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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나래 Feb 28. 2021

토스, 사용자에 대한 집착으로 금융을 바꾸다

토스 기업문화 다큐멘터리 시사회 참석 후기


토스 기업문화를 다룬 다큐멘터리의 비공개 시사회에 다녀왔다. 평소에 관심 있던 기업인지라 초대장을 받고 냉큼 수락했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다큐멘터리까지 만들었을까? 궁금했다. 그리고 2월의 어느 날 토스팀 라운지에 모여 다큐멘터리를 관람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uMyGHuxvOM



토스팀에 관심 있던 이유

토스 서비스가 갓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나는 대학교 4학년이었다. 학교의 모모가 초기 멤버라는 말도 들었던 것 같다. 당시의 나는 송금을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는데, 그걸 스타트업이 만들었다고? 대단한걸. 생각만 하고 무난하게 대기업 대졸 공채 준비를 해서 취업을 했다. 그때는 그게 당연한 인생 경로로 느껴졌다. 그런데 지금 와서 돌아보니 인생에 정해진 답은 없었고, 그때 도전했던 사람들은 정말 엄청난 일을 해냈더라.


과거에 금융은 복잡하고 어려웠다. 지금이야 은행마다 오픈 뱅킹을 지원하고 앱도 편리해졌지만 과거에는 밥 먹고 더치페이 한 번을 하려고 해도 공인인증서 인증을 해야 했다. 귀찮고 복잡해서 보안을 위해서 필요한 절차라고 하는데 우스갯소리로 '해킹만 막는 것이 아니라 나도 막아 버린다'라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들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보안이 중요하니까, 규제가 많아서, 산업 구조가 그래서, 그러니까 불편해도 어쩔 수 없다고. 그걸 바꾼다는 것은 너무 가시밭길이라고. 그래서 엄두를 내지 못한 일. 그 어려운 일을 해낸 게 토스다. 솔직히 너무 대단하지 아니한가.


모든 스타트업이 힘들겠지만 핀테크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은 특히 쉽지 않은 일이다. 업이 강력한 규제의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만 생각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 부처와 기존 금융업 등 유관 관계자를 설득해내야 한다.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토스팀은 맨 땅에 헤딩하다시피 도전해 천만 MAU를 자랑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제는 영역을 확장해 증권, 뱅크, 보험, 페이먼츠 솔루션까지 혁신하겠다고 기세를 떨치고 있다. 그 도전정신과 인내에 박수를 보낸다.



고객 집착과 행동 중심 기업 문화

토스 서비스는 어떻게 시작된 걸까?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토스의 이승건 대표는 처음부터 목표한 인더스트리가 금융이었던 건 아니었다고 한다. 다만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은 현실, 그러니까 너무 당연히 해결되어야 할 것 같은 불편함인데 남아 있는 것들을 해결해서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더 편리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당시에 그게 가장 와 닿는 문제가 금융이었기 때문에 핀테크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큐멘터리를 쭉 보면서 토스팀 생각의 중심은 오직 '사용자'라고 생각했다. 사용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면 하는 것이고, 빨리 필요하면 빨리 해내는 것이다. 특히 화제가 되었던 연말정산 서비스 같은 경우는 이야기가 나오고 하루 만에 론칭해냈다고 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빠른 실행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특히 고객 니즈가 빨리 변화하고 경쟁이 치열한 IT 업계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현실적인 이유에 부딪혀 타협해버리는 일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오직 '사용자가 원하기 때문에' 반드시 해내겠다고 목표를 정하고, 실제로 가능하도록 받쳐주는 팀이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까?


아마존 리더십 원칙 중에 고객 집착(Customer obsession)과 행동 중심(Bias for action)이라는 원칙을 가장 좋아한다. 토스의 리더십 원칙은 아니지만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는 내내 그 원칙이 생각났다. 배울 점이 많은 기업이다.


토스 같은 스타트업 덕분에 나보다 더 어린 세대는 불편했던 과거를 전설 같은 이야기로만 알게 되겠지? 옛날에는 스마트폰이 없어서 종이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아갔다더라.. 같은 전설 같은 이야기.



근무 환경에 대한 논란

위에도 적었듯 개인적으로 토스는 배울 점이 많은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 더 객관적인 리뷰를 위해 근무 환경에 대한 논란을 언급하고 싶다.

다큐멘터리 내용만 놓고 보자면 토스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회사이며 혁신을 위해 도전하고 성장해나가고 싶은 구직자라면 누구나 원할 꿈의 직장이다. 그리고 (2021년 3월 지원자까지만 적용되지만) 직전 연봉 대비 1.5배 연봉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에 최대 1억 상당 스톡옵션까지 보장하면서 인재를 스카우트했기에 지금의 IT 업계 처우 개선 열풍의 선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토스팀에서 이미 근무하고 있는 지인, 근무한 적 있는 지인들이 있기 때문에 사실 근무 환경에 있어서는 여러 이야기가 오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힘들긴 하지만 잘 적응해 일하고 있는 지인이 있는가 하면, (본인도 엄청난 워커홀릭임에도) 근무시간이 지나치게 길고, 압박이 과하며, 조직문화가 견디기가 어려워 퇴사했다고 말하는 친구들도 있다.

그래서 토스는 연봉 등 보상이 상당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퇴사율이 굉장히 높다. 실제로 시장에는 1년도 근속하지 못한 토스 출신 경력직들이 상당하다. 그들이 풀어놓는 여러 에피소드를 들어보면 확실히 근속하기에 쉬운 조건은 아니라고 느끼긴 한다. 하지만 개인 성향이나 포지션, 사람들과의 관계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르지 않을까? 사실 아마존 같은 미국 테크 기업도 근무 환경을 두고는 논란이 많으니까.



마치며

최근 토스는 증권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증권 앱들이 전문 용어 남발과 너무 많은 기능에 비해 강약 없는 UI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했던 터라 이런 점을 보완한 서비스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역시 토스,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이미 기존 증권 서비스에 익숙해진 사용자라서 그런 걸까? 아직 주린이임에도 불구하고 토스 증권이 더 편한 건지는 솔직히 아직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고객에 대한 집착을 바탕으로 데이터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선해 온 토스이기 때문에 앞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고인 물을 정화하는 메기로 끝날 것인지, 새로운 리더가 될 것인지? 토스가 그릴 미래가 기대된다.



*이 후기는 토스로부터 시사회 참석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지만 전적으로 저자 본인의 의견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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