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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든 너답게 빛날 거야』 바리수 인터뷰 下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가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by 부크럼




나에게는 하나의 믿음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지금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전부 나를 위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타인의 시선보다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세상이 정해 둔 길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걸어갈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다.


누구보다 당신이 빛나길 바라는 이의 삶에도 작은 빛으로 반짝이는 순간들이 가득할 것이다.

그 속에서 발견한 소중한 조각들을 만나 보자.




Q8. 요즘 작가님의 마음을 가장 자주 반짝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최근에 더 좋아진 것이든, 자꾸 바라보게 되는 무언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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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8. 요즘에는 여전한 것들을 생각하고 바라보는 일이 즐거워요. 어떤 시점을 기점으로 내면에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로 인해 주변의 많은 것들이 달라졌어요. 환경, 지인, 마인드까지 전부 다요. 삶에서 너무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바뀌다 보니 전부 다 사라져 버린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이런 변화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슬프고 무서웠어요. 그런데 그 변화를 더 이상 아무렇지 않게 담담히 받아들였을 때, 이제 이게 나의 새로운 정체성이구나 하고 인정하게 되었을 때 여전한 것들이 정말 좋았어요. 그럼에도 여전히 좋은 친구, 그럼에도 여전히 좋아하는 취향, 그럼에도 늘 한결같은 가족들. 그런 것들이야말로 정말 귀하고 소중하다는 걸 마음 깊이 깨달아 가고 있는 것 같아요.



Q9. 만약 하루 동안 글도 그림도 없이 지내야 한다면 작가님은 그 하루를 어떻게 채우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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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9.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아마 그때그때 달라지지 않을까요. 막연하게 그려 보자면 훌쩍 떠난 여행지에서 맛있는 음식도 천천히 음미해 보고, 아무 생각 없이 느긋하게 마사지도 받아 보고 싶어요.



Q10. 이 물건 하나만 있으면 괜스레 안심이 되는, 작가님만의 ‘애장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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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0. 다이어리요. 아니면 노트랑 펜. 항상 머릿속에 생각이 가득해서 그걸 적어 둘 무언가가 꼭 필요해요. 아이패드에 적을 수도 있지만 종이에 눌러 쓰는 느낌은 따라올 수가 없더라구요. 그리고 책 한 권이요. 딱 마침 너무 좋은 문장들이 가득해서 필사를 할 수 있는 책이라면 더없이 완벽한 조합이에요. 책+다이어리+펜이요.



Q11. 책에서 <걱정 말아요 그대> 곡을 좋아하신다고 하셨죠. 혹시 요즘 이 노래처럼 새로이 마음을 물들이는 곡과 가사가 있다면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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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1. 매일 다르지만 지금 당장 떠오르는 곡은 프라이머리의 <3호선 매봉역>이에요. 이 노래는 대학생 때부터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생각나서 듣게 되는 곡이에요. 가사 중에 ‘시간은 참 빨라. 어제와 오늘의 유행도 달라. 시간이라는 화살은 얼마나 더 멀리 날아갈까.’ ‘흘러 흘러 흘러가. 결국엔 흘러가.’ 이 부분도 참 좋아하고, 그냥 가사 전체가 다 공감돼요.

모든 것들이 빠르게 변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도 흘러가고 우리는 그 안에서 묵묵히 매 순간을 즐기며 살아간다는 메시지가 좋아요. 정말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무리 힘들었던 일들도 결국엔 어찌어찌 해결되거나 익숙해져서 살아가고 있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이 노래에 다 담겨 있어서 마음이 가요.



Q12. 흔들리는 순간에도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작가님이 실천하는 작은 습관이나 방법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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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2. 숨을 고르면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려고 해요. 사는 건 계속해서 펼쳐지는 참여형 영상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차피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한 가지 행동밖에 없으니 그냥 그것들에 집중하는 거예요. 흔들릴 때면 ‘흔들리는 것도 필요한 순간인가 보다’ 하고 흔들리면서 살아가요. 흔들린다는 것도 사실은 내 판단일 뿐, 두려워할 건 없다고 스스로한테 말해 주면서요. 그렇게 흔들리고 나면 늘 새로운 에피소드가 펼쳐지더라고요. 그래서인지 그 미지의 무언가를 기대하기도 해요.



Q13. ‘나이가 드는 일은 시들거나 젊음을 잃는 어두운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훨씬 더 세련되고 근사한 일이었다.’ 너무 와닿고 힘이 되는 문장이었어요. 요즘 작가님의 30대는 평안하신가요? 그 안에서 새롭게 발견한 감정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함께 나눠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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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3. 이렇게까지 나를 사랑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평안하고 좋아요. 내가 뭘 먹고 싶은지, 뭘 입고 싶은지, 어떤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지, 어디에 가고 싶은지, 그런 것들이 뚜렷하게 보이는 순간이 많아지다 보니 확실히 안정적이에요. 외부의 시선과는 별개로 나만의 좋고 싫음이 있다는 건 삶을 정말 근사하게 만들어 주는 일인 것 같아요. 뻔한 말일지 모르지만 결국 어차피 내가 사는 인생이잖아요. 내가 사는 매일이고 나만이 아는 하루하루들이니까 그 안을 어떻게 채워 갈지는 오롯이 내 선택이라는 것. 그리고 그 선택을 스스로 좋아할 수 있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멋진 일이에요. 물론 모든 게 다 완벽하게 좋을 수는 없겠지만 그 안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받아들일지도 내 선택이잖아요. 나이와는 상관없이 제가 분명하게 느끼는 건 내 일상은 내가 취사선택할 수 있다는 거예요. 이전에는 미처 몰랐지만 내게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Q14. 마지막으로 『어디서든 너답게 빛날 거야』를 읽고 어느 때보다 반짝일 독자들에게 빛을 가득 담아 인사 부탁드립니다.


A14. 이 책을 어느 시점에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책에도 인연이 있다고 하잖아요. 아마도 아직 자신만의 반짝임을 발견하지 못한 분들이나 조금 더 선명하게 빛날 분들이 이 책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여행을 하고 해외에서 지내 보니 느낀 게 있다면 한국 사회는 개개인에게 특정한 형태의 무언가를 요구하고 그 틀에서 벗어나면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거예요.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그 압박이 각자의 빛을 꺼트리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가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렇게 살아갈 때 우리는 어디에서도 절대 똑같이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자신만의 빛으로 반짝거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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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꽤 걸렸지만 이제야 내 마음에 힘을 실어 주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종종 두렵기도 하고 어떤 때는 괜한 쓴소리를 들을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내 마음이 원하는 바를 선택하고 믿어 주는 것. 수많은 반대의 말에도 나를 지지해 주는 것. 그게 나를 사랑해 주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이 내면에 머물러 있던 빛을 마주하게 되시길 바라며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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