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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스쿨 윤정현 Jun 18. 2024

휴지를 줍는다는 것은

자기를 아는 차원


복도에서 휴지를 줍는데,

'잘난 척하려고 그러느냐?'라고 핀잔을 주면,

'내가 진짜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거나

버럭 화를 내는 사람은 자기를 모르는 사람이다.


'그게 옳은 일이니까!' 하는 사람은

자기를 아는 사람이다.


자기를 아는 사람은

상대방의 말에 개의치 않는다.

그냥 그는 그것이 당연하고 옳기에 한다.


누가 뭐라고 하는 것은

그의 의견일 뿐인 것이다.

사람들은 이렇게도 생각하고

저렇게도 생각하고

이렇게도 말하고 저렇게도 말할 자유는 있다.


다만 그것을 상대에게 강요한다든지

이간질이나 유언비어로 퍼뜨릴 때

그것은 개인의 차원에서

사회적 차원으로 문제가 된다.


자기를 아는 차원의 첫 번째는

이렇게 스스로 하는 행위의

옳고 그름을 분별해 내는 과정이다.

옳고 그름이 명료해지면

타인의 말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분별하는 첫 번째 단계가 중요하다.


이 단계가 공자가 말한

이순(耳順)의 단계다.

내가 옳은 삶을 살기 때문에

상대방이 비난을 해도 상관없이

마음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인식,

곧 알아차림의 단계라고 말한다.


심리학에서는

자기 방어기제를 내려놓고,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행동하였던 상태에서

의식의 영역으로 자기 객관화가 이루어진 상태다.


일반론에서는

전의 상태를 개념 없는 사람이라 하고

후의 상태를 개념 있는 사람이라 한다.


이렇게 다양한 학문과 이론적 개념이 필요함은

자기를 올바로 알기 위함이고,

분석, 증명하기 위함이다.

과연 나는 먼저 걸어간 선배들의 삶을

모델링하고 있는가 다각도의 증명을 통해

스스로 확증하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함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이 옳다는

종교적, 학문적 착각에 빠진다.

언어란 행위적 삶을

수학적 잣대가 아닌

통계적 또는 일정 함의적 범위를

설정한 개념이나 규정일 뿐이다.


마치 MBTI 또는 사상체질,

혈액형 분석과 같이

수학적 구분이 아닌

일정 통계적 분석이라는 의미다.


언어적 표현의 다양함을 통하여

그것이 그것임을 인지하면서

'아! 그것이 그것이었구나!'라고

알아차린다.


근본적으로 살펴보면

자신은 옳은 삶을 선택하였고

상대는 그른 삶을 선택하였는데

굳이 그른 삶을 고집하는 사람을

말로 이길 필요도 없고,

설득할 하등의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이것을 구별하는 단계가 있고,

그것을 체계화하는 단계가 있고,

그것을 전달할 수 있는 표현의 단계가 있고,

그것을 가르칠 수 있는 선생의 단계가 있다.


이는 자동차 운전을 배우거나

피아노의 초급, 중급,

고급의 단계를 배우는 것과 같다.

단계를 건너뛸 수 없듯이

그 체득의 과정을 통하여

인격은 성숙한 향기를 발한다.


전달력, 소통력이 부족한 사람은

이렇게 논리나 이해, 비유를 통한

지식적 깊이의 논리가 부족하여

단순한 기억에 의해 고집을 피우므로

상대방과 갈등만 일으킨다.


자신이 문제를 해결해 내는 사람인가

아니면 갈등을 일으키는 사람인가를 보면

금방 단계를 알아차릴 수 있다.


문제 인식이나

문제 해결보다는

갈등의 차원에서 살아가고 있다면

그는 아직 자기를 모르는 차원에 있다고 보면 된다.


세계 최고의 연봉을 받는

투수 오타니 쇼헤이의 꿈의 설계에서

행운을 불러오는 8가지 행동 가운데

인사하기와 쓰레기 줍기가 있는 것도 그와 같다.


"스스로를 신뢰하는 순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깨닫게 된다"

괴테의 이 말처럼

스스로를 인식하게 되면

휴지를 줍는 하나의 행동에서도

타인의 어떠한 평가나 비난을 떠나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내공이 만들어진다.


앎은 행을 만들어 내고,

그 행은 앎을 스스로 증명한다.



윤 정 현



적당히 앎은 남들의 평가를 두려워하지만

올바른 앎은 구애됨이 없는 삶을 산다.

영혼이 자유롭다는 것은

언어가 규정한 프레임에서 벗어났다기보다는

언어가 알려주는 길을 행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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