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끄라통과 이펭 축제
치앙마이 에서의 한 달은 나에게 여유과 휴식과 안식을 모두 주었다. 디지털 노마드.
낮에는 카페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스트릿 바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즐기는 생활. 멋진 친구들도 만났고 꿈꾸던 디지털 노마드도 경험했다. 한 달을 지니며 찾았던 곳들과 경험했던 것들을 다시금 되새기며 전하고 싶다.
사람들은 대부분 치앙마이에서 날리는 등 행사를 로이 끄라통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하늘에 날리는 등 행사는 이펭 축제이다. 로이 끄라통은 물 위에 등이나 꽃을 배에 띄워 보내는 행사를 말한다.
치앙마이에서는 로이 끄라통과 이펭 축제를 한 번에 하는데 2018년에는 11월 22일에 축제는 시작되었다.
이날은 하루 종일 축제를 알리는 분주함이 곳곳에서 보였다. 이 축제를 위해서 타 지역에서 온 사람들과 외국인들이 어우러져 여기저기 사람들이 붐볐다.
나는 저녁시간에 이 축제에 참가하려 출발했다. 나와 같은 마을일까?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곳으로 향했다. 차를 타고 쏭태우를 타고 오토바이를 타고 많은 사람들이 이동했다.
목적지는 같은 곳이었다. 타페 게이트!
타페 게이트에서 시작된 축제의 시작은 핑 강의 나와라트 다리로 이어진다.
타페 게이트에서 본 하늘은 정말 장관이었다. 날리는 불꽃처럼도 보이고 밤하늘을 수놓은 별처럼도 보였다. 멍하니 한참을 쳐다볼 수밖에 없는 광경이었다.
밤하늘을 수놓는다는 표현은 이럴 때 써야 하는 게 아닐까?
많은 사람들은 다 하늘을 바라보면 서 있었다.
나는 태국을 여러 번 다녀왔다. 방콕, 파타야, 푸켓, 치앙마이 등등 여행으로 몇 번 그리고 촬영으로도 몇 번을 다녔다. 그중 한번 어느 배우와 함께 태국 여행기를 촬영하러 갔을 때 이펭 축제에 대해서 들었고 소품으로 이것을 띄우는 콘셉트 촬영을 했었는데, 그때는 스텝들과 몇 개를 띄운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이렇게 멋진 축제인지 알 수 없었다. 그때 그 배우 덕분에 태국 공주와 함께 식사를 가지는 멋진 영광(태국인들에게 이것을 말하면 나는 거의 성은 입은 신하 같은 사람으로 쳐다보았다) 도 가졌었지만 이번 여행에서의 이펭 축제는 태국 여행 중 가장 멋진 일이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 축제의 거리에는 하늘만 볼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과 어우러지는 등불이 땅에는 그 등불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그리고 그 사람들 사이에 또 많은 불빛과 먹거리와 즐길거리들이 펼쳐져 있다.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은 등불을 날린다. 등불 하나에 5,000원 정도? 에 구입할 수 있고 거리 어디서나 이 등불을 하늘로 날릴 수 있다. 곳곳의 거리과 사찰안에서 등불이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등불을 날리는 방법은 간단했지만 제법 까다로웠다. 등불의 갓 역할을 하는 종이를 잘 펼친 후에 하단에 달려 있는 번개탄 같은 것에 불을 붙이면 이 불의 따뜻한 공기로 인해 종이가 부풀어 오른다. 이때 바로 날리면 바로 떨어져 버린다. 한참을 들고 있어야 한다. 따뜻한 공기가 가득 차 하늘로 올라가려 하는 힘이 최고치에 오를 때 그때 놓아주어야 하늘로 잘 올라간다.
많은 사람들은 이 등불을 날릴 때 소원을 빌곤 한다.
하지만 이 등불을 날리는 진짜 이유는 소원을 비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는 마음에 있다고 한다.
내가 건강함을 내가 살아 있음을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과 세상 모든 문물에 감사하며 난 등불을 날렸다.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은 다들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연인과 함께 웃고 가족과 함께 웃고 친구와 함께 웃었다. 아름다운 사찰의 모습과 멋진 조명과 하늘을 수놓은 등불 아래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이날은 치앙마이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보였다.
사진에 제법 멋지게 찍혔지만 아무래도 부족했다. 그날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담기에는 광학은 아직 인간의 감정을 따라올 수 없었다.
타페 게이트에서 핑 강으로 이어지는 길은 사람들로 분주했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고 마주치고 함께 웃었다. 그리고 또 등불을 날리고 감사했다. 전통적 등불뿐 아니라 여러 가지 모습을 한 등불들도 하늘로 올라갔다. 생각해 보니 5,000원의 금액은 치앙마이에서 꽤 비싼 금액이다. 쌀국수를 최저 1,500원에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주머니는 열려 있었고 등불을 계속 올라갔다.
핑 강 앞 나와라트 다리에는 영맨들이 특히 많았다. 이곳에서는 불꽃놀이를 하고 공연도 하고 먹거리도 많았다. 이곳저곳에서 불꽃놀이를 하여 깜짝깜짝 놀랐지만 그것 또한 즐거웠으니 이 곳의 분위기는 짐작하리라.
주변 먹거리들 중에는 악어 고기를 파는 곳도 있었다. 꼬치 형태로 팔았는데 왠지 호기심이 나서 도전해 볼까 하다가 참았다. 저 앞에 악어가 너무 멋지고 무섭게 엎드려 있어서 쫄았을까? 사실 무슨 맛일까 아직도 궁금하긴 하다.
하룻밤 꿈같은 축제는 이렇게 지나갔다. 수많은 사람과 그 보다 더 많은 하늘의 등불은 아직도 맘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소원을 빌기보다는 그 자체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는 것에 더 감동했다.
분명 언젠가 꼭 다시 나는 이펭 축제에 한가운데서 행복하게 웃으며 등불을 날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