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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라말 Aug 12. 2023

새 잉크를 쓰기 위해
새 만년필을 살 필요는 없지

마음가짐만 바꾸면 되지, 다시 태어날 필요까지 있나

 브런치를 돌아보다가 글을 쓸 마음이 갑자기 생겼다.

대학교 때에는 항상,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었다. 넘치는 감수성으로, 키보드를 만년필 삼아 싸이월드든 어디든 열심히 글을 찌끄렸던 듯하다. 다만, 그 글의 대부분 잉크는 새벽 1~2시 즈음 내 머릿속 한 켠에서 흘러나온 우울감과 자괴감이었다. 가끔은 내 우울감이 배어 묻은 글의 문장이, 혹은 그 문장의 색채가 남에게, 혹은 종종 나에게도 상처로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잉크의 색채에 도취되어 글을 계속 적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글을 쓰지 않았다. 

내 글이 부끄러워 블로그도 삭제해 버렸고,

몸과 마음이 조금 더 바빠졌고,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레 잉크가 말라붙었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최근에,

브런치를 둘러보고 이런저런 사람들의 글을 보다가,

'와, 세상에는 글을 쓰는 멋진 사람들이 아직도 많아.'

나도 다시 글을 써보고 싶어졌다.


아직도 펜을 쥐는 습관이 남아,

자연스레 글을 보면 센티해지는 느낌이 있지만은.


일 말고 개인적으로 글을 써본 건 한 10년이 되어가는 것 같다.

잉크가 말라붙은 막힌 만년필을 살살 풀어주고, 

새로운 잉크로 글을 써봐야겠다.

뭐, 거창하게 글을 쓸 생각은 아니고,

일상이든 필사든 운동이든 게임이든, 뭐든 편한 마음으로 찌끄려야지.


처음 몇 글자는 옛날 색이 묻어 나올 수 있겠지만,

뭐 어때, 어깨에 힘을 풀고 일단 일어나 봅시다.


습관 바꾸겠다고 다시 태어날 필요까지 있나요,

마음가짐을 바꿔서 다시 해봅시다, 얍얍.

안되면? 나중에 또 해보면 되는 거지.


가보자고!


* 타이틀 이미지는 Karlo.ai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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