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우량주라 불리는 삼성전자, 정말로 우량할까
특정 주식에 대한 추천, 혹은 펀더멘탈 및 차트에 따른 분석보단 상당히 주관적인 사고에 근거한 글입니다.
학창 시절 이후 오랜만에 쓰는 글인 만큼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바라겠으며, 비판은 환영합니다.
* 핵심요약
1.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이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는 없다.
2. 현재의 인력은 과거 대비 생산성은 부족한데 비해, 비용만 늘었다.
3. 과감한 혁신을 하기엔 새로운 회사도 아니고, 내 회사도 아니다.
주식이요, 삼전이나 카카오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어린 나이의 하예솔은 무엇을 받고 싶냐는 질문에 위와 같이 대답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알고 있을 정도로, 그리고 그런 대사가 시청자로 하여금 공감이 될 정도로 삼성전자는 대표적인 우량주였다.
필자는 주식과 관련된 전공이 아니었기에, 중고등 및 대학 지인들은 주식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가 주식 열풍을 불러왔고, 그로 인해 받아본 질문 중에 대다수를 차지했던 것은 '삼성전자 살만 한 거 아니야?'였다.
한 때 '10만 전자'라 불리며 거침없이 오르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몇 년 뒤인 현재 그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공포에 매수해라', '싼 주식을 사라', '우량주를 장기투자 해라' 등 한 번쯤 들어봤을 TV에 주식으로 성공했다던 사람들이 나와서 했던 말들에 의하면 삼성전자가 꽤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1. 대한민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일하고 있는가?
신이 찾아와 나를 수능 성적표를 받는 날로 되돌려주었다. 그리고 확인해 본 성적표에는 전국 1등의 석차가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느 학교의 어느 과를 지원할 것인가? 대부분 '서울대 의대'이지 않을까? 확인한 성적표가 서울대 의대를 지원하기 애매한 등수라면 '인서울 의대'를 지원할 것이고, 그보다 조금 더 애매하다면 '지방대 의대'를 지원할 것이다. 그다음은 확실하게 나누긴 애매할 순 있지만, 아쉽게 의대를 못 가 생명공학 등 관련 전공에 지원 후 의학전문대를 노리는 인원 등으로 나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채용이 보장된 대기업 계약학과도 있고, 해당 학과를 졸업하게 되면 바로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 다만 뉴스에 따르면 2023년 대기업 계약학과에서 자퇴생이 많은 학과로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와 한양대 반도체공학과가 선정됐다. 물론 총원을 모르는 상황에서 절대적인 숫자로만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 기업의 양대산맥이 '반도체'인 만큼 계약학과에서 이러한 탈락은 꽤나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뉴스에서는 중도 탈락생 대부분이 의대 지원을 위해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추정했다.
(출처 뉴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2919206639021760&mediaCodeNo=257)
미국, 중국 등 세계와 비교하면 너무나도 작은 나라에서 제일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은 의학계로 빠진다. 물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반도체 관련 전공을 마친 학생들도 훌륭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삼성전자에는 서연고 출신 학생만은 존재하지 않고 그 외의 대학 출신들도 꽤 볼 수 있다. 학력만으로 사람의 업무 능력 등을 파악하는 것은 당연히 옳지 않다. 위의 내용으로 설명하고 싶었던 것은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이라는 타이틀 대비, '최고의 인력'은 얼마나 있는지가 의문이다.
2. 성장을 이끌었던 동력이 아직 있을까?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이라 하면 반도체부터 시작하여 조선, 2차 전지, 자동차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새롭게 주도하여 발전시켰다기 보단 이미 진출한 산업을 모방하여 따라한 '패스트 팔로워' 전략으로 발전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을 막 시작했을 당시에 미국의 인텔, 마이크론 일본 미츠비씨 등이 DRAM 시장을 주도해 왔고, 이를 참고하며 삼성전자는 성장할 수 있었다.
비단 삼성전자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격차가 분명 상당했음에도 이를 따라잡을 수 있었던 것은 업무시간 및 태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어린 친구들은 '노는 토요일'이라는 단어조차 모를 정도로 주말이 2일이라는 것은 고착화됐다. 하지만 당시에는 토요일에도 일하는 것은 물론, 야근 및 추가 근무에 대한 거부감도 현재에 비해는 적었을 것이다. (물론 필자는 그 세대 직장을 겪어보진 않았다.)
애플,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등 미국 기업 창업자들의 자서전을 보면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직원에 대해 욕설을 퍼붓고 가차 없이 해고한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블라인드와 같은 커뮤니티에 오르고, 뉴스 기사로 다뤄질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의 인력들은 미국 기업의 직원처럼 긴장감 있고, 성과를 위해 열정 있게 일할 것 같진 않다.
소위 'MZ'라 불리는 세대를 비하하는 것은 아니다. 그 당시 직장은 집과 차, 2~3명에 달하는 자녀의 교육비, 그리고 노후자금까지 책임져 주었다. 하지만 현재는 월급쟁이로는 저 모든 것을 보장받을 수 없기에 회사에 대한 충성심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력들의 열정과 충성심은 떨어지고, 복지 및 인건비는 오히려 올라갔다. 결국 투입 인력에 따른 생산성은 줄어들고, 비용은 올라간 상황이다.
3. 과감한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까?
혁신의 상징이 누구냐고 필자에게 물어본다면, 고민 없이 전기차, 암호화폐, 우주 등에 일찍이 깨우친 일론 머스크라 답할 것이다. 그가 2009년에 했던 인터뷰를 보면, 진행자가 테슬라의 목표가 무엇인지 물어보았고 머스크는 전기차 혁신을 앞당기는 것이라 답했다. 진행자는 그러면 기존의 기업과 협력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지만, 머스크는 '과감한 혁신'을 위해서는 아예 새로운 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답했다.
故이건희 회장은 자신의 돈으로 '한국반도체'를 인수했고, 기술도 없던 회사가 자체적인 DRAM을 만들게 끔 성장시키며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4M DRAM 개발을 위해 '스택형', '트렌치형' 중 주류였던 '트렌치형'을 과감히 포기하고 '스택형'을 채택하며 지금의 삼성전자를 만들게 되었다. 당시 故이건희 회장의 생각을 알 수 없었지만,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라던 인물이었던 만큼 과감한 혁신을 위함이라 생각해 본다.
현재 기술산업을 보면 반도체 패키징 공정 중 하나인 유리기판과 같은 새로운 기술이 있고, 젠슨 황과 일론 머스크 등이 관심을 갖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 여전히 '혁신'은 존재한다. 물론 최근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라는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하여 로봇에 대한 개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과연 그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제2의 한국반도체'가 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젠슨 황, 일론 머스크, 마커 저커버그 등 모두 훌륭한 CEO지만, 필자는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세계적인 기업을 만든 故이병철, 故정주영과 같은 인물도 존경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제 없다. 앞서 말한 이들에게 있어 지금의 회사는 정말 '내 회사'이다. 하지만 지금 3대째 세습으로 온 이재용 회장은 故이병철 혹은 故이건희 회장정도의 열정이 있을까? 과연 주가를 주주의 믿음에 대한 보답으로 볼지, 아니면 증여/상속 혹은 대출 등을 위해 조절이 필요한 것으로 볼지 알 수 없다.
유리기판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현재 대두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들은 계속해서 나올 것이다. 과연 삼성전자가 다른 기업보다 빠르게 이를 채택할 수 있을까? 실적발표마저 SK하이닉스보다 늦게 하는 삼성전자가 과감한 도전을 시도할 것 같진 않다. 삼성전자는 그냥 1위의 기업이 아니다. 약 1,000개의 기업이 상장된 KOSPI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의 비중은 약 20%이다. 그만큼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고, 행여나 문제가 생길 경우 그 파장은 실로 엄청날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삼성전자의 결정은 더욱 소극적이고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결론
2015년 10월 약 25,000원(분할 후 기준)이었던 주가는 2017년 10월경에 50,000원을 기록했다. 약 7년이 넘게 지난 현재도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1990~2000년의 시가총액 기준 1, 2위는 한국전력과 POSCO홀딩스가 차지했었는데, 지금은 저 밑 어딘가에 있다. 삼성전자가 여기서 더 이상의 과감한 혁신을 만들지 않는다면, 한국전력과 POSCO홀딩스와 비슷한 길을 걸을 수 있지 않을까?
분명 삼성전자는 한국전력과 POSCO홀딩스처럼 무거운 느낌보단, '테크', '반도체'를 다루는 만큼 뭔가 엄청난 기술이 있을 수 있을 것 같고 혁신에 가득 찬 반짝반짝하는 느낌이 날 수 있다. 하지만, 그 기술적인 측면에서 미국의 엔비디아, 구글, 테슬라만큼의 혁신이 보이는가? 대만과 일본 역시 기술하면 빼놓을 수 없다. 심지어 반도체에서 최근 화두가 되었던 HBM도 SK하이닉스에 밀렸다. 진짜 '기술기업'들을 보고 삼성전자를 보면 더 이상 저렴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주식시장에는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 보험사, 운용사, 주식에 한평생을 바친 전업투자자 등 다양한 투자자들이 있다. 이런 전문 투자자들이 주식의 가격을 만든다. 저렴한 주식이 좋다는 것은 옛말이라 생각한다. 과거에는 분명 정보가 적었지만, 최근에는 유튜브, 텔레그램, 블로그 등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매체들이 많아졌다.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란 말이 있듯, 주식이 저렴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