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무 곳에도 없는 Apr 03. 2023

오늘 회사 생활, 안녕했나요

퇴근길 그냥 문득 생각이 나서 퇴사한 전 직장 동료이자 동네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그녀의 사무실에서 그녀가 내려준 차를 마시고 일 하는 걸 지켜보다가 함께 집까지 걸어왔다. 날씨가 참 좋다는 이야기, 요즘은 뭘 배운다는 이야기, 최근에 갔던 식당 이야기, 동네에 새로 생긴 가게 이야기. 그냥 정말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했다.

이건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하고, 약점이 무엇이고, 오늘 회의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고, 그런 이야기들은 일절 없었다.

그녀와 나는 더 이상 같은 직장에서 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그녀가 회사를 그만두기까지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마음이 많이 다치고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한다.

회사를 다닌다는 것은 무엇일까. 

늦깍이 취업을 해서 직장인이 된 지 10년, 쉬지 않고 일해왔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다.


우리는 회사를 다니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고 살고 있을까.

무엇을 참아가며 일상을 영위해나가고 있는 걸까.

오늘 우리가 감내해낸 것들은 그럴 가치가 있는 것들일까.


언젠가의 가까운 사람이 내게 했던 질문,

세상에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사냐고 묻는다면.

내가 무얼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을 했던 가요.

라고 다시 묻고 싶다.


오늘도 하기 싫은 일을 잔뜩 하고 돌아와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로 잠에 들어야 하는 시간이 되었는데


모두 회사 생활 안녕한가요.


작가의 이전글 오늘의 기분도 들쑥날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