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캐년 국립공원 3(Grand Canyon NP) 3
2020년 8월 1일(토) 맑음
North Rim에 있는 전망대(Point)들은 거의 Cape Royal
Road 선상에 있다. Cape Royal Road는 67번 타고 내려오다 비지트 센터 가기 전에 좌회전해서 산길로 올라가는 길이다. 비지트 센터에서도 꽤 멀리 떨어져 있어 제일 멀리떨어져 있는 Cape Royal은 23마일(37km)나 떨어져 있어 쉽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전망대들도 해발고도가 꽤 높은 곳에 있어 도로도 산길로 꼬불한 부분이 많다. 그래서 이 도로에는 전장 22피트가 넘는 차량이나 트레일러는 진입할 수 없도록 되어있다. 다행히 내 RV는 20피트로 아무런 제약 없이 들락거릴 수 있었다.
1. Bright Angel Point
North Rim Visitor Center에서 아니면 바로 밑에 있는
Grand Canyon Lodge에서 출발할 수도 있다. 왕복 0.5마일인 Bright Angel Point Trail을 타야 한다. 이름이 South Rim에 있는 Bright Angel Trail과 비슷한데 그곳에는 Bright Angel Trail은 있어도 Bright Angel Point는 없다. North Rim의 Bright Angel Point는 해발고도 2487m(8161피트)로 높은 곳에 있다.
North Rim에서 석양 보는 Point로 유명하다. North Rim을 방문한 방문객들이 비지트 센터에서 가까워 맨 처음 찾는 전망대로 동쪽으로 보면 Bright Angel Canyon이 보이고, 서쪽으로 보면 Transept Canyon이 보인다.
South Rim의 Yaki Point에서 본 Zoroaster와 Brahma
Temples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
South Rim의 Yaki Point에서 바라본 Zoroaster와 Brahma(오른쪽) Temples
2. Point Imperial
Point Imperial에서 보이는 Mount Hyden
그랜드 캐년에서 South & North Rim을 통틀어 여기 해발고도가 제일 높다. 8,803 feet (2,683 m). 동시에 여기가 공원에서 북쪽 boundary에 위치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여기서 동쪽 경계를 넘어서 있는 Painted Desert를 볼수 있다. 전망대는 휠체어나 스트롤러도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잘 정비되어 있다.
Painted Desert는 미국의 Four Corners 지역에 있는 황무지로 이루어진 사막으로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의 동쪽 끝과 남동쪽에 있는 Petrified Forest National Park까지이어진다.
3. Vista Encantada
전망대 겸 야외 테이블이 준비된 피크닉 Area로 그늘막이 있는 테이블에서 점심이나 간식을 들면서 휴식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전망도 트레일을 걸어갈 필요 없이 여기 파킹장에서 몇 발자국만 떼도 즐길 수 있다. 여기서 볼 수 있는 Panoramic View로 Nankoweap, Walhalla Plateau,그리고 the Painted Desert 등이 있다.
4. Roosevelt Point
Kwagunt Valley가 잘 보이는 루스벨트 전망대. 이름 그대로 26대 대통령 루스벨트를 기념하여 명명하였다. 그랜드캐년 개발을 위해 헌신한 그의 공로를 기리기 위하여.
전망대에서 동쪽으로 향한 경치로는 Colorado River corridor, Kwagunt Canyon, 그리고 멀리 떨어져 있는 Painted Desert.
전망대에서 바라본 Butchart Butte
Kwagunt Valley
5. Cape Final
숲 속 아기자기한 오솔길을 걷는 편도 3.4 Km(2.1 마일)의 Cape Final Trail. 누가 뭐래도 Cape Final Trail은 Kaibab 고원에서 제일 흥미로운 트레일이라고 걸어 볼 것을 강추한다.
Cape Final에서 맞이하는 황금빛 일출
6. Walhalla Overlook
여기 전망대에서는 Echo Cliffs과 동쪽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the Painted Desert를 조망할 수 있다. 밑으로 내려다 보이는 계곡에는 Unkar Delta와 Colorado River가 보인다. Unkar 삼각주가 있어 고고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유적 발굴 사이트이다. 2편에서 소개한 Unkar Delta는 여기 거주했던 인디언들이 약 천 년 전에 강가에 경작했던 비옥한 삼각주를 말하는 것이다.
1949년 고고학을 전공한 학생 Douglas W. Schwartz가 처음으로 그랜드 캐년을 방문했다. 그때부터 30여 년간
Unkar Delta, Walhalla Plateau와 Bright Angel Pueblo areas에서 열심히 발굴 작업에 매달린 결실로 Ancestral Puebloan peoplel이 약 천년 전에 여기서 농사를 짓고 살았다는 것을 밑받침해 주는 많은 자료들을 발굴하였다. 그 외에도 그들이 거주했던 부락이 여기서 멀지 않은 길 건너서 조금만 걸어가면 있다는 것도 밝혀냈다.
Ancestral Puebloan People이란 현재 미국 남서부에 걸쳐 살고 있는 인디언들의 먼 조상뻘되는 사람들이다.
전망대 이름이 첨에는 인디언에서 나온 이름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Walhalla는 <전사자들의 전당>이라는 뜻으로, 북유럽 신화에서 오딘이 다스리는 전당이다. 이곳은 전장에서 용맹하게 죽은 전사들이 사후에 가는 곳이다. North Rim에서는 갑자기 북유럽 신화의 중심인물인 Odin이 소환되고 있다. Cape Royal에서 다시 한번 더 소환된다.
7. Angels Window
그랜개년에는 유난히 Angel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러나 여기가 Angel들이 살기에는 좀 척박한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인디언들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가는 길은 Cape Royal 파킹장에서 Cape Royal Trail을 타고 가다 보면 왼편으로 빠지는 오솔길로 접어들면 금방이다. Angel들이 그 뻥뚤린 창문을 통해 무엇을 보았는지
전망대 난간에 서면 발아래가 천길 낭떠러지로 마치 내가 공중에 붕 떠있는 느낌이 든다. 전망대 높이가 무려 2,391m. 때때로 그랜개년의 전망대에서 인생샷 한번 찍겠다고 전망대 난간을 넘어서 위태로운 바위 끝이나 아슬아슬한 곳을 찾다가 인생샷은 커녕 인생종 치는 경우가 왕왕 있으니 절대로 난간을 넘어가서는 안된다.
내가 잠시동안 다시 생각해 보니 그랜드 캐년에 천사들이 살지 못할 이유가 없어 보였다. 왜냐하면 천사에는 9등급이 있기 때문에 고위직 천사는 살기 힘들어도 하위직 천사는 충분히 살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천사의 9등급 위계질서
제1 계급: Seraphim (치천사)
하느님의 옥좌를 둘러싸고 있는 가장 고위직 천사로 여섯 개의 날개를 가지고 쉴 새 없이 거룩함을 찬양한다. 걸그룹
르세라핌은 그룹 중 최고라는 이미지를 은근히 암시한다.
제2 계급: Cherubim(지천사)
성경에 종종 언급되는 고위직으로 통상 아기천사로 묘사되며 인간과 하나님을 중재하며, 하나님의 거룩함과 능력을 영화롭게 하는 역할을 한다.
제3 계급: Ophanim(좌천사)
하느님의 정의를 인간에게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제4 계급: Dominions(주천사)
하급 천사들의 임무를 통제하고 지휘한다. 하급천사가 몇 등급부터인지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제8 계급과 9계급이
하위직에 속한다.(이에 대해 천사들 간 이견이 많다)
제5 계급: Virtues(역천사)
신과 인간 사이의 질서를 유지하고, 기적을 수행하는 등 하느님의 능력을 행한다.
제6 계급: Powers(능천사)
제1천과 제2천 사이의 위험 지역에 거주한다고 알려져 있다. 천사들도 때때로 악마의 유혹에 빠져 악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타락천사라고 한다. 능천사는 이런 타락천사와 싸우는 역할을 맡은 천사들로 천사의 군대에 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악마와 접촉하는 빈도가 가장 높은 천사들로, 그만큼 타락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천사에 해당한다.
제7 계급: Principalities(권천사)
지상의 권세와 통치를 위임받은 천사로, 각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신앙의 수호자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제8 계급: Archangels(대천사)
품계는 팔 품이지만 실제로는 천사들 중 가장 높고 위대한 천사들로 집단이나 민족, 국가를 이끄는 사명을 지니고 있다.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등과 같은 천사가 이에 포함된다.
제9 계급: Angels(천사)
인간을 직접적으로 수호하고,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개체수를 지니고 있다. 심지어는 하느님이 숨 쉴 때마다 내쉬는 숨결에서 무수하게 만들어진다는 견해도 있다.
또 9계급을 다음과 같이 3품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상품천사(上品天使) - 제1에서 제3 계급까지
중품천사(中品天使) - 제4에서 제6 계급까지
하품천사(下品天使) - 제7에서 제9 계급까지
3품 분류법으로 보면 하품천사가 하위직 천사에 속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나의 견해다.
8. Cape Royal
Cape Royal 바로 밑에 있는 Wotans Throne으로 옥좌의 테처럼 빙 둘러가며 벽이 형성되어 있다. North Rim에서 보는 최고의 풍광이다. 근데 전망대의 이름이 궁금하였다. 옥좌의 주인이 Wotan이라고 하니 Wotan이 사람 이름이냐 아니면 지명인가? 찾아보니 Wotan이 인명도 아니고 지명도 아니었다. 그랜개년에 유난히 신화 속에 존재하는 신들의 이름이 많은데 -인도의 삼주신 쉬바, 비쉬누, 브라흐마, 배화교의 조로아스트, 이집트 신화의 이시스(Isis) 여신등 내가 모르는 신들도 더 있을 텐데 - Wotan은 처음 듣는 신이었다. 북유럽 신화의 주인공은 Odin이다. 북유럽 신화에서 Odin은 모든 만물을 통치하고 전쟁, 지혜와 죽음을 관장하는 전능하신 신이다. 천둥 번개의 신 Thor와 빛, 아름다움과 기쁨의 신인 Balder(발데르)의 아버지로 애꾸눈 신이다. 한쪽 눈을 지혜와 통찰력을 얻기 위해 맞바꿔었기 때문이다. Wotan은 고대 독일어 Wuotan에서 유래된 단어로 북유럽 신화의 Odin을 지칭하는 또 다른 언어이다.
Visitor Center에서 얻은 책자에 Wontans Throne이 두
장에 걸쳐 대형사진으로 게재되어 있었다. 정말로 멋진 풍광이었다. 나도 다음에 갈 때에는 한 장으로 찍지 말고 두서너 장을 연결하여 찍은 후 프로그램으로 merge 시키면 저런 웅대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Cape Royal에서 내려다보는 Vishnu Temple
남으로 길게 이어지는 트레일이 눈아래 들어온다.
Vishnu Temple 독사진
해가 지고 어둠이 서서히 깔리기 시작하는 Cape Royal
이 멋진 Cape Royal에서 이틀밤을 잤다고 하면 좀 부러워하지 않을까? 여기에 멋진 호텔이나 숙박 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고 Vistor Center에서 약 37km 떨어져 있어
방문객들도 잘 오지 않는 곳이다. 나 혼자서 그랜개년의
Cape Royal을 삼일 동안 독차지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처음부터 여기서 자려고 마음먹은 것은 아닌데 파킹을 밤새도록 하면 안 된다는 경고도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다. 모든 전망대에는 전망대에서 캠핑을 해서는 안된다는 경고 표시는 다 있지만 파킹을 밤새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경고는 없다. 전망대에 차를 파킹해 놓고 야간 트레일을 걷는 방문객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Cape Royal Trail 입구에 가장 가까운 spot에 RV를 파킹해 놓고 이박 삼일을 죽치게 되었다. 그동안 Park Ranger도 한 번도 오지 않았고 그 누구로부터도 간섭을 받은 적도 없었고 아침 일찍 호텔방을 청소하겠다고 문을 두드리는 룸서비스도 없었다.
Cape Royal Grand Hotel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Cape Royal Point를 드나들면서 나만이 오붓하게 보낸 시간이 된 셈이었다. 이번 국립공원 순방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곳이다. 다음에 5번째로 그랜개년을 방문한다면 여기
Cape Royal Grand Hotel이 예약되어 있는 셈이다.
낙조가 찾아온 Capr Royal에 함께한 나의 Grand Hotel
South Rim에서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트레일이
Bright Angel Trail이다. 이 트레일을 좀 더 소상하게
정리해 본다.
이 트레일은 편도 15.8마일(25km) 트레일로 Trailhead에서 출발하여 Pipeline Creek까지 가는 트레일이다. 보통 그곳에서 River Trail을 타고 Bright Angel Suspension Bridge까지(통상 Silver Bridge라 부른다) 가서 콜로라도 강을 건너보고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코스인데 같은 길로 돌아오는 게 아니고 Silver Bridge를 건너면 곧 만나게 되는 North Kaibab Trail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오면
다른 다리 Black Bridge를 건너면 만나게 되는 South
Kaibab Trail을 타고 South Kaibab Trailhead로 돌아오게 된다. 이렇게 힘들고 먼 트레일이지만 트레킹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생의 바께쓰 List에 꼭 들어있다.
이 트레일에는 1.5마일에 1.5 Mile Rest House, 3마일에
Three Mile Rest House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지만 캠핑장 시설은 없다. 4.5마일 지점에 Indian Garden이라는 캠핑장과 부대시설이 있다.
제1 터널
제2 터널로 트레일 초입부에 있다. 이런 게 두 개가 있다.
콜로라도 강으로 이어지는 트레일
실타래처럼 이어진 트레일. 그것도 지그재그로 내려간다.
위 사진은 트레일 타는 게 힘든다는 것을 한눈에 보여준다.
Trailhead 해발이 2076미터(6850피트), 1.5마일 휴게소해발이 1736미터(5729피트), 3마일 휴게소 해발이 1439미터(4748피트), 4.5마일 인디언 가든 해발이 1151미터(3800피트), 콜로라도 강 해발이 727미터(2400피트)로
출발점에서 강까지 고도를 무려 1350미터를 낮춰야 하고
돌아올 때는 역으로 고도를 1350미터 올려야 한다는 게 훈련된 트레커가 아니면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냥 머릿속에 의욕만 가득 차서 트레일을 내려가서 가도 오도 못하고 SOS 보내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한다.
라스베가스에서 휴식을
라스베가스에 와서 한인 그로서리를 찾았다. RV 타고 여행을 떠난 지도 2주가 넘었다. 코로나 시국으로 사람이 붐비는 식당에 가지 않고 RV에서 거의 해결하였다.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슬러 일정을 계속 밀고 나가야 하니까 라스베가스 호텔에 이틀을 숙박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었다. 이틀 후에는 LA로 가서 친구들과 친지들을 만나야 하니까 또 2-3일을 LA에서 보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이런 음식을 끊고 지내왔으니 밥통이 얼마나 섭섭했을까. 이런 음식은 RV에서 준비할 수도 없고 주로 산속을 돌아다니다 보니까 이런 가게를 접할 수도 없었다. 그동안 맛을 잊고 있었던 미각을 오늘 되살려본다. -J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