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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준 Jun 22. 2018

잠금




잠기고 있지 아무도 모르게


잠그고 있지 열쇠는 흘린 채


앞으로 나아가고 싶지만


지그재그로 나아가는 나의 방향성을

어쩔 수 없네


잠그려고 수도꼭지를 돌려도


멈추지 않는 물처럼


항상 열려있어서 넘치기 마련이야


시련은 비워낼수록 가득 차거든


후련하게 울어봤자 순간일 뿐이야


수련하는 방법은 한가 지야


상처가 되는 것들을 직시하며

온몸으로 마주해


흉터가 짙어질수록

미련은 희미해져 갈 거야


선홍빛에서 썩어버린 보랏빛 피가


내 혈관을 타고 나의 몸으로 퍼져


우린 항상 이 만남을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는 일을 두고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그대가 서서히 좋아진

다음부터는
쭈욱


알기 전에는 궁금해했었고


알고 난 다음에는 피하려 했지만


널 맞이하고 끝내

이제는 잊으려 하고 있다


다음 사람 또 다음 사람


한 계단 또 한 계단


사랑 그리고 사랑


이별을 알아차리는 요령


반강제 적인 헤어짐과


반명령 적인 이별들을


수도 없이 느껴왔고 스쳐왔으니


닿는 것만으로 부서질 것 같은

설레는 바람결과


무딘 기억으로도 상처를 내는

칼날과 같은 바람을


내 마음이 알고 있다.


그에 따른 사람을 구별하는 방법


사랑은


시간 지나 사라진다는 것


마음은


음미할수록 달콤하다는 것


두툼한


굳은살일수록 아팠었다는 것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나 혼자만의 이야기로써


인정해버리면


너무나도 쉬운 이야기


다 알고 있어도


여전히 힘든 연애


여전히 흘러가는 인연


내 의지와 상관없이

끌려가는 연처럼


저 멀리 날아가는걸

 
이젠 외면할 수 없다는 것쯤


그 정도는 눈치챘어


나도 알아서 죽을힘을 다해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앞으로도


바람과 맞서 끈을 잡고

놓지 않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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