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마다토닥토닥 토마토학교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발달장애아동 봉사를 하는데 일손이 모자라서 도와달라는것이었다.
아이들을 돌봐본적도 없고 또 발달장애 아동이라고 하여 사실 많이 망설여졌다.
"봉사시간이 필요하다면... 편한데서 하는게 낫지않을까?"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는 사실에 지금은 부끄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학업,연애,아르바이트 등 바쁘게 사는 대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주변에도 많은 사람들이 봉사시간이라는 것을 스펙의 일부로만 비추어 보니까...
나 역시 그랬으니까...
내가 처음 간 날, 내가 할일은 이 친구 (령탁) 와 하루종일 재미있게 놀아주는 거였다.
발달장애아동이라는 생각이 안들정도로 다른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말수가 적고 낯을 가리기는 했지만...
같이 논 지 2시간만에 령탁이가 웃었다. 이 미소가 여기에 오기를 망설였던 나를 부끄럽게 했고
또 그동안 힘들었던 피로가 날아갔다.
비록 발달장애아동이지만 아니... 그래서 더 이 아이는 순수했고 더 아이 다웠다.
"선생님이 미안해... 너는 진심으로 날 생각해줬는데..."
첫 만남이후 내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봉사는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었다. 어느날은 아이가 너무 보고싶어 어머님에게 전화하는 날도 있었다.
비록 아이가 정상적인 의사소총이 힘들지만 느낄수있었다. 서로 가까워지고 있음을...
아이와 같이 놀면서 아쉬운점이 많았다. 바로 비장애 아이들 부모들이
우리 아이들과 놀기 싫어하는 것이였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발달장애아동)이 비장애 아동을 무서워하는 것이였다.
어릴때부터 편견을 가르치는 부모들이 원망스럽기도 했고 또 이런 인식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과연 본인 아이가 발달장애아동이였다면.. 그렇게 행동할까?"
이 날은 령탁이가 다른 비장애아동친구와 시소를 타면서 노는 역사적인 순간이였다.
저 아이 할아버지는 오히려 다가와서 나를 위로해주셨다. 힘드시겠다고...
령탁이라는 아이때문에 여러가지로 고마운 경험을 많이 했던거 같다.
정말 아이에 대해서는 문외한 나도 따뜻한 아이들을 만나서 잊고 지내던 순수함과 따뜻함을 느낄수있었다.
또 이런 아이들을 돌봐주는 동료 교사분들도 조목조목 따뜻한 분들이셨다.
이런 토마토학교가 입소문이 나서 현재는 인원이 제법 모였다고 한다. 나는 여건상 돈을 매달 후원하고
가끔 방문해서 아이들을 보지만 어쩌면 아이들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건 우리 교사들 보다는 따뜻한 마음을 놀러가는 곳 곳곳에서 보여준 아이들이 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험기간에도 혹은 사람관계로 지칠때 마다
내가 령탁이에게 봉사를 하는것이 아니라
령탁이가 나를 보듬어 주었다.
령탁이는 좋아하는 사람 귀를 만지는 습관이 있는데
내 귀를 만져줬을 때 마음을 완전히 열어준거 같아서
너무나 고마웠다.
아직도 장애아동에 대한 많은 편견과 무시가 이 사회에 만연하다. 또 이 아이들이 성인으로 성장했을때
사회는 더욱더 가혹하게 군다. 나도 남일이라고 혹은 몰랐다고 외면해왔다.
그렇지만 이런 아이들을 만나고 우리와 틀린것이 아니라 다른다는 것 . 또 그 다름으로부터
참 배울게 많다는 것을 알게되는 사람이 좀더 늘어난다면 어제보다 조금 더 따뜻한 사회가
될수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매주 아이와 새로운 곳을 놀러가며 아이의 순수함을 배우고 또 동료교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곳이였다.
아이들 보육이외에도 아이들이 오기전에 현 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시선과
이슈등에 토론을 하면서 존재의 소중함과 또 부당함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기회를 많이 가졌다.
또 스스로가 진심으로 더 남을 위할수있는
사람으로 진일보한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