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호 Nov 17. 2023

남들은 다 쉬워 보이는데

임신기간도 힘들었고

육아를 시작한 지금도 마찬가지


힘들거라 예상해 두려워했던 것보다

덜 힘든 것 같으면서도

더 힘들다.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하다.


남들은 다 쉬워 보이는데

나는 왜 쉬운 게 단 하나도 없는 걸까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삶 같다.

아기에게 멋진 엄마가 되고 싶단 욕심은

마치 내가 평생 나 스스로에게

만족 못한 것처럼 제2의 자존감 깎아내리기를

시작한다.


회사원으로서, 사회인으로서의 나는 끝나고

나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는데

실감도 안 나고

이 울보 핏덩이의 무게가

한 없이 나를 짓누르고

가슴을 꽉 막는다..


책임감이라는 말을 이제껏

이렇게 몸으로 체감한 적이 있었나..


엄마 아빠는

졸려도 못 자고 배고파도 못 먹고

보고 싶은 것도 참고

하고 싶은 것도 미뤄야 한다,,

기약이 없다.


잠시 산책도

그 모든 게

아주 작은 모든 게

아기를 위해 포기해야 할 것들로

차곡차곡 쌓인다.


운동도 하고 싶다

임신, 출산으로 망가진 몸을

그래서 같이 망가져가는 마음을 고치고 싶다..


하지만 못한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한심해도 돈 버는 한심이었는데

이젠 그냥 집구석 한심이가 된 기분을

도저히 좋게 포장하려 해도

되지가 않는다..

작가의 이전글 단 1%의 차이라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