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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썸 Apr 27. 2016

SW산업 1세대 CEO가 말하는
'소프트웨어 유감'

"잘 나가는 구글도, 문제 있는 도요타도 결국 소프트웨어가 문제다."

국내에 소프트웨어 산업 개념이 희박하던 1980년대 당시 필자는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의 도래를 목격했습니다. 1980년도 중반 일본은 제조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고, 학생들은 도요타, 소니 등의 성공모델을 공부하기 바빴죠. 당시 미국에서 매장의 가장 좋은 곳은 일본 제품이 차지했고, 삼성, LG 제품은 저가의 미끼상품으로 판매되고 있어 한국사람으로서 창피스러웠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 즈음 미국 정부는 실체도 사례도 없는 SW 분야 지원에 힘을 쏟고 있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미국 레이건 정부는 당시 일본에게 제조 분야에서 뒤지고 있었지만 전략적으로 SW 분야에 집중 투자했던 것 같네요. 2016년 현재 일본은 한계에 도달해 장기 침체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고, 미국은 빌 게이츠와 애플을 탄생시키며 다시 세계 1등 국가로 컴백했습니다.


1980년대 미국 SW산업을 이끈 두 앙숙(?)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최근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여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이 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죠? 국내에서도 이러한 해외 우수 SW 기업 사례를 연일 보도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 SW 산업 발전 수준은 더디기만 한데요. 지난 20년 동안 SW 산업정책의 문제점을 도출하면서 SW산업 발전 방안을 건의하기 위해 수도 없이 정부의 문을 두드린 기억이 새삼 떠오르는 순간입니다. 


성장하기 위해 꾸준한 노크는 필수!


한국의 SW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일본의 대조적 사례에서 보듯이 산업정책의 우선순위와 사회적인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미국의 SW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사례와 비교하여 국내 스타트업들이 왜 크게 나아가지 못하는 가를 냉정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어요. 


유연한 아이디어와 롱런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진 젊은이들이 자유로이 자신의 생각을 특허와 아이디어로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경험이 풍부한 사업가들이 이 젊은이들과 함께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더불어 숨은 보석과 같은 SW 스타트업에 대한 엔젤투자 및 창업투자를 확대하는 사회적 인식이 필수적이죠. 


더불어 공장 가동률보다 두뇌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모든 도서관이 24시간 365일 무료로 오픈되기를 기대합니다. 시간을 들여 생각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시간이 돈이다'라는 가치 개념이 확산되고, 이에 따라 개발에 대한 시간당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시간 = 돈이다!


정부와 대기업들은 대학의 석·박사 과정에 대한 SW 프로젝트 투자 또한 옥석을 가려 집행하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취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벤처기업과 대기업은 상생 협력을 통해 글로벌하게 사용 가능한 첨단 전문분야 SW 패키지 개발에 도전하고,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국산 SW를 발굴해 지속적인 투자로 세계적인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한 경쟁력을 갖춘 SW를 국내 기업부터 솔선하여 적극 도입하고 이를 통해 제품의 제조원가를 낮춰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하니다. 이제부터라도 기업의 최우선 투자는 무형자산인 SW 분야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SW에 의한 비즈니스 생태계가 둥글게 구르길 기원하며...



우리가 세계적인 SW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 도전하는 벤처창업이 살아남아 더 큰 물에서 놀 수 있도록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SW는 사람의 지적 능력에 기반을 두고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툴을 만들어 내는 만큼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가 필수이니까요. 


요즘 잘 나가는 구글도, 문제 있는 도요타도 결국은 SW가 문제라고 말합니다.

필자의 회사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더욱 열과 성을 다해 SW를 고민해 주길 기대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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