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드에서 만나는 지구 반대편
Good morning besties
Happy Monday
Have you had your coffee yet?
요즘에 인스타그램 대신에 스레드(Threads)를 열심히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보다 콘텐츠 올리는데 품이 덜 들기도 하고, '쓰친(스레드 친구)', '쓰팔(스레드 팔로우)' 놀이에 재미를 붙여서다. 스레드에서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가볍게 텍스트와 사진을 공유하고 댓글을 달고 친해진다.
어느 날 저녁, 스레드 피드를 보고 있는데 'good morning!'이라는 포스팅이 자꾸 올라왔다. 한참 보다가 지구 반대편에서는 아침이 시작된다는 걸 알았다. 해가 뜨고 모닝커피를 집어든 사람들이 셀카를 올리고 있었다. 아침은 먹었는지, 커피는 마셨는지, 월요일은 시작할 준비가 됐는지 묻고 있었다. GM(Good Morning)이라고 짧게 쓰는 사람들도 있었다. 시간은 다르지만 모두 실시간으로 소셜 플랫폼에서 만나고 있었다.
스레드를 보다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연결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womensupportingwomen이라는 해시태그도 종종 보였다. 다른 나라 여성들이 자신 있는 셀카를 올리면서 여자들끼리 팔로우(follow for follow)하자고 글을 쓰는 경우들이었다. #smallbusinessowner처럼 자기만의 사업을 영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업상의 어려움을 조곤조곤 풀어내면서 은근하게 자기 아이템 홍보를 하기도 했다.
어떤 스레더(Threader)는 번개 모임을 열어 자신의 쓰친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같이 독서 모임을 하기도 하고, 식사를 하기도 했다. 알고 보니 서로 마케팅이라는 접점이 있던 스레더들이 모였다고 한다. 이렇게 연결이 되는 친구들은 물리적으로도 가까워지고 더 깊게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열게 될지도 모른다. 어떤 스레더는 자신이 하고 있는 태국 식당에 쓰친(스레드 친구)들을 초대해서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스레드는 사람에 따라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되기도 한다.
스레드에서 영어 포스팅을 만날 때마다 멈춰서 읽어본다. 해외에서는 지금 뭐가 떠오르는 트렌드일까? 지구 반대편에서 유행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곧 유행하지 않을까? 스레더들이 발 빠르게 올려주는 셀카에 나타난 스타일링에서 구두, 가방, 액세서리까지 살펴본다. 또는 해외에서 인테리어를 어떻게 하는지도 본다. 요즘 인기 있는 리빙 소품과 벽지, 사진의 분위기와 컬러도 흥미롭게 본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에는 어떤 영어 카피라이팅이 좋은지, 어떤 글이 뜨거운 반응을 얻는지 살펴본다.
소셜미디어에 나온 영어 텍스트(캡션)는 아주 짧지만 강력하다. 어떤 텍스트는 수많은 지지를 받고, 어떤 텍스트는 저 멀리 관심 밖으로 묻혀버린다. 글로벌하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텍스트는 어떤 글일까? 스레드에서 전 세계의 숨은 카피라이팅 고수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밤에는 다른 나라의 낮을, 낮에는 다른 나라의 밤을 만나볼 수 있다. 다른 세계의 다른 스타일을 접해보고, 나만의 틀을 깨는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 나와 다른 아이덴티티의 포스팅을 보고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