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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o Nov 17. 2019

화무십일홍, 그 순간을 바라보는 것

왕조였던 응원팀의 저묾을 보며

2010년대 3회의 우승, 짝수의 기적.


영원히 피는 꽃은 없고, 지지 않는 해는 없다. 2010년대의 패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0, 2012, 2014 3회 우승, 2016 시즌 디비전 시리즈 진출로 빛나던 이름은 이제 빛이 바랬다.


왕조는 오래가지 않았다. 


3회 우승을 이끈 명장 브루스 보치. 그의 은퇴가 이 글을 쓰게 만들었다.



가끔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더 나을 때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구단주 그룹은 미션 락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간략하게 말하면 오라클 파크 인근을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인데, 이로 인해 유동인구가 매우 중요해졌다. 달려야만 했다. 


그러나 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2018 시즌이 끝난 이후 다저스에서 일한 파르한 자이디가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리고 2019 시즌 시작 전 브루스 보치 감독은 2019 시즌이 끝나면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은 팀의 리툴링 과정을 착실하게 밟아 나갔다. 마크 멜란슨 등의 선수가 좋은 대가를 받고 타 팀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경쟁 중이었고, 보치 감독의 마지막 시즌이었기에 리빌딩 스위치를 확실하게 누르지는 않았다.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고, 탑 유망주를 뽑아올 수 있었던 카드인 메디슨 범가너와 윌 스미스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자이언츠 소속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신임 감독인 게이브 케플러. 이전 소속팀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들었기에 우려가 크다.



그리고 이제 2019 시즌이 끝났다. 보치 감독은 은퇴했고 새로운 감독으로 전 필라델피아 필리스 감독이었던 게이브 케플러가 선임되었다. 


게이브 케플러는 이전 소속 팀이었던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었다. 리더십이 없다는 평가가 있었고, 너무 너드적이라는 비판 또한 받았었다. 과도한 시프트와 비상식적인 라인업, 퀵후크로 팬들을 충격에 빠트렸던 적도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 선수인 에반 롱고리아와 케빈 필라와 친하다는 점, 브루스 보치 감독과 브라이언 세이빈 단장 보좌가 감독 인터뷰에 참여했던 점 등 기대할만한 요소가 아주 일부분이나마 있긴 하지만 우려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볼 뿐이다.



2014 시즌 우승을 일궈낸 메디슨 범가너.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하고 시장에 나왔다. 아마도 이별할 것으로 예상된다.



팀의 기둥과도 같았던 좌완 선발 메디슨 범가너도 팀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승을 일궈낸 감독과 핵심 선수가 팀을 떠난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는 팬들은 그저 허망한 기분일 것이다. 나 또한 그러하다.




우리가 기억하고, 추억하는 이 모든 순간들은 이제는 과거가 되었다. 가장 좋았던 순간을 이뤄낸 모두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허망할 뿐이다. 남은 과제는 왕조의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하고 다시 일어나느냐다. 


새로운 수뇌부가 들어섰고 새로운 감독이 선임되었다. 기존의 올드 스쿨 노선에서 너드볼로의 방향 전환이 이뤄지지라고 예상된다. 사실 그리 달가운 변화는 아니다. 나는 너드볼을 좋아하지 않는다. 또한 올드 스쿨도 제 몫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월드 시리즈에서 워싱턴이 확실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래리 베어 회장은 파르한 자이디 사장이 이전 세대와 다음 세대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길 기대하며 선임했다고 밝혔다. 브레이크는 있는 셈이다. 또한 미션 락 프로젝트로 인해 무작정 깔아주는 탱킹 또한 불가능한 상황이다. 인위적인 탱킹 리빌딩이 아니라 리툴링이 시작될 것이다.


이번 오프 시즌에 많은 과제들이 쌓여있다. 외야 뎁스도 채워야 하고 선발도 필요하다. 윌 스미스가 떠난 자리를 맡아 줄 클로저도 구해야만 한다. 그러나 샐러리는 그리 여유롭지 않다. 부디 파르한 자이디 사장과 구단 수뇌부가 현명한 움직임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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