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행중년 Aug 06. 2016

혼자만의 사색 장소

드론으로 촬영한 천진암 성지 그리고 풍수원 성당

Ritual, 의례 혹은 의식과 같은 행위를 뜻하는 말이다.

나에게는 어떤 큰일을 결정하기 전에 혹은 큰 걱정거리가 있을 때에 항상 의례적으로 방문하게 되는 혼자만의 사색 장소가 2군데 있는데 서울에서 멀지 않은, 천주교 성지중의 하나인 천진암 성지와 풍수원 성당이다.

이곳에서 늘 나만의 의식을 치룬다. 용서와 다짐을 하게 되는 곳이다.


드론으로 촬영한 천진암 성지 / BGM은  Sheena Easton's for your eyes only

천진암 성지의 위치는 서울에서 멀지않은, 드라이빙하기 좋은 퇴촌과 팔당호를 지나 천진암 계곡을 따라가다보면 나즈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고원 분지같은 지형에 조성되어 있다.

워낙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버스도 다닌다.

천진암 성지를 위에서 본 모습
여름 천진암 성지 왼편 전경
족히 20미터는 넘어보이는 성모 마리아상이 있다.
여름 천진암 성지 오른편 전경 / 이곳에 100년동안 세계 최대의 성당을 건립한다고 한다.

한국천주교회에서는 이곳을 한국 천주교의 발상지와 관련된 중요한 곳으로 보고 있다.

18세기 중엽 권철신()을 중심으로 한 남인계 소장학자들은 이익()의 서학열을 이어받아 독특한 학풍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경기도 광주와 여주 등지의 사찰에서 강학()을 가졌다. 이 강학 장소 중의 하나가 바로 천진암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강학의 내용은 주로 유교경전에 대한 연구를 위주로 하였으나 당시 전래된 한역서학서(漢譯西學書)도 집중적으로 검토되어 결국 천주신앙으로 전개되었다. 천주교에 관계하였던 인물들 중 이곳을 자주 방문하였던 인물로는 이벽(李檗)과 정약용(丁若鏞)이 대표적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그 뒤에 천진암 사찰은 폐사()되었으나 1962년 절터가 발견되면서 이곳으로 이벽·정약종(鍾)·권철신·권일신(身)·이승훈(薰) 천주교회창립선조 5위의 묘가 모셔지게 되었으며 이후 정하상, 유진길 및 한국천주교회 창립선조들의 직계 가족인 정약전, 정지해, 이석 등 선인들의 묘가 안장되어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오른편 산길을 걸어 조금만 올라가면 묘역이 조성되어 있다.


초가을 천진암 성지 주차장에서 바라본 천진암 성지 입구 / 골고다의 언덕을 오르는 느낌일까 ?
천진암 성지 오르는 길 / 막상 오르고 나면 넓은 분지 평야가 보인다. 오르기전에는 알수 없는 엄마의 품같은 곳이다 !
교황 요한바오로 2세가 다녀가셨다고 한다.

계절마다 분지 평야에는 다양한 야생화가 만발한다.

행사가 있었던지 의자들이 정리되어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이곳은 분명 유원지가 아니다.

천주교 신자이기도 하지만 냉담으로 지낸지 오래되어 어떤 종교적인 신념으로 찾아 오는 것은 아니나 늘 조용하고 한적하면서 어머니의 품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라 혼자 기도 아닌 기도를 드리러 가끔 찾아 오는 곳이다.

온전히 혼자 있는 경건한 기분이 숲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특히 오는 길은 팔당호를 지나오기 때문에 드라이빙하며 좋은 기운을 받은 듯 기분이 시원하다.

작년처럼 올 가을에도 찾아가보려고 한다.


다음으로 가을과 겨울이면 찾아가는 곳이 바로 풍수원 성당이다.

드라마 러브레터에 나오면서 데이트코스로 많이 알려졌지만 사실 이곳은 1909년도에 건립된 100년이 넘은 성당으로서 그만큼 소담하고 차분한 곳이다. 

횡성에 위치하여 있는데 생각보다 서울에서 멀지 않고 가을 겨울에는 국도로 가는 길이 강변의 갈대들과 함께 참 아름답다.

풍수원 성당 위치
가을 겨울에는서울에서 양평을 지나 국도로 풍수원성당까지 가는 길은 한폭의 수묵화 같다. / 국도 추천이다.
풍수원 성당 초겨울 모습
풍수원 성당은 약현성당과 비슷한 규모와 구조로 되어 있다.
성당 안 역시 마루바닥으로 소담하다. 그래서 더더욱 겸손한 생각을 하게 된다.
해가 저물어 간다. 다시 이곳에  해가 비칠 때면 새로운 희망이 돌아오기를 기도한다.

누구나 자기만의 공간, 장소 그리고 방식이 있을 것 같아요.

나름의 방식대로 슬픔이나 외로움이나 고민거리들을 깊게 생각하게 되는 그 곳

물론 그런다고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아마도  한 발자국 떨어져서 새로운 시각과 마음가짐으로 보게되면 한결 가벼운 마음가짐이 될 것입니다. 


한증막 같은 열대야가 빨리 지나 가기만을 바라면서

Love has no deadline !!! - 비행중년

매거진의 이전글 하늘에서만 보이는 제주도의 색다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