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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에타 Mar 22. 2023

짝 없는 여자로도 인생을 당당하게 살아가는 법

<짝 없는 여자와 도시, 비비안 고닉>소소한 리뷰

 나에게 뉴욕이란 현실 같지 않은, 머나먼 곳이다.


뉴욕에 대해 아는 거라곤 뉴욕치즈케잌이나 아이러브 뉴욕 티셔츠 같은 경쾌하고 달콤한 이미지뿐이다.

난 뉴욕이 궁금해서라기보다는 짝 없는 여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서 책을 선택했다.


 나이 든 페미니스트?로서 뉴욕을 바라보는 시선은 새롭다. 우리나라에서의 페미니즘은 소수의 일부인, 극단적인 것처럼 거의 금기어처럼 여겨진다. 뉴욕은 페미니스트도 나이가 들 만큼 새롭고 다양한 시선과 생각들이 교차한다.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없을지도? 오히려 일상의 무한반복과 다양한 인간 군상들로 인해 예술적 새로움은 어디에서도 계속 어떤 가능성으로 생겨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삶에 권태를 느껴 잠시 도피했다가 자신의 기득권적 삶으로 다시 돌아가고, 누군가는 당당히 구걸하면서 자신의 삶에서 휴가를 즐기는 중이라고 답하기도 한다. 그들만의 각자 삶을 존중하는 태도도 놀랍지만, 의식의 흐름대로 다양한 인생관들을 늘어놓으니 평범한 것이 제일 어렵다는 말이 실감 난다.


 저마다의 삶이 존재하고, 섞여 있지만 그것을 존재 자체로 바라보는 것은 처음에는 관찰적 시선처럼 어떠한 감정도 담겨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그 시선이 집요하리만큼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한 관심이 어려 있다. 꼭 여성으로서가 아니라. 삶의 형태나 개인의 선택, 가치관과 태도 모두가 제각각이다. 그것의 옳고 그름을 판별하기보다 어느 쪽이든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따스한 관심으로 여겨진다.


 지겨움과 권태가, 그리고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 심지어 패배감, 지질함, 모멸감조차 어떤 예술적 영감이 될 수 있다고. 당신은 아직 뭔가를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조금도 젠체하지 않고 친근하게 얘기해 준다. 딱히 눈에 띄는 사건이 없어도, 그냥 오래된 친구와의 수다 혹은 앞서나간 인생 선배의 회고록 같은 느낌도 든다.


 ‘짝 없는 여자’ 란 단어가 나를 이끌었지만, 짝이 없어도 그녀의 삶에 대한 질문과 호기심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래서 나도 내 삶의 방향에 대해 계속 질문해 보고. 내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생각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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