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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127 QWER 마젠타 개인 방송 7주년 기념방송

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입니다.

2025년 11월 16일 미국 LA 공연을 끝으로 QWER은 미주 투어를 마무리했습니다. 물론 그 이후로도 QWER 관련 행사는 계속되었습니다. 우선 QWER을 전속모델로 둔 의류업체 '아메스'는 11월 20일부터 성수동 대림창고에서 'QWERx아메스 콜라보'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습니다. 저는 이곳을 방문했다가 QWER 서울 콘서트에서 함께 즐긴 바위게를 만났는데요. 여자친구 또한 바위게인 이 꺽다리 바위게의 푸근한 미소에 저 또한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https://www.apparelnews.co.kr/news/news_view/?idx=221562

한편 11월 26일, 게임회사인 컴투스홀딩스는 자사 RPG(롤 플레잉 게임)인 '소울 스트라이크'에 QWER 캐릭터를 등장시킴으로써, 대한민국 최고 걸밴드를 게임의 세계관에 초대했습니다. 사실 전 세계 게임 시장은 영화 시장과 음악 시장을 합한 것보다 훨씬 큰 규모를 차지합니다. 아직까지 게임 시장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는 서브 컬처이기 때문에, 메이저 컬처에 속한 사람들의 주목과 존중을 받고 있지 못하죠. 하지만 미래 먹거리는 '음악과 게임'의 통합입니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죠.

일본의 대표적 걸밴드 애니메이션 프랜차이즈인 '뱅드림'의 경우, 비교적 최근에 데뷔한 '마이고'와 '아베 무지카' 애니메이션이 나오고 애니메이션 성우들이 직접 라이브 투어를 돌며, 라디오 및 유튜브 방송 또한 빼놓지 않습니다. 그리고 뱅드림의 걸밴드들이 주인공인 게임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서사를 바탕으로 뱅드림 팬들이 즐길 수 있는 형태로 출시되었죠. 이 게임 덕분에, 뱅드림 마니아들은 오프라인 행사를 가지 않아도 뱅드림 서사에 취해 살 수 있습니다.

저는 QWER이 단독 주인공인 게임이 그간 QWER의 서사를 바탕으로 런칭된다면, 바위게들이 그녀들의 비활동기간에도 심심함을 덜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QWER의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없는 시즌에도 그녀들'만이' 주인공인 게임을 하면서 기다릴 수 있으니까요. 향후 특정 RPG의 일원이 아니라, QWER만의 서사가 담긴 게임이 출시되어 많은 바위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특히 QWER의 미주 투어 이후 떡밥 부족으로 인해 각종 팬 커뮤니티의 게시글이나 네티즌 활동량이 현저히 줄어든 것을 보면, 이런 점들에 대한 대비책이 절실함을 알 수 있습니다.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51126000537


한편 QWER의 기나긴 서사 속에서 항상 기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선 그동안 3Y코프레이션과 함께 QWER을 공동제작했던 '프리즘필터'와의 계약이 종료되었습니다. 미주 투어 직전에 공개된 이 내용 때문에 바위게들은 매우 심란했습니다. 물론 QWER 전담 프로듀서인 '이동혁(동동, 이즈리얼)'이 함께 한다는 소식에 안도가 되었지만, 저와 같은 상황에서 QWER이 음악 활동에 집중할 수 있을까 염려되었던 것은 사실이었죠. 다행스럽게도 QWER은 미주 투어 내내 잡음 하나 없이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데뷔 때부터 QWER을 챙기던 프리즘필터 소속 매니저 '쇠쇠'가 그녀들의 곁을 떠났습니다. 많은 바위게들에게 쇠쇠는 그야말로 QWER의 어머니 같은 존재였습니다. 저 또한 추위에 떠는 QWER에게 겉옷을 벗어주고 무거운 악기들을 함께 나르는 그녀의 모습에 얼마나 든든했는지 모릅니다. 바위게들은 쇠쇠가 QWER과 함께 해주기를 원했지만 다들 각자의 사정이 있겠죠. 쇠쇠 님, 앞으로 하시는 일 다 잘 되길 빌고 언젠가 다시 한번 QWER과 같은 무대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다소 늦었지만 정말 감사드립니다. QWER 유니버스에서 쇠쇠 님께서 하신 역할이 무척이나 크셨기에, 앞으로도 잘 될 일밖에 없다는 점을 의심치 않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해요!

[쇠쇠가 QWER과 함께 한 흔적들]
[QWER 매니저 검검(검은수염)의 인수증]

2025년 10월 18일에 데뷔 2주년을 맞이했고 미국 전역을 돌며 성공적으로 투어를 마친 QWER. '난네온불' 앨범을 끝으로, QWER의 '성장 서사'는 사실상 일단락되었습니다. 물론 그녀들이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악기를 전혀 다루지 못하던 멤버가 미주 투어까지 돌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되고 발매하는 타이틀 곡마다 큰 대중적 인기를 얻는 이 시점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QWER만의 성장 서사'는 역할을 다했습니다. 이제는 '성장형 밴드'가 아니라 '대한민국 최고의 걸밴드'이니만큼, '음악'으로 대중을 만족시켜야 할 단계에 들어선 것이죠.

물론 그녀들에게 다소 가혹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축 성장'으로 대번에 여기까지 왔는지라, 보다 높은 시험대 또한 다른 뮤지션보다 빨리 마주칠 수밖에 없습니다. 대중들은 이제 QWER만의 성장 서사보다는 음악과 퍼포먼스 그 자체에 더욱 집중하고 있으니까요. 사실 '라이트 팬덤'은 QWER의 성장 서사에 대해 잘 모릅니다. 멋진 음악과 무대 퍼포먼스에만 관심이 있죠. 이는 어쩌면 뮤지션으로서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금 '능력주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다른 뮤지션들보다 뛰어난 악기 실력 및 가창력을 갖추기 위해, QWER이 몸을 갈아 넣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워낙 능력주의가 세상에 공기처럼 스며들었는지라, 능력주의 이외에 다른 답이 없는 것처럼 오해될 수 있기만 말이죠. 하지만 저는 예술 분야야말로 'Number One'이 아닌 'Only One'의 진리가 가장 빛을 발하는 분야라고 믿습니다.

QWER 팬덤인 바위게들이 정말 사랑하는 곡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녀들의 최초 자작곡인 <청춘서약>입니다. 비록 악기 파트가 비어 보이고 전체적인 구성이 치밀하거나 세련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녀들의 진심이 담긴 가사와 멜로디, 악기 편성이 있었기에 바위게들은 그 곡을 사랑합니다. 그 곡은 가장 QWER다웠기에 QWER의 팬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QWER의 기존 곡들은 다른 밴드의 곡들과 비교해서 연주 난도가 높습니다. 그 때문에 화려하고 세련되며, 음악적 완성도에서 많은 음악 팬들을 충족시켰습니다. QWER이 진정 자기만의 음악을 할 경우, 기존의 앨범보다 테크니컬한 부분이 오히려 약해질 수도 있죠. 하지만 그런 점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나 자신에게 가까워질수록 더 좋은 음악이다', '가장 좋은 음악은 자신에게 가장 정직한 음악이다'라는 말을 믿습니다.


그런데 가장 자기다운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만 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나를 믿고, 내면의 목소리가 말하는 바대로 따라가야만 하죠. 그러나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세상이 인정하지 않는 길을 혼자서 갈 경우에 맞닥뜨려야 하는 장애물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너무도 약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악해서가 아니라 약해서 많은 실수를 저지르죠. 이처럼 자기 확신에 입각한 나만의 길과 음악을 만들어가는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여기에 대해 마젠타가 자기 경험에 입각한 좋은 답안을 제시했습니다.


2025년 11월 27일은 QWER의 베이시스트 이아희가 '마젠타'라는 예명으로 개인 방송을 시작한 지 7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아직도 '레제앓이' 중인 마젠타는 <체인소맨: 레제 편>의 주인공처럼 '삼지창 머리'를 한 채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목에 초커까지 하고 말이죠.

워낙 돌발적인 행동으로 방송을 터뜨린 사례가 많은 마젠타인지라, 그녀는 매니저에게 영상 실시간 체크를 부탁한 뒤 라이브 방송에 임했습니다. 정이 많은 그녀는 자신의 7년 여정을 요약한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그 그림에는 QWER 데뷔 이전에 인플루언서로 활동했던 내용과 데뷔 이후 베이시스트로 활동한 내용이 모두 포함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방송인 마젠타의 팬인 '호떡이' 및 QWER의 팬인 '바위게' 모두를 챙기는 배려심이 돋보였죠.

[마젠타 방송 데뷔 7주년 기념 자작 그림]

그녀는 축하 케이크 시식과 편지 낭독 중 무엇을 먼저 할까 팬들에게 물었는데요. 오랜 팬들은 역시 마젠타를 귀신같이 잘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편지를 먼저 읽으면 울 것 같으니, 케이크를 먹는 편이 낫다고 말이죠. 그녀는 자신이 수도꼭지가 아니라며 저항했지만, 편지를 읽으면서 울지 않았던 때가 없는지라 통하지 않았죠.

그녀가 준비한 케이크는 배달 과정에서 망가지고 초 또한 꺾여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이 가장 마젠타스럽고, 그녀가 여러 예능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이죠. 섬세한 그녀는 초를 꽂을 때도 7년 가운데 QWER을 한 2년 더하기 그 전의 5년을 의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케이크를 똑바로 드는 것조차 실패한 마젠타, 역시 모든 상황을 예능으로 바꿀 줄 아는 방송천재입니다.

바위게들에게도 케이크를 준다며 스마트폰 렌즈에 케이크를 묻혀 여러 차례 더럽힌 마젠타. 이제 그녀는 레제에 몰입한 나머지, '폭탄의 악마' 코스프레까지 장만했습니다. 영화에서는 레제가 목의 초커에 달린 핀을 뽑는 순간 '폭탄의 악마'로 변하죠. 젠타가 구입한 제품이 꽤나 정교해서, 저도 놀랐습니다.

참고로 젠타가 구입한 마스크 양쪽에 마젠타 빛 조명이 2개 반짝이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화에서 덴지(체인소맨)가 레제(폭탄의 악마)를 체인으로 자신의 몸에 묶은 뒤 깊은 바다에 몸을 던져 바닥에 닿았을 때, 저 두 불빛은 마치 두 눈을 감은 것처럼 꺼집니다. 레제는 잠시나마, 덴지와 함께 그토록 떠나고 싶었던 '아무도 모르는 도피처'를 그곳에서 찾았습니다. 그래서 두 눈을 감고 영원히 바닷속에서 덴지와 함께 하고 싶었죠. 그 순간 그녀는 이미 살기를 포기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덴지가 자신을 구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깜짝 놀라죠. 저 마스크가 저 정도의 디테일까지 살렸다니, 제법 가격이 있는 제품임이 틀림없습니다.

[폭탄의 악마 마젠타의 BOOM!]
['폭탄의 악마' 전신 샷]

하지만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마젠타가 바위게 및 호떡이들에게 직접 써 온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이었죠. 편지 내용을 그녀가 업로드했기에, 여기에 공개하겠습니다.

F감성인 마젠타가 '자기만의 길'을 갈 때, 그녀에게 무한한 힘을 보태준 것은 팬들이었습니다. 인터넷 방송인으로 자리를 잡고 많은 팬을 확보한 그녀가 뮤지션이라는 새로운 길에 도전하려 할 때, 주변에서 적지 않은 반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반대는 대부분 그녀를 아끼는 사람들에서 나왔습니다. 그녀가 새로운 길을 걷는 과정에서 상처받기를 원치 않는 마음이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젠타가 새로운 길에 도전했을 때, 그녀를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들은 염려 속에서도 그녀의 선택을 지지하고 응원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나를 비난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꿋꿋이 가는 '독종'들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렇게 독종이 아니죠. 그리고 마음의 문을 닫고 자신의 길만을 추구하는 예술가는 때때로 타인을 희생시키는 '외로운 악마'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2025년 최고의 영화인) <국보>의 주인공이자 가부키 예술가인 키쿠오는 자신의 딸에게도 본인이 악마에게 소원을 빌었다고 말하죠. 그는 남들에게 인정받는 '국보'가 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한 뒤 외로워집니다. 그러나 과연 다른 길은 없는 것일까요? 예술가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이해해주지 않는다는 데서 상처를 받고 외로워져야만 할까요?


여기에 마젠타가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부족하고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합니다. 그리고 자기를 아껴주고 응원하는 팬들에게 항상 진심으로 감사하죠. 비록 세상의 기준에서 다수가 아닌 소수이지만, 그런 타인의 믿음을 바탕으로 자신의 판단에 대한 믿음을 굳게 지킵니다.

타인을 사랑하고 배려하며 타인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게 될수록, 오히려 더욱 강해지고 안정됩니다. 이것이 바로 인생의 아이러니한 매력이죠. 누구에게도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최고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과 감사를 주고받으며 성장할 때, 오히려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덜 흔들립니다. 왜냐하면 힘들면 힘들수록 타인의 작지만 따뜻한 격려가 정말 큰 힘이 되기 때문이죠. 마젠타는 이런 진리를 자신의 경험을 통해 팬들에게 알렸습니다. 자신 또한 팬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다는 메시지와 함께 말이죠.

마젠타는 결국 눈물을 참지 못한 채, 방송을 마쳤습니다. 아침형 인간인지라 평소에 일찍 자는 저는 생방송으로 보지 못하고 다음날 지하철 출근길에서 보다가, 눈물을 훔치고 말았습니다. 지하철에서 아이돌 위버스 방송을 보다가 눈물을 닦는 아재라니...이제 지하철에서 QWER 영상을 보는 습관을 바꿔야겠네요. 방송 보는 습관이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나이가 드니 감정 조절이 안 되네요.


11월 29일(토) 오후 4시,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경기도 용인시) 학생회관 2층 소극장에서는 바위게가 속한 밴드 '유승용기모찌더락'이 <고민중독>과 <흰수염고래>를 커버하는 공연이 있습니다. 비록 QWER의 콘서트는 아니지만 QWER 유니버스(QWER+3Y+바위게)에 속한 멤버가 펼치는 QWER 공연이기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QWER이 월드 투어 중 막간을 이용해 신곡을 녹음하는 등 바쁜 기간에는, 팬들이 자체적으로 벌이는 이벤트가 더욱 소중한 법이죠. 시간이 되시는 바위게들께서는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멤버에게 힘을 실어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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