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재지 않고 살아온 인생, 차근차근 기록하며 베이스캠프 만들기
목적지에 대한 확신이 없는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록.
스스로에 대한 기록을 베이스캠프 삼아, 한 걸음씩 나아가보자.
그리고 헬스장 다니면 제발 중량&횟수 기록합시다.
요새는 내가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자세히 따져보면 내가 내 삶에 확신을 가졌었던 때가 언제였는지 싶지마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회고해 보았는데,
우습게도 최근 1년간 가장 유의미했던 성장은 근성장이었다(!).
그리고 그 계기는, 정말 사소하게도 기록으로 남기는 습관이었다.
내 헬스경력은 인바디에 찍히는 근육량에 비해 굉장히 긴데, 이게 다 습관을 제대로 들이지 않아서 그렇다.
다만, 최근 약 1년가량 급격한 향상이 있었는데, 중량과 횟수를 앱으로 기록하는 습관이 생긴 덕분이다.
내가 처음으로 헬스장을 갔었던 것은 대충 15년 전, 수능을 마치고 아파트 헬스장에 갔던 것이 처음이었다.
다만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지는 않았고... 술에 찌든 대학생 생활 + 방학에만 헬스장 정기기부를 진행하다가,
12년 전 대학원 석사로 입학하면서 (공부하기 싫은 마음에)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되었던 것 같다.
다만, 그렇게 운동을 시작하고 꾸준히 진행한 덕분에 체격이 잡히기는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증량 & 성장속도가 너무나 느렸다.
평생 운동도 하지 않던 스팸인간 (꿀꿀)이었던지라 열심히 다닌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지만,
이제 와서 그때를 돌이켜보니, 황금 같은 시기에 근성장이 너무 느리지 않았었나 싶다.
그리고 지금 돌이켜보니,
느린 성장은 내가 내 성취를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머릿속에 내가 들 수 있는 최대 무게와 횟수 등을 어렴풋이 기억하기는 했지만,
유의미한 구체적인 기록으로 남기지는 못했고, 이를 되돌아보는 과정을 가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삼대중량이니 덤최몇이니 등
내 능력과 가능성이 구체화되지 못하고
쉽게 들 수 있는 편안한 무게와 고난의 영역에서 오랫동안 안주했던 것 같다.
약 1년 전, 우연하게도 한 운동기록앱을 다운로드하여서 사용하게 되었다.
심플한 UI에 운동 종류, 세트, 무게 등을 기록해 주는 앱이었다.
세트 간 휴식시간마다 가볍게 기록을 하기 시작했고, 그 후로 1년간 유의미한 근성장이 있었다.
물론 운동에 대한 내 관심도가 높아진 탓도 있겠지만... 이 또한 기록이라는 행동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내 결론은 그렇다. 행동 자체만큼이나 기록이 중요하다.
기록을 하는 과정 자체에서 행동을 돌이켜보고,
이에 더해 기록을 바탕으로 무의식적으로 목표를 재설정했기 때문이다
기록은 단순히 현상과 행위, 상태와 목적을 데이터화시키는 것을 넘어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재확인하는 과정이라는 결론을... 헬스장을 돌이켜보며 얻었다.
헬스장, 철냄새 맡으며 명상하는 곳 아닌가. 좋은 깨달음 얻기에 부족함 없는 장소다.
길게 재지 않고 살아온 서른다섯
나는 충분히 행복하지만, 아직도 제대로 살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
차근차근 기록하자.
내 삶이라는 텐트가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기록이라는 말뚝을 단단하게 심어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한 베이스캠프를 세워야겠다.
비바람이 좀 불어도 날아가지 않는 베이스캠프.
그 캠프에서 무엇을 할지, 그 캠프를 바탕으로 어디까지 나아가야 할지는 아직 잘 모르지마는.
내 성취를, 내 생각을, 내 목표를 하나하나 기록해 보자.
그렇게 기록을 남기다 보면, "잘하고 있어!" 내지는 "이렇게 하면 안 되지!"라는 느낌을 받지 않을까?
결국에는 유의미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
* 타이틀 이미지는 Karlo.ai를 이용해 생성했습니다 - 키워드는 Absence of convi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