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서부터 북쪽까지 봄꽃이 피는 속도를 재보니
딱 아기가 걷는 속도와 비슷했다죠.
그래서 봄은 아장아장 오는 거라고,
그렇게 들었어요.
긴긴 겨울 두 달 동안 미친 듯.....이까지는 아니어도
체력의 한계를 느낄 정도로, 때로는 몸이 바스러지는 느낌,
눈이 찢어질 것 같은 통증을 느끼며
인고의 세월을 보냈어요.
웅녀는 깜깜한 동굴에서 쑥과 마늘을 먹으며 어떤 마음이었을까.
(이 마늘이 우리가 생각하는 갈릭이 아니라죠.)
어쨌든 웅녀에게 감정이입이 되는 그런 겨울이었네요.
아직도 못 마친 공부를 올 6월까지는 마치겠노라고 온 힘을 다했습니다.
어제 초고를 끝내고 피드백을 기다리는 며칠,
퇴짜를 맞으면 어쩌나 불안하면서도
이렇게 브런치에 소식을 올릴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조금은 생겼네요.
동굴 속 웅녀처럼, 집에서 칩거하며 제 유일한 힐링 스폿이었어요.
위 사진 속 다육이 앞에 앉아 눈을 감고 햇빛 샤워를 하고,
쑥쑥 자라는 다육이들을 보면 그냥 마음이 채워졌답니다.
다육이에게 꽃이 피어나는지 처음 알았어요.
모양도 색깔도 다른데 햇볕만 충분해도 이렇게 잘 자라다니
식물의 생명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또 하나 생명력이 무서운 친구가 있다죠.
해, 바, 라, 기.
봄에 마당에 옮겨 심으려고 해바라기, 다알리아, 할미꽃 등의 씨앗을 심었는데
며칠 만에 싹이 쏘~옥 하고 올라왔어요.
해바라기들이 햇빛 있는 창가로 맹렬하게 자라고 있답니다.
지금은 오른쪽 사진의 두세 배쯤 컸어요.
이렇게 조그만 식물들을 벗 삼아 지내다 보니
어느새 봄이 오고 있네요.
봄이 되면 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뵐게요.
구독자님과, 인연 따라 잠시 머물다 가시는 분들 모두에게
찬란한 봄날이 되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