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네 May 31. 2016

무제

토로의 시간 

무제
2016.05



긴 시간이 지나갔다. 
숨음 멈추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듯, 그렇게 숨을 참고있던 시간들이었다. 

나이들었다 자부하는 누구나 그렇게 말하듯이 세상은 그리 녹록한 곳이 아니었다. 
녹록치 않은 세상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더욱이나 녹록치 않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누구나 겪는 일이라기엔 나는 아직 어리고 미성숙했다. 그리고 그들도 여전히 그러했다. 그런 내가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어른이라 불리기엔 나는 너무 작은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세상이 그리 바쁘게 날카롭게 돌아가는 동안 나는 느리고 무디게 살아가기로 했다. 그러지 않고는 더 이상 나는 방법이 없었다. 
이 무자비하고 두려운 시간들은 견뎌낸다는 것은 아직도 내게는 어려운 일 들이었고, 너무 어린나이에 이러한 일들을 겪고있는 상황을 불평해보지도 못한 채, 나보다 더 큰 무게를 어깨에 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도처에 있다는 걸 본다. 

너무 참지 말고 울란 말을 들었다. 
나는 참은 적이 없다. 그냥 이 시간이 지나가리라는 것을 알고있고 지금 견디기가 너무 힘들지만 그렇다고해서 눈물이 나지도 않을 뿐더러, 눈물이 날 나이도 아니다. 응어리진 마음 조금 풀어보잡시고 애써 울어보는 건 아무래도 조금 청승맞다는 걸 알고있다. 

중요한 것은 아직도 이것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끝이 나는 때를 알 수도 없다. 그저 내년 이맘때의 나는 걱정 없이 웃고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또 오늘을 넘겨야지- 하다가 길가에 스쳐 지나는 모든 이들이 이러한 막연한 기대를 안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위로 아닌 위로를 가지기도 해 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