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임차차 May 04. 2016

02, 내가 죽기전에


죽기전에- 그러니까 내가 세상과 바이바이 안녕을 고하며 손을 흔들며 천국일런지 지옥일런지 무튼 그 곳들로 향하는 날이 오기 전에. 먹어야 할 음식 그리고 꼭 가보아야 할 여행지가 얼마나 많은가.

내가 세상에 안녕을 할일이 앞으로도 수십년 남았다고 생각했으나 M의 갑작스런 열흘간의 파리여행 역시 살아가다 어쩌면 단 한번도 생기지 않을 행운과도 같은일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더불어 문득- '오늘 내가 당장 죽는다면 저 말들은 나에게 아주 조금도 성립되지 않잖아 !'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 먹어보지 못할 음식이 수천 수만가지라는 사실 보다, 눈에 담지 못할 아름다운 것들이 셀수없이 많을 것이라는게 너무 슬퍼진다.

얼마나 열심히 살아내야 하며, 얼마나 큰 용기를 갖고 단단하게 만들어야 조금이라도 더 담을 수가 있을까. 다음에 꼭 가자는 말의 다음이 얼마나의 시간이 지난 후가 되는 되는 것일까.

언제 어떤곳을 가야겠다는 이야기를 일기에 조차 함부로 적어내려가지 못하는 먹먹한 시간들을 보내지만 내가 죽기전이라는 시간이 몇십년이 남았다면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꼭 잊지못할 어딘가의 여행을 하길 바래본다.



지난 봄, 스물두살쯤의 친구가 수줍게 '몽골에 별을 보러 여행을 가요.' 라는 말이 생각난다. 그녀는 몽골에서 가장 빛나는 별들을 봤을까.

작가의 이전글 01, 울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