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andy Garnet Sep 01. 2019

런던 여행기 01

노팅힐 그리고 테이트 모던

해가 지기 얼마 전 히드로 공항에 도착. 지인이 소개한 에어 비앤비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런던의 아래쪽 미국 대사관 바로 옆에 위치 해 있었다. 조용하고 깔끔한 동네였다.




에어비앤비 호스트 부부를 만났고 인사를 나누었다. 부부는 만나지는 않았지만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덕분에 맥주와 함께 한동안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부의 영국 생활은 매우 즐거워 보였다.




한참을 떠들다가 밖으로 나왔다. 런던의 첫 야경을 놓칠 수는 없는 일이다.


웅장한 첫인상.

저녁에 도착한 런던의 첫인상은 꽤 웅장했다. 흐린 날씨 덕에 하늘은 음산했고 눈앞에 크게 서 있는 돌덩어리 건물은 매우 묵직하고 압도적인 느낌을 주었다. 영국이라는 나라의 위엄인가.




런던 아이라 불리는 대관람차

언더그라운드.

런던의 상징은 몇 가지가 있는데 빨간 이층 버스. 빨간 전화박스, 영국 근위대 그리고 위 사진의 언더그라운드이다.

런던의 지하철은 1863년 1월 개통되었다. 서울의 지하철보다 111년 빠르게 개통된 것이다. 런던 지하철은 세계 최초의 지하철이다.

영국에서는 지하철을 Subway로 부르지 않고 Underground라고 부른다. 영국을 가서 지하철이 어디 있는지 묻고 싶다면 Subway 가 아닌 Underground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Tube를 라고도 부른다.




에드워드 존스턴.

영국의 언더그라운드 서체는 에드워드 존스턴(Edward johnston) 이 디자인했다. Johnston Sans라고 불린다.

존스턴 산스는 애릭 길의 길 산스(Gill Sans) 폴 레너의 푸투라(Futura)로 영향을 미친 듯 보이며 고담(Gotham)체로 그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초기 서체는 글자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폰트 웨이트 종류가 많지 않아 사용성이 매우 떨어졌다. 이탤릭체 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다른 체로 변경해야 한다는 제안이 많았지만 존스턴의 서체를 그대로 담아 수정하고 폰트 웨이트도 라이트(light) 미디엄(medium) 볼드(bold) 그리고 북(book) 등으로 구성되어 완성도를 높여 사용되고 있다.








둘째 날.

둘째 날 아침은 고요했다. 2017년 10월 6일 벌써 2년이 지나간다. 하지만 기억이 생생하다. 원래 영국 날씨는 좋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기에 기대를 안 해서 인지 나름 괜찮았다. 흐린 날이었지만 아침은 고요하고 상쾌했다. 아침 일찍 본격적으로 돌아보려 숙소를 나섰다. 런던 중앙의 숙소는 아니었기 때문에 버스를 타거나 언더그라운드를 타야 했다. 물론 그 마저도 5분 정도는 걸어야 했다.




Embassy gardens.

숙소를 나오니 바로 옆에 미국 대사관 숙소의 로고 타입이 눈이 들어온다. 타이포그래피가 아름답다. 건물 곳곳에 깔끔한 타이포그래피가 아름답게 페인팅되어 있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아침 하늘

아침 하늘은 우수에 젖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런던의 가을 하늘은 운치가 좋았다. 네덜란드를 다녀온 후라 고흐(Gogh) 아몬드 블로썸(Almond blossom) 작품이 문득 떠올랐다.




홀랜드 파크를 가로질러 디자인 뮤지엄으로 가는 지름길

디자인 뮤지엄

캔싱턴에 위치한 디자인 뮤지엄으로 향했다. 대형 뮤지엄이 아니었지만 정갈한 느낌의 뮤지엄이었다. 흡사 작은 학교처럼 생긴 건물이었지만 입장을 하면 매우 현대적인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프라이빗 전시 입장 외에는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았다.

건물 내부는 중앙을 비워둔 형태의 건물의 사장 내부에 전시나 오피스가 자리 잡고 있었다.




중앙을 비워둔 건물 형식 때문에 전시 공간이 넓지 않았지만 매우 시원하고 넓게 느껴져 쾌적한 느낌을 주었다. 건물은 탑 부분은 비정형 형태로 이루어져 사각형의 건물 내부에 재미를 주었다.




DESIGNER MAKER USER

How did you get to the museum today? Did you use a bicycle, a bus or a train? Did you find your way using a website or a map? When you chose your clothes this morning were you influenced by a weather report on your phone or a style you saw on social media? If you used any of these objects, services and systems, you were using something that has been designed. Design is a process carried out by people, for people. At its heart is a dialogue between three key people: the designer, the maker and the user. This exhibition invites you to explore design from the perspectives of all three. It shows how designers respond to the needs of makers and users, how users consume and influence design, and how revolutions in technology and manufacturing transform our world. The exhibition draws on the Design Museum's collection of objects to help us think about a wide variety of designed products - including many that will be familiar - in new and revealing ways


오늘 박물관에 어떻게 오셨습니까? 자전거, 버스 또는 기차를 사용했습니까? 웹 사이트나 지도를 사용하여 길을 찾았습니까? 오늘 아침에 옷을 선택했을 때 휴대전화의 날씨나 소셜 미디어에서 본 스타일에 영향을 받았습니까? 이러한 객체, 서비스 및 시스템을 사용했다면 이미 설계(디자인)된 것을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디자인은 사람들이 사람들을 위해 수행하는 프로세스입니다. 핵심은 디자이너, 제작자 및 사용자라는 세 가지 핵심 인물 간의 대화입니다.  이 전시회는 세 가지 관점에서 디자인을 탐구하도록 초대합니다. 디자이너가 제조업체와 사용자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사용자가 디자인을 소비하고 영향을 미치는 방식, 그리고 기술과 제조의 혁명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줍니다. 이 전시회는 디자인 박물관 (Design Museum)의 사물 컬렉션을 기반으로 새롭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친숙한 제품을 포함하여 다양한 디자인된 제품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합니다.




FROM THE SPOON TO THE CITY

When we think of design we often think of established disciplines, such as graphic design, architecture or fashion. But these categories don't do justice to the scope and diversity of design. A century ago, the role of the designer might have been illustrated by a collection of furniture, glass or ceramics but today it spans issues as diverse as transport, healthcare and software. In essence design is a process or way of thinking that can be applied at any scale.The Italian architect and designer Ernesto Rogers once said that the role of the designer stretches 'from the spoon to the city'. In this section you will see small household objects such as the Anglepoise lamp, as well as a Tube carriage designed for a network that carries millions of people each day. It is the ability of designers to understand our needs both practical and emotional, that sets them apart from other creative professionals.


우리는 디자인을 생각할 때 종종 그래픽 디자인, 건축 또는 패션과 같은 확립된 원칙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범주는 디자인의 범위와 다양성을 정당화하지 못합니다. 한 세기 전, 가구, 유리 또는 도자기 컬렉션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을 설명했지만 오늘날 운송, 건강 관리 및 소프트웨어와 같은 다양한 문제에 걸쳐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디자인은 어떤 규모로든 적용할 수 있는 프로세스 또는 사고방식입니다. 이탈리아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인 Ernesto Rogers는 한때 디자이너의 역할이 '숟가락에서 도시로' 확장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섹션에서는 앵글 포즈 램프와 같은 작은 가정용 물건과 매일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운반하는 네트워크를 위해 설계된 튜브 캐리지를 볼 수 있습니다. 실용적이고 감정적인 요구를 이해하는 디자이너의 능력은 다른 창조적인 전문가와 차별된 능력입니다.




DESIGN AND BUSINESS

Some of the world's most successful companies use design as the foundation of their business. They carefully control the look, feel and identity of their products. They employ design across every aspect of their activities, from branding to shop interiors and staff uniforms In companies such as these, design will often drive technological development and innovation. By placing design at the heart of product development-rather than just responding to market forces - such companies are able to forge a unique identity. The value of these brands does not accumulate overnight, but is carefully nurtured and defended.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회사 중 일부는 디자인을 비즈니스의 기초로 사용합니다. 제품의 모양, 느낌 및 정체성을 신중하게 제어합니다. 브랜딩에서 매장 인테리어 및 직원 유니폼에 이르기까지 활동의 모든 측면에 걸쳐 디자인을 사용합니다. 이러한 회사에서 디자인은 종종 기술 개발과 혁신을 주도합니다. 단순히 시장의 힘에 반응하기보다는 제품 개발의 핵심에 디자인을 배치함으로써 이러한 회사는 고유 한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 브랜드의 가치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진 않지만 잘 키워지고 탄탄해지게 됩니다.








위 내용은 디자인 뮤지엄의 전시의 개요와 설명들이다. 디자인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고 디자이너는 어떤 존재인지 정의하고 있다. 그 뜻이 좋아 소개한다.




전시된 타입페이스들
전시된 작품들
전시장 전경

뮤지엄을 방문한 것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전시는 디자인의 목적과 활용 그리고 디자이너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전시였다. 디자이너들은 자부심을 가져야 하고 그만큼 사회적 책임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디자인의 가치를 잘 이해해 주면 좋으련만...







런던에 가면 꼭 가봐야 하는 노팅힐로 향했다.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기에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이층 버스를 타고 노팅힐 입구에 내려 걸어서 노팅힐로 이동했다. 입구의 상점들에는 빈티지 물건과 틴케이스 티셔츠 등등을 팔고 있었다.




예쁜 색감을 가진 틴 케이스를 파는 상점

걸어서 한참을 가야 노팅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말 그대로 언덕에 있는 이 곳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한적하고 조용했다. 물론 머지않아 노팅힐의 메인 거리를 만날 수 있었다.




사실 노팅힐은 영화 덕에 큰 특수를 누리는 곳이다. 영화 노팅힐은 영화로도 성공했지만 영어 교재로도 매우 인기 있는 영화라 수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반복해서 보았을 것이다. 막상 가보니 그렇게 특별할 게 없는 빈티지 상점거리였지만 영화를 여러 번 본 사람으로서 그 감성적 감동은 꽤 크게 다가왔다. ‘와! 여기서 줄리아 로버츠랑 휴 그랜트가 만난 곳이구나!’ 석으로 탄성을 질렀다! 날씨는 영국 날씨 치고는 매우 화창한 날이어서 기분도 상쾌했다.




노팅힐은 8월에 카니발 축제가 있다니 다음에는 여름에 가보는 게 좋을 듯하다.




녹색은 영국의 대표적 컬러중 하나. 언제나 잘 어울린다.

평일의 노팅힐.

여행 철이 아닌 지 한산했다. 곳곳의 상점은 문을 열지 않았다. 아마도 풀 오픈하는 날이 아니었나 보다. 사람이 너무 많은 것보다 적절한 이 정도가 매우 좋았다. 빨간색 녹색 그리고 채도가 낮고 예쁜 컬러들이 건물들을 뒤덮고 있었고 비교적 차분한 영국인들의 모습이 참 잘 어울렸다.

노팅힐 다시 올게! 아참! 그 서점에서 여행책 하나 샀어야 하는데! 혹시 줄리아를 만날 수도...




노팅힐의 언더그라운드

노팅힐의 언더그라운드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는 양쪽으로 광고들이 붙어 있었다.

언더 그라운드는 서울처럼 넓지 않은 공간이었는데 그 모양이 튜브 모양이라 지하철을 Tube라고도 부르나 보다. 튜브 모양이라 좁아 보이긴 했지만 매우 이색적인 느낌이 들었다.

에스컬레이터부터 내부 또는 입구 모든 형태가 튜브 모양이다.




심플한 언더그라운드 로고와 노선도는 허술하게 느껴졌지만 인지가 쉽고 생각보다 친절하고 가독성도 좋았다.







Tate Modern

1994년 테이트 갤러리가 템즈강변 방치된 옛 발전소 뱅크사이드를 현대미술관으로 개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헤이조그 앤 드뫼론(Herzog & de meuron)에 의해 2000년 5월 12일 개관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 뱅크 사이드 화력 발전소는 빨간 전화기 박스를 디자인 한 길버트 스콧트(Giles Gilbert Scott)의 디자인이었다는 것이다.




커다란 출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는 광경은 매우 이색적이고 자유롭다. 커다란 추가 높은 천장에 매달려 있고 사람들은 그 밑에서 언제 추가 떨어질까 기다리는 것처럼 반쯤 누워서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도 이러한 공간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테이트 모던을 벤치마킹한 것일 것이다.




난 절대 저 추 밑에는 않지 않을꺼야. 언제 떨어질지 몰라.
감각적인 엘레베이터의 사인
미슬관의 쉐입을 그대로 살린 층별 소개.

테이트 모던에서는 사진을 별로 찍지 못했다. 미술 작품을 되도록이면 사진으로 담고 싶지 않은 마음도 컸지만 직접 눈으로 보는 것에 홀려서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그중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잘 볼 수 없는 백남준 작가의 작품들이 고귀하게 전시되고 있었는데 이것을 본 것은 매우 나에게 감동적이었다. 세계적인 미술관에 전시된 한국 사람의 작품이어사가 아니라 작품 그 자체로서 경위를 표할 만큼의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많지 않아 미술관을 하나하나 제대로 보지 못했다. 다음에는 더 일찍 와야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오전에 들어가야 작품들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테이트 모던은 오후 6시가 되면 평일에는 문을 닫지만 금, 토요일은 10시에 문을 닫는다. 끝까지 버티다가 나왔더니 10시가 넘었고 밖은 어둠이 짙어져 있었다.

강 건너 멋져 보이는 건물에 이끌려 강을 건넜다. 한참을 걸어가니 웅장한 건물 앞에 도착했다.

이곳은 세인트 폴 대성당. 늦은 시간이라 입장할 수 없었지만 겉에서도 웅장함을 느끼기 충분했다.




세인트 폴 대성당 앞에서 음식점을 찾아보았다. 대부분 문을 닫았다. 결국 한 식당을 찾았는데 사진에서와 같이 맛없었다. 영국에서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으려 한다. 어딜 가도 맛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가 고프면 뭐든 먹을 수 있다.

배를 채우자. 내일을 위해.



매거진의 이전글 네덜란드 여행기 0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