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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의석 Sep 28. 2016

대가 없는 도움은 없다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

삼국시대에 한반도의 주도권을 놓고 싸운 나라는 고구려, 백제, 신라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최종 승자는 신라였습니다. 백제와 고구려를 차례로 멸망시키고 한반도의 주도권을 잡은 것이죠. 이후 신라는 약 250년 간 발해와 함께 한반도의 통일국가로서 그 위상을 떨쳤습니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었을까요?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고구려와 백제를 전쟁으로 제압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점이 생깁니다. 신라가 나머지 두 나라에 비해 무력이 압도적으로 강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통일이 이뤄졌다는 것 때문입니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할 수 있도록 도운 조력자는 당나라입니다. 신라는 혼자의 힘으로 두 나라를 차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당나라와 손을 잡습니다. 먼저 가야와 백제를 차례로 멸망시킨 뒤 마지막으로 고구려를 치며 삼국을 통일했죠. 


사실 당나라의 속셈은 신라를 이용하여 삼국의 영토 전체를 장악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백제를 멸망시킨 뒤에 그 지역에 5도독부를 설치한 뒤 663년에는 신라를 계림대도독부로 삼았습니다. 고구려가 사라진 땅에는 9도독부를, 평양에는 안동도호부를 두어 한반도 전체를 다스리도록 했죠. 


이에 분개한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의 유민과 연합하여 당나라 군대를 몰아내는 대전쟁을 치릅니다. 결국 676년 금강 하구의 기벌포에서 당나라 수군을 섬멸하는 것으로 잔존세력을 완전히 몰아내고 삼국통일을 달성하죠. 대동강부터 원산만까지를 경계로 하여 그 남쪽에 대한 지배권을 확립한 시기가 이 때입니다. 그 위쪽에는 발해가 건립되죠. 중국이 발해를 자신의 역사에 편입시키려 한데는 이런 배경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던 동북공정의 일환입니다. 물론 이렇게 되어서는 안됩니다.


삼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신라인들이 가졌던 신념은 무엇이었을까요? 이들의 선택은 자신의 힘만으로 주변을 치는 것과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 두 가지 중 하나였습니다. 만약 자신의 힘만으로 전쟁을 치렀다면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도움을 받아 원하는 바를 이루게 되더라도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도움을 준 사람들을 어떻게 대접해야 될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부분은 후자입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혼자 사는 것보다 주변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시간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죠. 혹은 신라가 도움을 받았던 당나라를 한반도에서 완전히 몰아냈던 경우처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어떤 방식이든 도움을 받은 사람은 깨어있어야 합니다.


살면서 발생하는 주변의 개입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이 때 내 마음을 지키는 일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한 번씩 해볼 것입니다. 명절에 듣는 어른들의 이야기인 ‘좋은 대학교 가야지, 결혼해야지, 취업 했니?’ 등이 대표적인 예에 속합니다. 냉정하게 판단하자면 이 분들의 이야기를 받아들였을 때 얻는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그 말에 따르는 사람에게 있습니다.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잘되라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해주긴 하지만 이런 행동이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주어진 것만 받아들이는 교육의 가장 큰 맹점은 자신의 신념을 갖추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사실 신념은 교육만으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가치관과 이를 기반으로 한 많은 경험을 통해 스스로 갖추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재능보다는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대개 무언가를 이뤄내는 사람은 신념이 강합니다. 그러나 모든 신념이 사회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신념과 욕망을 갖고 있으며 이는 사회 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충돌합니다. 저는 기왕이면 이런 신념들 중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정치적 신념보다는 따뜻한 마음과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신념을 지켜나가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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