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나가자
둘째는 현관앞에 맨발로 찰싹 달라붙어있다.
옷을 갈아입히고, 신발을 신켜준다.
기저귀 챙기고 물통 챙기고,
아 핸드폰 챙기고.
‘엄마!! 세민이좀 챙겨줘!! 나 태은이 먼저 데리고 나가있을께.’
친정엄마가 애들 봐주신다고 집에 와있다.
‘세민이 뭐 입히까?’
‘대충 입히라 아무거나’
애둘이 있으면 집 앞 놀이터 가는것도 정신이 없다.
아 맞다! 마스크!!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마스크까지 챙겨 나간다.
나는 둘째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엄마는 킥보드를 타고 씽 달리는 첫째를 뒤따라간다
‘차! 차!’ 하면서 엄마는 다급히 벌써 저만치 앞서간 첫째를 부른다.
엄마는 이제 여섯살을 이기지 못한다.
아파트에서 좀 큰 놀이터까지 걸어왔다
아들 둘다 그네를 보자마자 달려간다
나는 둘째를 태워주고 엄마는 첫째를 밀어준다
여섯살 첫째 웃음소리가 놀이터를 가득 채운다.
‘지현아 니 그네 한번 타봐라’
‘내가 왜’
‘한번 타봐라’
태은이를 유모차에 내려놓고 나도 그네를 탄다. 서른다섯이 되어도 그네는 재밌으니까.
등뒤에 엄마 손이 느껴진다.
엄마가 나를 밀어준다.
‘ㅋㅋㅋ엄마 왜 내밀어주노’
‘세민이 밀어주는데 니 여섯살때 생각이 나서’
깔깔깔깔
아항항항
예순세살 할머니 웃음소리가 놀이터를 가득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