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경남 장애인복지시설협회 주관으로 일본의 선진 시설 견학을 다녀왔다. 그 여정을 몇 차례에 걸쳐 여기에 펼쳐 보려고 한다.)
1. 하늘 날다
운전한 지 두 시간 만인 08시 45분경 김해공항 국제선 5번 게이트에 도착했다. 처음 오는 곳이라 무척 생경하다. 라운지 안에는 많은 여행객들로 이미 소란스럽다. 두 아이와 함께 하는 가족이 보이고, 초등생으로 보이는 검은 단체티를 입은 학생들이 오리들처럼 우르르출국장으로 몰려간다. 웃음이 홍시처럼 뚝뚝 떨어지고 말들이 곳곳에서 코스모스처럼 피어 흔들거린다. 나는 약간의 긴장과 설렘을 등에 진 가방에 구겨 넣고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다.
가족으로부터 온 카톡을 확인하고 잘 다녀오겠노라 답을 남긴다. 아직 일행들은 보이지 않는다. 9시 반에 미팅하기로 했으니 아직 여유가 있다. 슬슬 돌아다녀 봐야겠다.
일행을 만났다. 아는 얼굴도 몇이 보인다. 이제 여행이 시작되는가. 인솔자로부터 캐리어에 매달 이름표를 받았다.
캐리어를 화물로 부치고 잠깐 대기하고 있는데 공항직원이 나를 부른다. 보조배터리가 캐리어에 들어있었다. 서둘러 빼내어 가방에 넣었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직원에게 미안하였다.
발권을 하고 출국장으로 나간다. 12번 게이트에서 11시 10분경에 비행기에 탑승한다. 두 번째 좌석 창가에 앉았다. 무사히 간사이공항에 도착하여 일본 땅을 밟게 되기를.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속에서 일어난다. 안전벨트를 단속하고 안내서에 눈을 준다.
기장이 기내방송을 한다. "이 비행기는 에어부산 126편으로 비행시간은 1시간 5분 정도입니다."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 시간은 절대적으로 절대자의 시간이다. 하느님, 부처님, 기장님을 마음으로 불러본다. 대부분의 사고가 이착륙 시에 일어난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달려라, 달려~ 비행기가 있는 힘껏 달리더니 굉음과 함께 몸이 부웅 뜨는 느낌이다. 갑자기 건물이 내려다 보인다. 언덕을 오르듯 몸이 뒤로 젖혀지고 솜털구름이 어느새 옆에 와 있다. 잘 있어라, 한국 잘 있어라, 부산아 잘 있어라, 성심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