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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혜미 Feb 09. 2021

2-5 해외에서 더욱 필요한 ‘자기표현’과 ‘공감능력

2-5 해외에서 더욱 필요한 자기표현과 공감능력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싱가포르는 계속적인 지하철 공사로 개통될 역 근처에 살다 보면 공사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자주 있는 편이다. 뿐만 아니라 오래된 아파트나 건물과 거리의 설치물들도 정기적인 리노베이션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때문에 싱가포르의 장점으로 여겨지는 교통의 편리함과 산뜻한 건물과 정비된 주변 환경이 조성되기까지 누군가는 소음과 분진의 공해를 견뎌낸 결과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최근에 낯선 발신자가 보낸 두툼한 봉투 하나를 아파트 로비의 우편함에서 발견하였다. 열어보니 영문편지와 함께 귀마개(ear plug)와 품질 좋은 마스크가 꽤 여러 장 들어 있었다. “저는 이 콘도(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입주자 0000입니다. 다음 주부터 약 한 달간 내부 수리를 할 예정입니다. 여러 입주자들에게 불편을 끼치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소음과 분진으로 혹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될 것을 염려하여 각 가정에 귀마개와 마스크를 전해 드립니다. 필요할 때 잘 사용하시고 이러한 상황을 너그러이 양해하여 주십시오”라는 내용의 편지였다. 집 주변의 지하철 공사가 마무리될 날을 학수고대하던 나에게 아파트 윗 층의 리노베이션 소식이 그다지 반갑지는 않았지만 편지를 읽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미안해야 할 때 미안함 제대로 전할 줄 아는 태도, 죄송한 마음을 표현한 진심 어린 편지와 동봉한 물건들로 보여준 성의가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웃들에게 진정으로 양해를 구하는 정중함과  그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진솔하게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언어와 국적과 피부색은 서로 다를지라도 마음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다양한 소통의 방법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해외에 머무는 대부분의 한인들은 개인 또는 학교나 직장 아니면 불특정 다수와 연계된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자신의 감정을 얼마나 다양한 도구를 통해서 진솔하게 표현하고 소통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왜냐하면 이러한 것들은 글로벌 시대를 살아갈 차세대에게 아주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성인들도 때로는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남들에게 혹은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느냐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해 볼 겨를이 없이 그냥 행동하는 경우가 있다. 일단 자신의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보고 배운 대로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거나 혹은 욱하는 마음에 돌발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보아왔다. 특히 해외에서는 이러한 행동을 이해받지 못함은 물론,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거나 법적인 제재를 받게 되는 경우도 흔히 있는 일이다.


한국 직장과 외국 직장이 전혀 다른 콘셉으로 일을 진행할 때 한인들은 많은 혼란과 혼동 속에 있게 된다. 실제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상식선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조차 판단하기 힘들어 질 수도 있다. 때문에 상대방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훈련과 자신의 입장을 어떻게 잘 설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쌍방향의 균형감을 익힐 필요가 있다. 즉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해야 하는 경우와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경우, 혹은 자신이 상대방에게 설명을 제대로 하여 설득해야  하는 경우와 상대방에게 적절한 질문을 하여 진의를 파악해야 하는 경우, 상대방의 말에 경청해야 하는 경우와 내 의견을 주장하거나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때 자신과 상대방의 입장과 양쪽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적정한 선에서 그에 따른 적절한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유교적 영향으로 연장자의 의견을 무조건 듣고 따르는 것이 강조되었던 한국의 문화, 서로가 자신의 의견을 깊게 나누는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한국 가정에서 자라난 한인들 중에는 해외에서 실제로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 미숙하여 공연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또한 사건을 유연성 있게 처리하지 못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때문에 특히 해외생활을 하는 경우 타 문화권에서는 어떻게 한국과 다른 방법으로 상황에 대처하고 있는지 또 자신이 머무는 나라와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표현방법과 행동양식의 차이에 대해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상황에 맞는 현명한 대응방법을 선택할 수 있고 때로 문화에 대한 특성과 차이를 고려한 적절한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민으로 이루어진 다문화 국가에서는 각 나라별 커뮤니티마다 다른 문화적 배경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처신하는 방법이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부분 즉 기본적인 예의와 배려 혹은 자신의 누려야 할 기본권리 혹은 규칙 등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기준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상식적인 것들이 적용되기 때문에, 자신이 성장한 나라에서의 경험을 우선으로 하기보다는 보편적인 기준과 문화적 차이에 따른 상이점을 동시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에서 생활을 하면서 단지 언어의 기술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소통과 표현의 문제로 인해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글로벌 시대에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능력이 강조되는 요즘, 직장에서 자기표현이 부족하여 때로는 무능하거나 혹은 무례한 사람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자기표현의 미숙으로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 있어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면 과연 어떤 방법의 훈련이 필요할까? 


TIP

1.  진정한 대화의 소통의 훈련이 필요하다. 먼저 상대방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들어주면서 핵심을 파악 한다.  또 나의 감정을 앞세우기 보다는 근거와 논리로 상대방에게 잘  설명을 잘하려는 노력을 시도해야 한다. 


2. 일방적인 얘기만을 비슷한 방법으로 되풀이하는 상황을 반복하기 보다는, 자기표현의  다양한 방법과 기술을  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  


3. 다양한 경험을 재미있게 풀어가면서 스토리텔링식의 대화를 하는 방법, 호감가는 화제로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 상대방을 격려하며 배려하는 태도로 대화하는 방법, 자기를 표현하기 위한 다양한 매체와 도구를 적절히 사용하는 방법들을 연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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