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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재 Oct 27. 2024

일본 방문기(3)

앙(仰) 이목구심서Ⅲ -5

<BIC-I에서 첫째 날>


간사이공항.

이번 생, 처음으로 일본땅을 밟는다.

공항은 비록 아스팔트 포장이지만 일부러 힘주어 '꽝, 꽝' 밟아본다.

이런다고 일본열도가 깜짝 놀라 기우뚱하거나 따갑다고 손을 뻗어 나를 밀쳐낼 리 없다.

그저 이런 식으로라도 스스로  어떤 의미를 실어보고 싶었다.


유치원 통원차 같노란 대절버스를 타고 빅-아이로 향한다.

차량들이 모두 좌측 도로로 통행한다.

그래서인지 무언지 모를 생경함이 찾아내내 따라다닌다.

도로가 깨끗하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의 도로에서 자주 보는 부분적으로 땜질을 한, 파손된 도로가 거의 없다.

다닥다닥 벌집같이 모여있는 건물은 전체적으로 작고 소박하다.

결코 화려하지 않은 회색의 수묵화처럼 아담하니 정갈하다.

요란스럽지 않고 단단하게 땅에 뿌리내린 집들숲이요 도시다.

도로 주변에 대나무, 향나무, 편백나무, 참나무가 보여 반갑다.

차량은 대부분 우리의 모닝처럼 소형차들이 많이 보인다.

어느 도로의 비탈에 석순(상사화) 여럿이 붉은 웃음을 뿌리고 있다.

반가움에 후다닥 사진을 찍어 꽃을 붙잡아 가둬둔다.

은행나무도, 칡넝쿨도 열도를 덮고 푸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제 장애인 교류 센터(BIC-I) 도착했다.

안내원이 나와 우리를 맞이한다.

오사카 사카이시에 위치한 국제장애인교류센터(애칭 빅 아이)는 전국 장애인의 「완전한 참가와 평등」의 실현을 도모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베리어 프리 시설이다.

1,500명 수용의 다목적 홀 외에 연수실이나, 장애인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숙박 시설과 레스토랑이 있다.

건물을 여러 유형의 장애에 대응한 설비를 갖추어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 이용하기 쉬운 21세기 공생의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시설을 두루 둘러보고 숙소인 3층에 짐을 풀었다.

다다미가 깔린 숙소

저녁을 먹고 호텔을 나와  룸메이트와 거리를 걸었다.

맥주나 한 잔 하자고.

육교 아래엔 지하철역이 있고 상가에는 세븐일레븐과 우동집, 마트가 보인다.

음식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한참을 걸어 찾아들어간 곳에 맥주와 안주를 키오스크로 주문한다.

조금 후에 안주가 접시에 담겨 오고 우리는 건배를 했다.

셋 다 일본은 처음이라고.

그래서 모든 게 서툴지만 알아가는 과정에 약간의 긴장감과 스릴이 있어 오히려 즐거워진다.

술에 약해 얼굴이 불콰해진 난 일찍 호텔에 들어오고, 아쉬운 이들은 2차를 다.



일본에서의 첫 아침이다.

침대가 아닌 다다미 방이었다.

특별히 이불이 두꺼운 편이었지만 속옷처럼 가볍고 이물감 없이 편안하고 따뜻하다.

잠을 푹 자서인지 몸이 개운하다.

이미 아침햇살이 나와 숙소의 창문을 두드리고 있다.

교복을 입은 학생 몇이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모습이 발랄하고 신선하다.


7시 반에 조식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친절하게도 7시에 모닝콜이 왔다.

평소에는 지 않던 아침을 먹고 8시 반에 버스를 탔다.

둘째 날은 교토와 오사카 문화탐방이 예정되어 있다.

빅아이는 이제 안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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