 핏덩이의 무게가
한 없이 나를 짓누르고
가슴을 꽉 막는다..
책임감이라는 말을 이제껏
이렇게 몸으로 체감한 적이 있었나..
엄마 아빠는
졸려도 못 자고 배고파도 못 먹고
보고 싶은 것도 참고
하고 싶은 것도 미뤄야 한다,,
기약이 없다.
잠시 산책도
그 모든 게
아주 작은 모든 게
아기를 위해 포기해야 할 것들로
차곡차곡 쌓인다.
운동도 하고 싶다
임신, 출산으로 망가진 몸을
그래서 같이 망가져가는 마음을 고치고 싶다..
하지만 못한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한심해도 돈 버는 한심이었는데
이젠 그냥 집구석 한심이가 된 기분을
도저히 좋게 포장하려 해도
되지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