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는 4월
스여일삶 월간 회고모임 #4
저녁 8시가 넘어가는 데도 익숙하게 야근을 하다 문득 보고싶은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내 약속을 잡았어. 그렇게 바쁨, 바쁨, 바쁨 속에 봄의 따뜻함을 간신히 붙들어 보았어. 200m의 보도블럭을 사이에 두고 집과 사무실만 반복하다 문득 봄을 느끼고 싶다는 마음에 시간을 쪼개 등산을 하고, 한강을 걸었어.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즐거운 한주를 보냈어, 우리 귀여운 팀원들이 머리싸매고 비밀리에 열어준 서프라이즈 파티도, 친구와 함께 보낸 창경궁을 바라보는 근사한 식사도, 오랜 고향 친구와 밤 늦도록 마셔댄 와인도, 모두모두가 보내준 즐거운 택배 언박싱도 매일매일 황홀하고 행복했어.
회사에서는 힘든일도 많았지만, 그만큼 좋은 소식도 많았어. 이 블로그에 일일히 나열할 순 없지만 오랫동안 소원하던 일도 이루어졌고, 가까운 동료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기회도 있었어. 숱한 주말 출근과 육체 노동, 그리고 마음 고생이 눈녹듯 사라지는 시간들이었어. 이 순간 생각나는건 감사한 우리 팀원들의 얼굴이지만, 지난 달에도, 그 지난 달에도 팀원들 자랑을 늘어놓는 팔불출이 었던게 기억나서 이정도로 말을 아낄게
어느날 아쉬움이 남는 방송이 있었어. 그날 한 팀원이 본인의 실수인 것 같다며 펑펑 울었다고했어. 모르는척했지만 종일 눈이 빨갛고 밥도 안먹고 기분이 안좋더라구. 지금 우리는 새로운 땅을 개척하고 있고, 어느 삽에 돌부리가 걸릴지, 어느 발걸음에 덫이 있을지 모르는 길을 걷고 있어. 모두가 팔짱을 끼고 조심조심 서로를 아껴주고 지켜주면서 열심히 함께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쉬움의 원인이 본인인 것 같다며 슬퍼하는 팀원을 보니 아차 싶었어. 성취와 성장의 기쁨에 잠깐 눈이 가려졌던 것은 아닌지. 다음주는 조금 더 '우리'를 생각하는 한주를 보내보려해
어느날 방송을 마치고, 소소하게 사무실에서 맥주를 한잔했어. 어느날 우리팀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그 팀은 정말 한팀같아요- 라고 말했던 일. 그 말을 듣고, 한 팀이라뇨- 그 팀은 모든 사람이 한몸같아 보여요- 라고 말을 보탰던 일. 그리고 그런 우리팀을 두손 두발 벗고 나서서 돕는 한몸같이 느껴지는 또 다른 팀에 식구들이 생겼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부침이 생기기 마련이라는데- 너무 다행이지 모야
우리 회사에선 혈액형도 아닌, MBTI도 아닌 '컬러코드'라는 것을 모두가 신봉해 ㅎㅎ 술자리에서도 내내 컬러코드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어. 나는 사람과, 연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블루 타입이야. 이해받기를 원하고 로열티가 강한데다 모든일에 있어 퀄리티가 중요해. 풀 리포트를 받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하는데 오른쪽에 보이는 표에서 블루만큼이나 지분이 높은 컬러는 돈을 내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아. 난 레드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거든. 레드는 옳은 일을 해야하고 존중받고 싶어해. 그들은 타고난 리더이자 도전을 즐기지. 내가 레드와 블루 모드를 오고가는 사람인지, 그게 오묘하게 섞인 퍼플로 살아가는 사람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
매주 토요일 중요한 방송이 있어서 북촌 한옥 마을에서 시간을 보냈어. 내 생에 한옥에서 그렇게 아찔한 순간들을 마주하게 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지만 비가 오던날, 해가 넘어가는 모습, 따뜻한 공기, 시원한 바람 모두 예쁜 장면으로 머리속에 남게 될 것 같아.
다음달엔 더 열심히 탕진하고, 더 많이 먹고, 더 놀러 다녀야겠어. 5월 목표는 글감을 풍부하게!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