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사천사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경상 Dec 19. 2022

용남중학교 거점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2022 사천시민과 함께하는


2022년 12월 16일 금요일입니다. 연말이고, 불금이라 바쁜 일정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일찍 업무를 마무리하고 퇴근을 합니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사천시민과 함께하는 용남중학교 거점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가 있습니다.



벌써 3년이 되었습니다. 남자 아이라도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루면 좋겠다. 무엇보다 살아가면서 힘들고 지칠 때 악기를 통해 스스로를 위로할 수도 있고, 정서 함양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여 악기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큰 녀석은 클라리넷을 작은 녀석은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오늘은 지난 3년간의 결실을 보는 날입니다. 퇴근 후 가볍게 저녁을 먹고 아내와 연주회가 있는 사천문화예술회관으로 달려갔습니다. 조금 여유 있게 도착을 했지만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발권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도 티켓팅 후 공연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내 아이도 오케스트라에 함께 하고 있어서 오히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실수도 있을 것이고, 그냥 여기 관람객 대부분은 부모로서 아이들 응원을 위해 참관한 것이겠지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아이와 용남중 오케스트라의 열열한 팬입니다. 지난여름에는 열일을 제쳐두고, 비를 뚫고 함양까지 달려가서 아이들을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3년간 주말이면 학교 주변 카페에서 연습을 마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도 가졌었죠.



그렇게 기대와 설렘과 걱정으로 연주회를 기다렸습니다. 잠시 후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입장하였습니다. 단복을 입고 있지만 내 아이를 바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 줄 모르는 상황이었으나 이내 우리를 찾았고,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부모와 자식 간에는 끌리는 뭔가가 있는 게 확실합니다. 잠시 후 사회를 보시는 두 분 선생님의 오프닝 멘트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후로는 그냥 공연에 몰입을 했습니다. 



사실 걱정이 많았습니다. 지난여름이야 경연대회의 성격을 띠고 있어서 준비된 3곡만 공연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2시간 넘게 진행되는 공연 동안 많은 곡을 소화해야 할 텐데, 과연 아이들이 실수 없이 잘 끝낼 수 있을까? 쓸데없는 걱정이었습니다. 두 시간의 공연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피곤한 금요일 밤이었지만, 피곤함도 잊고 공연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여름보다 훨씬 더 완성도 높은 무대였습니다. 



프로그램 구성도 좋았습니다. 이제는 지난여름에도 들었던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도 좋았고, '오페라의 유령'도 좋았습니다. 두 곡은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곡이지만 대중성을 가지고 있어 관람객 대부분에게 익숙한 곡으로 선곡을 해서 좋았습니다. 합창단도 좋았지만, 이번 무대의 하이라이트는 사물놀이와의 협주곡이었습니다. 옆에서 함께 했던 아내는 연신 감탄사를 질렀고, 그 무대가 마치고 난 뒤 저는 '브라보'를 외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빼먹은 얘기가 있어 내용을 추가합니다. 재미난 친구가 있었습니다. 퍼커션 파트에 있는 친구인데, 맨 뒷열에서 곡에 따라 드럼, 우드블록 및 다양한 악기를 바꿔 가며 연주하는 남학생이었습니다. 사전에 연출된 것인지 아니면, 원래 신명 나는 학생인지 몰라도 그 학생으로 인해 공연은 더욱 즐거웠습니다. 그 학생을 통해 아이들이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면서 공연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평소에도 저렇게 공연 연습을 했을 것이라 생각하니 좋았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공연이 끝나고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포토타임을 가질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좋았습니다. 연말이면 가족끼리 좋은 곳에서 한 해를 마감하는 식사자리를 가지는데, 어제 공연 마치고 그런 자리를 가질까 했었는데, 단체로 버스로 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그럴 수 없었습니다.



대신 오늘 밤 아이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좋은 공연을 마련해주신 사천시와 사천문화재단, 그리고 무엇보다 늘 아이들과 함께하며 아이들의 정서 함양과 바른 성장을 위해 수고하시는 최연진 교장선생님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선생님을 믿고 3년간 더 아이를 위탁합니다. 부모의 가치관이야 차이가 있겠지만, 학생들에게 공부만큼 아니 어쩌면 공부보다 인성과 정서 함양에 더 가치를 두고 가르치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용남중, 용남고 쭈욱~ 응원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천문화재단 뉴스레터] 12월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