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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ndy Garnet Oct 09. 2019

런던 여행기 02

쇼디치 그리고 에이스 호텔

나는 여러 곳을 보는 것보다는 한 곳에 머무는 여행을 즐긴다. 어제는 매우 힘들게 미술관 두 곳과 언덕을 다니는 바람에 이제 한 곳에 머물 곳으로 향했다.




쇼디치

쇼디치는 GD가 뮤직 비디오를 찍으면서 국내에는 더욱 많이 알려진 곳인데 런던의 대표적 빈티지 골목이다.




쇼디치는 1800년대 극장이나 음악홀이 유명한 골목이었다. 하지만 1970년대 쇼디치는 범죄 매춘 빈곤의 상징으로 불려질 정도로 좋지 않은 분위기의 골목이었다. 그로 인해 이 지역은 빈곤층이 많은 지역이었지만 임대료가 쌌기 때문에 1990년대부터 예술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후 신생 IT 업계들도 생기면서 중흥기를 맞게 된다. 현재 젊은 거리 예술가들의 작품과 공연 그들이 좋아하는 힙스터 패션, 빈티지 패션까지 다양한 볼거리와 살거리들로 가득하다.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한 뱅크시도 한때 이곳에서 그라피티 활동을 했고 아직 남아있는 작품도 있으니 잘 찾아보자.




에이스 호텔 건너편에는 작은 극장이 있다.
호텔 같지 않은 프런트 데스크




에이스 호텔

마치 호텔 같지 않은 호텔 입구를 들어서면 젊고 모던한 분위기가 투숙객들을 맞아준다. 프런트 데스크에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호텔 관계자들이 반갑게 웃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매우 편안한 기분을 느꼈다.




에이스 호텔은 입구부터 일반 호텔과 다르다. 카페 같은 분위기를 유지 하며 평소에 1층은 카페로 사용되고 있다.




호텔의 크기는 크지 않았다. 전체적인 규모도 그랬지만 호텔 룸 또한 작은 사이즈였다. 하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인테리어는 세련됨과 포근함을 동시에 전달해 주고 있었다. 블랙과 화이트 그리고 우드가 잘 어울리게 디자인되어 있었다.

물론 비싼 물가를 피하려 작은 객실을 선택했기 때문에 더 좋은 객실이 분명 있으리라.




주말에 클럽으로 변하는 이 곳. 사람들이 술을 가져간 자리는 샤넬 모양을 하고 있다.




카페, 펍 그리고 클럽

에이스 호텔 쇼디치의 1층은 낮에는 카페로 저녁에는 펍으로 주말 저녁에는 클럽으로 운영된다. 운이 좋게도 주말을 함께 할 수 있었는데 주말 저녁에는 사람이 발 디딜 틈 없이 많이 이곳을 찾았다. 밖으로 까지 그 분위기가 연결될 정도로 말이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즐기고 객식이 크지 않아도 되며 쇼디치를 가까이서 즐기고 싶다면 에이스 호텔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이것 영국인은 당신이 알고 있는 영국인의 딱딱함은 없으니까^^







짐을 대충 내려놓고 호텔을 나섰다.

배가 몹시 고팠는데 호텔 바로 앞에 야외 푸드 코트가 열리고 있었다. 자유롭게 탁구도 치면서 여러 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소규모 음식 장터 같은 느낌이었는데 나중에 안 것이지만 주말에만 하는 곳이라 평일에는 이용할 수 없다.

솔직히 이곳에서 먹은 음식이 영국 여행 중 1.2등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음식들이 맛없어!!!




음식을 먹으니 살 것 같아! 이제 동네를 돌아봐야지.

쇼디치 거리는 호텔에서 5분 정도면 도착한다. 골목골목 패션 아이템 상점과 감각적인 그라피티와 사인물들이 눈 앞에 계속 펼쳐졌다.







그리고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면 그라피티가 화려한 굴다리를 만나게 된다. 이 굴다리가 지나면 빈티지 시장이 펼쳐진다. 좁은 골목골목에 그라피티와 함께 빈티지 상점과 노점상들이 늘어서 있다.




빈티지 상점에 들어서면 수많은 물건이 걸려 있고 쌓여 있다. 이렇게 많은 물건 등 어떻게 맘에 드는 물건을 찾지? 멘붕이다. 일단 포기. 그리고 물가가 물가인 만큼 우리한테는 정말 싸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도 꽤 괜찮은 가격의 빈티지 물건들이 사람들을 기다린다. 사실 고정 상점보다 노점상들에게서 새끈 한? 물건을 찾을 확률이 더 높다. 빈티지 물건은 사람이 물건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물건이 사람을 고르는 것과 같다. 맘에 들어도 사이즈가 없거나 물건의 하자가 맘에 안 들 수도 있기 때문에 좋다고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맘에 드는 물건을 구입할 수 있었을 때 그 기분은 더욱더 좋다.




파리 여행에서도 빈티지 물건 중 맘에 드는 것이 있었지만 매번 구입에 실패했었다.

난 쇼디치에서 타이 하나를 구입했다. 약간의 흠이 있었지만 매우 맘에 드는 타이였다 영국의 색 녹색에 빨간 땡땡이가 작게 들어간 이 타이는 지금도 내 최애 타이중 하나다.







쇼디치의 빈티지 마켓에는 수많은 빈티지 물건과 함께 길거리의 멋진 포스터 그리고 그라피티들이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기 충분하게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젊은 분위기도 좋지만 그 그래픽의 퀄리티가 매우 좋고 색감이 매우 아름답다. 눈호강을 제대로 할 수 있었다.








The Frog

기억 중에 런던에서 먹어본 음식 중 그래도 먹어 볼만한 곳이었다. 분자 요리라고 하는 요리. 세상 처음 먹어보는 형태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입맛에 딱 맞는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 특이한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가격이 만만치 않다. 둘이서 분자 요리 코스 시키고 와인 정도 마시면 30~40만 원은 그냥 슥삭...

레스토랑에 들어가면 분위기가 매우 좋다. 아 여기가 진짜 영국이구나. 예약한 손님 위주로 서빙 이 진행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거의 차 있었고, 기다리는 손님들도 조금 있었다. 자리에 앉게 되면 음식 나오기 전에 애피타이저 스낵을 주는데 그때부터 줄기차게 설명을 한다. 재료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떤 맛이 나는지 그리고 먹는 방법까지도... 분자 요리라는 것이 거의 처음 보는 음식이고 각 레스토랑마다 그 기술과 맛이 다르기 때문에 이 설명을 잘 들어야 한다. 이 부분은 꽤 괜찮은 경험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현석 셰프가 이 분자요리를 통해 유명해지기도 했다.




가게 이름도 특이하고 지역 특성에 맞게 만들었는지 그라피티 느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
난생처음 보는 요리명과 씨름 중




주변을 살펴보면 붉은빛을 띠는 조명들로 분위기가 제법 괜찮다. 많은 연인들이 식사를 하고 있고 비교적 적당한 소음이 들린다. 너무 시끄럽지도 너무 조용하지도 않았다. 가격대가 좀 있는 레스토랑이라 어린 친구들의 모습은 많이 볼 수 없었다.




아래는 진짜 감질나게 한 개 두 개씩 나오는 요리들의 사진이다. 붉은빛의 조명 때문에 사진이 다 붉다. 요리마다 특색이 있고 맛도 다양한 맛을 내었다. 솔직히 어떤 맛인지 알 수 없었다. 그냥 특이하구나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디저트 류로 넘어갔을 때에는 달달함과 특이한 맛이 매우 좋긴 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적은 양의 요리들이 진짜 조금씩 나온다 그냥 맛만 보다 보면 코스가 끝난다. 아마도 대식가들이 아니더라도 보통의 사람들은 이 코스를 먹고 나서 분명 집에서 사발면을 하나 먹어야 할 것이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런던에서 그나마 먹을 만한 음식이라고 해야 하나? 생각하다 보면 저 마크가 보인다 미슐랭 가이드 2017. 어쩐지 비싸... 하지만 좋은 경험이었어... 깔끔하게 계산하고 나오면서 뒤를 돌아봤을 때 왠지 뿌듯했다. 런던에서 미슐랭 레스토랑 찍었다.라는 뿌듯함...

주머니가 넉넉하고 특이한 음식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한 번쯤 경험해 봐도 좋을 만한 곳이었다. 단품으로 요리를 주문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금방 다른 음식을 섭취해야 할 수도 있다는 걸 감안해야만 한다.



저녁을 먹고 타워 브리지로 향했다. 영국 하면 빨간 2층 버스와 빨간 폰부스 그리고 근위대가 있지만 그중 제일은 타워 브리지 아닐까? 뭐 우리나라도 이제 근사하고 웅장한 다리들이 많이 생겼지만 타워 브리지의 웅장하고 근엄한 자태는 참으로 멋짐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가진 건축물 중에 하나라고 생각된다.

다소 딱딱한 느낌의 타워와 타워를 아치 라인으로 이어서 강직함을 부드러움으로 연결시키는 느낌. 마치 두 장군 사이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양쪽 손을 잡고 저울질하는 느낌이랄까...







타워 브리지는 그 모습이 웅장하고 아름답지만 야간에 나타나는 분위기 또한 못지않았다. 영국을 상징하듯 진한 녹색의 조명들이 더 근엄하고 웅장한 느낌을 자아내었다.




타워 브리지 에는 저 위치에서 많이들 사진을 찍는다. 멋지긴 하다 타워 브리지 야경




타워 브리지의 끝에는 런던 타워가 있다. 감옥, 무기고, 요새로도 쓰였던 여왕의 궁전이자 탑이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이 런던 타워는 크기면에서나 형태면에서 거대하고 복잡하다. 미로 같은 성의 모습은 요새로 쓰이기에 최적일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들었다.




이렇게 영국 런던의 여행은 끝이 났다.

런던의 여행에서 기억 남는것은 이렇다.

첫번째 역사가 깊은 만큼 여러곳에서 역사가 느껴진다. 어릴때 이야기 듣고 온라인에서 보았던 그 많은 것들이 실제로 존재한다.

두번째 디자인에서도 그 깊이가 느껴진다. 거기에 젊은 디자인 까지 앞서가고 있다.

세번째 사람들도 차분한 깊이가 느껴진다. 안좋게 얘기한다면 좀 무뚝뚝한 편이고 차갑다. 도시 위주로 여행했기에 그랬으리라 생각되지만...

네번째 음식은 쉣이다.




난 또 다른 여정 치앙마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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