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의 고통도 육아에 도움?
불과 두 달 전 백수였던 나는 요즘은 스타트업에서 예상치 못한 책임을 맡고, 그로 인한 부담감에 압도당하고 있다.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회사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책임이 무겁게 느껴진다. 처음에는 사소한 업무만 맡을 줄 알고 들어갔는데, 자꾸만 어려운 업무를 맡게 되니, 엄청난 압도감에 자신감이 사라지는 걸 느낀다.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역시 중요한 능력이 아닐까 싶다. 종종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자리에서 주변인을 곤란하게 하는 사람들도 보았다. 부하직원들이 고생하거나, 동료 팀장들이 힘들어하거나, 윗사람도 만족하지 못하고, 본인도 답답해했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경제적 이유로 버티거나, 분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떠났다. 회사에서 나에게 일을 맡겨주는 건 고맙지만,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고 도움을 청해야 할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요즘 육아법을 찾아보면 부모님이 삶으로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이 좋은 교육이라는 조언을 보게 된다. 나의 작고 소박한 월급과, 체력을 넘어가는 업무량과, 자꾸만 엄마와 놀고 싶어 하는 딸을 보면 과연 일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엄마가 일하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이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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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본인이 하고 싶은 목표를 달성한다면 아이도 자신의 모습을 닮아갈 거라고 느낀다. 내게도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실행에 옮기라고 한다. 눈앞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쌓여있고 경제적인 걱정이 머리를 채우다 보니 정작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지 오래된 것 같다.
어떤 여성들은 커리어도, 육아도, 재테크도 모조리 해내고 하루 24시간을 알차게 산다. 하지만 나는 그런 슈퍼우먼이 되라고는 아이에게 말하지 못할 것 같다. 내가 그렇게 하기에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아이는 다른 데서 진정한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다. 실패도 금방 털고 일어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찾도록 돕고 싶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부터 마음의 근력을 키우는 게 중요할 것이란 생각도 든다. 아이보다 나부터 먼저 성장하려고 애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