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올까
요즘에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특히 야근할 때면 이런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 게다가 나보다 연봉은 훨씬 많이 받고, 일은 더 적다는 친구들을 볼 때면 현명하지 못하게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을 때가 있다.
이전에도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른 회사에서도 내가 기여한 일이 표시가 나지 않거나, 내가 작성한 보고서가 쓰레기통에 버려질 경우에는 허탈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쏟아부은 시간과 에너지가 모조리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오늘 데드라인에 맞춰 보고서를 마무리하고, 인왕산에 올랐다. 전부터 사진으로만 봤던 초소책방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연히 본 책의 제목이 눈에 쏙 들어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고 있는 너에게'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서
아니면 제자리걸음인 것 같은 내 모습 때문에
지금 스스로의 모습이 빛나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고 있는 너에게>, 최대호, RISE
밤늦게까지 일하거나, 주말을 다 소모해도 아무도 내가 일하고 있는지 모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회사에서도 작은 일부분을 담당하는 한 부품으로 굴러가고 있을지 모른다.
최근에 본 어떤 영상에서 AI를 대체할 수 없는 건 서사(narrative)라는 말을 들었다. 내가 활용하는 시간과 노력이 스토리가 되어 누군가에게 특별하게 여겨질 하나의 서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시행착오와 반성도 영감의 원천이 되고, 의미를 찾아가면서 성장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조금씩 더 부족한 점을 고쳐나가면서 나아지는 과정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원천이 될 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