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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갬성개발자 Jun 29. 2024

Raw 감정 잘 다루기

Feat. 마음 디버깅

'좋은 어른이란?' 이라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찾지 못하다가 

요즘 나만의 답을 찾았다. (지극히 개발자스러운 정의이지만 너무 와닿는다.) 


* 좋은 어른이란 ?

- Raw 감정들을 잘 다룰 수 있는 사람

- 마음 디버깅을 잘하는 사람 



 Episode 

예전 일본 호텔에서 조식 먹으러 갔을 때, 입구에서 한국인 아저씨들이 고함을 치면서 싸우는 모습을 봤다.


오해가 있었는 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화를 내는 모습이였고 

중간에 어떤 아저씨가 몸으로 뜯어 말리셨다. 


안그래도 남에게 피해주는 것을 극혐하는 일본에서 이렇게 한국어로 크게 싸우시다니 너무 창피했다.


화가 난 아저씨는 밥안먹겠다고 큰소리를 치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조식을 먹고 있는데 밥안먹겠다고 한 아저씨가 돌아왔다. 

화 낸 아저씨 옆에 앉아서 '밥을 안먹으려고 했는데 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는 거야' 를 3번 이상 반복했다. 


작은 식당이라 바로 앞에 앉았던 나는 애써 모른체 했다. 



  좋은 어른이란?  

우리네 마음에는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감정들이 올라올 때가 있다. 

배신감, 수치심, 분노, 후회, 자괴감.... 

좋은 어른이란 이런 Raw 감정들을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아저씨가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raw 감정들을 잘 정제하셨다면 호텔이 떠나가도록 화를 내셨을까?)


그리고 마음 디버깅을 잘하는 사람이기도. 

(아저씨가 왜 그렇게 화가 났는 지 마음에 하나씩 브레이크 포인트를 걸고 잘 디버깅 하셨으면 어땠을까? 식당에 돌아와서 뻘쭘하게 약때문에 먹는 거라는 말을 반복하기 보다  '아까 나를 무시했다고 느껴서 혹은 나의 이런 포인트를 건들여서 그렇게 분노에 휩싸였어' 라고 말씀하실 수 있지 않았을까?) 


에피소드로 아저씨를 모셔왔지만,  

결단코 한 장면만 보고 아저씨를 좋은 어른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게 아니다. 

쉬운 예시를 위해 죄송하지만 모시고 왔다. 


나도 만만치 않다.

나이는 먹었지만 가끔씩 불쑥 올라오는 raw 감정들에 자주 당황하고 진다. 

찬찬히 마음디버깅을 하기보다 벌컥 화부터 내버리거나 불안, 후회를 순간적인 행복으로 모면하려고 한다. 



  좋은 어른 되기  

그럼 어떻게 raw 감정들을 잘 컨트롤하고 각잡지 않고도 마음디버깅을 해서 나의 감정을 객관화 시킬 수 있을까? 


나는 이렇게 마인드셋을 장착하려고 한다. 


1)  Raw 데이터를 가공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지 않는다. 그와 마찬가지로 Raw 감정도 그 자체로 절대 공유할 수 없다. 


2)  디버깅 해서 찐원인을 파악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땜빵하면 더 수습불가인 것을 안다. 그와 마찬가지로 마음 디버깅을 안하면 나중에 더 고생한다는 것을 명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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