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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윤 Mar 17. 2017

지혜로운 엄마와 선생님을 위한 칭찬의 기술

                            



어머니들과 상담하면서 자주 듣는 질문은 ‘칭찬을 많이 해야 하나요?’이다. 칭찬을 했다가 아이가 교만해질까봐, 혹은 나태해질까봐 걱정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내 대답은 yes!!!!다. 하지만 칭찬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잘못 칭찬하면 아이의 건강한 자아상과 도전정신을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칭찬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크나큰 성과를 보았다. 칭찬은 아이들의 태도와 자아상, 성적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칭찬 워크숍을 계속한 아이들은 ‘문제아’에서 벗어나기도 하고, 꼴찌에서 우등생이 되기도 하고, 부정적인 생각에서 탈피하기도 했다. 소심한 성격에서 말 잘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기도 했다. 

성인들에게도 이 칭찬 워크숍을 실행해 보았을 때, 반응은 상상이상이었다. 어른들은 아이들보다 더 반응이 격했다. 팀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것은 물론,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통곡하기도 했다. 자신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깨달았다고도 말했고, 직장 상사와 관계가 개선되기도 했다. 나중에는 '칭찬 황홀경‘에 빠져서, 자신이 이렇게 멋진 사람들과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고백도 했다. 
왜 이럴까. ‘칭찬’ 한 마디에 우리는 왜 이렇게 격하게 반응할까. 우리 사회가 필요한 만큼의 칭찬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의 구성원들은 자신의 아이들도 제대로 칭찬해 주지 않는다. 

칭찬은 아이에게 자신감과 추진력을 제공한다 
내 수업에선 아이들이 여러 가지 감각을 동원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게 만든다. 12세 미만 아이들은 특히 더 그렇다. 그림과 음악으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게 한다. 하지만 필자가 가르치던 아이 중에 그림 그리는 것을 대단히 싫어하던 남자 아이가 있었다. 
남녀의 그림은 어릴 때부터 다르다. 남자 아이가 더 못하는 게 아니라 여자아이들과 다른 측면에서 재능을 보인다. 하지만 좀처럼 이것을 캐치하지 못하는 어른들은 아들들이 그림을 그릴 때마다 못 그린다는 소리를 늘어 놓아 아이가 흥미를 잃게 만든다. 이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내 대책은 이랬다. 이 아이가 그림을 억지로라도 조금씩 그릴 때마다 열렬하게 칭찬해 주었다. 어느 날엔 무지개 색으로 채색을 하길래 와 이렇게 예쁘게 색칠하다니! 하면서 다른 아이들에게 이 친구의 그림을 보여주고 박수까지 치게 했다. 이후로 아이는 그림을 그리기 싫어서 징징거리지도 않았고, 자신의 작품을 한 쪽 손으로 숨겨가며 작업하지도 않았다. 학교 미술 숙제도 곧잘했다. 그림 실력이 부쩍부쩍 늘어난 것은 물론이다. 
아이들은 칭찬받으면서 어떤 학습을 계속할 때 해당 분야의 지능이 무섭게 발전한다. 발전시키려고 억지로 하게 하지 말자. 그렇게 시작하면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계속 무섭게 해야하고 잔소리를 해야한다. 엄마도 피곤하고 아이도 무기력해진다. 자존심이 상하거나, 무섭거나 힘든데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자신감을 가지고 즐겁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기를 원한다면 칭찬해 주어라. 아이는 계속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단, 칭찬에도 기술이 있다 
상담을 해 온 엄마들 중에 간혹 이런 분들이 있다. 우리 아이는 칭찬을 한 번 받으면 다시는 그 일을 안한다고. 칭찬 받았으니까. 
맞다. 그런 경우가 많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칭찬의 측면으로만 생각한다면 ‘결과’를 놓고 칭찬했기 때문이다. 아이가 노력한 ‘과정’을 칭찬하자. 결과를 칭찬하면 아이들은 칭찬을 받기 위해 쉬운 일만 하려고 든다. 도전정신이 사라진다. 하지만 노력한 과정을 놓고 칭찬하면 아이들은 더 어려운 과제에도 도전하곤 한다. 
칭찬은 아이가 좋은 결과물을 내서 해주는 게 아니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결과물에 관심 가지는 것은 어른들이다. 아이들은, 특이 유아들은 어른들보다 ‘결과물’에 대한 관심이 현격하게 낮다. 그 아이가 노력한 과정, 시도한 용기, 그리고 지속하는 끈기에 대해 엄마와 교사도 끈기와 일관성을 가지고 칭찬해 주자. ‘노력’인 척하는 사실상의 ‘성과’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칭찬이 아이를 겸손하게 만든다 
때때로 너무 칭찬을 하면 아이가 교만해 질까봐 걱정이라는 분들이 계신다. 걱정 붙들어 매라는 말씀은 이럴 때 하는 것이다. 이런 걱정은 붙들어 맬 뿐만 아니라 내다 버려야 한다. 
칭찬을 해주지 않으면 오히려 아이가 교만해 진다. 
교만은 다른 이름은 열등감이다. 가뜩이나 칭찬을 받지 못해 추진력을 덜 받은 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잘 해나간다는 생각을 하기 어렵다. 그러다가 무언가 잘하는 것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드러내려고 한다. 자신의 취약한 부분은 숨기려 든다. 열등감 내지는 자신감 부족 때문이다. 이럴 때 사람들에게 교만해 보인다. 
하지만 겸손이라는 것은 자신의 장점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다. 장점도 단점도 모두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겸손이다. 훌륭한 인정 뒤에는 자신감이 있다. 자신감이 있고, 스스로를 용납할 수 있기 때문에 장점과 단점을 다 인정하고 더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한 유명 크리스천 가정에서 남매 둘을 입양한 뒷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이들이 자꾸만 거짓말을 하고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화가 난다는 것이다. 원래 친자식들은 솔직하게 인정하는데 말이다. 입양아들이 왜 그랬을까. 그 아이들은 양쪽부모에게 버림받았던 적이 있었다. 처참하게 거절당했던 그 아이들은 어떤 일을 해도 자신이 용납받는다는 자신감이 없었다. 그래서 혹시나 또 버림받을까봐 잘못을 부정하게 된 것이다. 
아이가 겸손하고도 내적 자신감과 용기로 충만하길 바라는가. 그렇다면 아이를 칭찬해 주어라. 단, 아무것도 아닌데 그냥 칭찬해주면 오히려 아이의 자아상을 해친다. 정당하게 칭찬해 주자. 아이의 모든 장점을 다 인정해 주자. 

하브루타 수업을 하기 전에, 칭찬부터 
왜 우리나라 아이들은 토론을 잘 못할까. 의견을 제시할 때 틀렸다,라는 대답을 들은 경험, 의사를 표현했을 때 ‘분위기’, ‘눈치’를 들어 아이들에게 올바른 반응을 보여주지 못한 어른들, 그리고 제대로 말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극복하게 할 수 있는 방법 한 가지는 아이를 칭찬하는 것이다. 아이가 말을 하면 넌 이런이런 부분은 참 말을 잘했구나. 이런 부분은 좋은 생각이구나, 하고 구체적으로 칭찬해 주어라. 아이는 점점 더 말을 잘하게 될 것이다. 

글쓴이 : 최지윤 seenstory@naver.com 
(전 레베카 편집팀장, 엔터스터디 편집장, 뚜르드몽드 편집장, 기아자동차, 현대카드 편집실장. 오늘부터 논술은 엄마가 가르친다 저자. 좋은 선물을 획득하는 방법 저자. 시커뮤니케이션 대표. 도서출판 시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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