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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링 Oct 20. 2016

이엠발효액으로 세탁하다

베이킹소다보다 훨씬 좋다

혼자 살게되면 꼭 하고 싶었던 일이 합성세제가 아닌 천연세제로 세탁과 설거지를 하는거였다.


꿈★은 이뤄졌다 ㅎㅎ. 세탁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베이킹소다+과탄산소다+구연산 3종으로 해결한지 어언 3년째다. 세제를 전혀 쓰지 않아도 깨끗하게 세탁된다. 구연산이나 과탄산은 없으면 없는대로 대충 살았다.


속옷이야 비누로 손빨래 했고, 심한 얼룩이 없는 평상시 입는 옷들과 수건만 세탁기로 빨았기 때문에 이 세탁법도 꽤 좋았다. 간혹 목이나 손목 때가 걱정되는 옷은 비누로 애벌빨래했지만 잘 없는 경우였다. 어렵지도 않았다.


설거지도 세탁비누로 해결한지 오래됐다. 퐁퐁이 마침 똑 떨어졌던 날 기쁜 마음으로 비누를 썼다. 한장에 천원 정도 하거나 그보다 더 저렴한 아무 세탁비누나 썼다. 기름때가 많아도 생각보다 잘 닦였다.


그렇게 살던 어느 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이엠원액을 샀다. 흰쌀밥을 안 해먹는 통에 쌀뜨물 대신 보리차로 대신해서 발효액을 만들었다. 시큼한 냄새가 제대로 나면서 잘 발효됐다.


분무기에 물 타지 않은 발효액을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썼다. 물에 타면 금방 쉬더라. 설거지 할 때 수세미에 촉촉하게 발효액을 뿌리고 비누를 묻혀 쓰니 기름때가 더 잘 닦였다. 진짜 퐁퐁보다 더. 씽크대 청소할 때도 좋았다. 욕실 청소 등 그냥 마구마구 썼다.


세탁 때도 기어이 써봤다. 베이킹소다가 떨어져서 잘 안쓰던 울샴푸를 써내 쓰고있던 찰나에 생각해낸 꼼수였다. 인터넷으로 열라리 검색해보니 5kg 기준 100ml정도 쓰면 된다고 했다. 바로 세제 기준량의 절반과 섞어써도 좋고, 5시간 불리면 세제가 필요 없단다. 이거였다.


우리집 세탁기는 장난감 같은 미니 세탁기다. 3kg도 안할거다 아마. 오늘의 실험 빨래들은 양이 많지 않아서 절반만 채우고 물도 반만 채웠다. 여기에 이엠발효액 100ml 넣고 5시간 동안 냅뒀다.


설레는 맘으로 세탁기를 돌렸다. 사실 못미더워서 발효액을 100ml 정도 더 넣었다. 씽씽 돌아가는 세탁기를 보는데 두근거렸다. 잘될까.


한번 돌리고 탈수한 다음 슬쩍 냄새를 맡아봤다. 양말 냄새를 맡았는데 이럴수가 진짜 아무 냄새가 안났다. 말도 안된다. 이엠발효액만으로 세탁이 되는거였다. 베이킹소다로 세탁할 때 손에 남던 끈적이는 느낌도 하나도 없는데 말이다.


다시 헹궜다. 이걸로 충분할 것 같았다. 이엠은 몸에 묻혀도 아무탈 없는 미생물아닌가. 목욕할 때도 쓰니까 상관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평소에는 세탁 1번, 헹굼 2번 정도 하는데 헹굼을 1번으로 줄였다. 이엠만세. 안그래도 물 많이 안쓰지만 더 줄일 수 있게 됐다.


다음에는 찌든 때가 묻은 옷으로 한번 실험해 볼 참이다. 잘 안된다고 해도 이미 너무나 만족스럽다. 이엠발효액은 사랑입니다. 두번 사랑합니다. 크흐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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