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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mos May 02. 2016

철학이 있는 요리사.

즐거운 요리의 시대.

얼마 전 일을 하면서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비즈니스를 하고 조직을 운영하는 분이다 보니 역시 자신이 맡고 있는 기업의 지속적인 수익창출에 대해 늘 고민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이전에 회사를 폐업한 경험이 있던 분이셨는데 최근에도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 대화 속에 느껴진 그 불안함. 그 불안함이 커질수록 이분이 가졌던 비즈니스의 목표, 방향성 이런 것들은 보이지 않고 돈만 남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과연 처음부터 이랬을까? 


생각을 곱씹어보니 이분이 가지고 있는 철학은 내가 데리고 있는 조직원들이 정기적인 급여를 받고, 정기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강한 책임감 때문이 아닐까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대표로서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책임진다는 부담감. 거기서 나오는 책임감. 하지만 돈에 대한 집착으로 결론이 나는 모습이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돈에 대한 집착이 아닌 그 작은 무엇. 비즈니스의 목표와 방향성, 이 사업을 했을 때 발생할 사건을 조금 더 돌아볼 수 있는 그런 혜안을 보았으면 했거든요. 너무 책임강이 강한 분이라 그렇구나, 아쉬움을 남기며 헤어졌습니다. 씁쓸한 마음으로 헤어지면서 내 삶에는 어떤 철학이 있을까. 요리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나는 어떤 철학으로 그 사람을 대할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요리를 잘 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만의 '철학이 있는 요리사'를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최근 셰프들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온/오프라인으로 만나는 많은 셰프들을 통해 자신들의 생각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요리사분들이 참 많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단순히 요리사 분들 뿐이겠습니까. 음식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외식전문가, 칼럼니스트, 식품전문가 이런 분들도 그렇습니다. 이런 각자가 가지고 있는 철학이 서로 부딪치고 다듬어가면서 서로의 가치관을 새롭게 하는 모습이 요즘 저는 너무 즐겁습니다. 요리하는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면서 저 스스로도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이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행동해야 할지 알게 되거든요. 


다만 셰프들 뿐이겠습니까. 요리사들만큼 저는 자영업을 하시는 '철학이 있는 사장님'을 존경합니다. 이 분들의 삶 역시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들이지만, 실제 그런 철학을 가지고 계신 사장님들은 무엇인가 반짝이는 보석을 가지고 계셨거든요. 그래서 작은 음식점을 하시는 사장님 한 분 한 분 그런 철학과 가치관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더 많은 음식문화를 이끌어가 주셨으면 하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누군가 요리사나 음식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하찮게 바라보는 말이라도 하면 늘 욱합니다. 좋은 재료를 구하기 위해 새벽시장을 다니고, 좋은 맛을 위해 연구하며, 주방의 위생을 책임지고, 위험천만한 불과 칼이 춤추는 전쟁 같은 곳에서 안전을 지키며, 날마다 새로운 맛을 찾고 공부하는 분들의 열정.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치고 그 노력과 열정을 감히 따라올 수 없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저는 요리하는 그 많은 분들이 무시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의 삶 속에서 어우러져 기쁘게 하고, 즐겁게 하고, 감동하게 하는 그 고귀한 행동이 하찮게 여겨진다니요. 그래서 수많은 이 세상의 요리하시는 분들, 이와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이 자신만의 철학과 생각을 가지고 그것을 그릇에 담았으면 합니다.  그래서 그 철학과 생각들이 요리라는 고된 업종 속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강한 뿌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항상 자랑스럽게 여기세요. 

여러분의 맛과 함께 그 노력과 땀을 귀하게 볼 수 있는, 응원하는 팬들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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