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의 반쪽짜리 실험, '금요일 금요일 밤에'

'금금밤'이 시청자의 흥미를 자극하지 못하는 이유

by MJ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이하 '금금밤')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첫 방송 시청률 2.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 가구 기준, 이하 동일)로 출발한 이래 꾸준히 2.8%를 기록하고 있는 것. 동시간대 방송됐던 '신서유기 7'이 5~6%대 시청률을 기록했던 점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낙폭이다.

'금금밤'은 분명 낯선 예능이다. 15분 단위로 6개의 코너를 병렬하며 숏폼(short-form) 옴니버스 예능을 표방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 온라인 영상 콘텐츠 문법을 가져온 셈이다. 나영석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시청률 낮을 것을 각오하고 만들었다"며 이런 시도에 미리 몸을 움츠렸다.


그러나 온라인 세계에서도 '금금밤'의 부진을 지울 수는 없다. 유튜브 클립 영상 중 '체험 삶의 공장'의 초반 회차, '이서진의 뉴욕뉴욕'의 일부 회차를 제외하고는 조회수 10만을 넘는 영상을 찾기 어렵다. 강호동의 '라끼남' 시리즈가 적게는 50만 뷰에서 많게는 300만 뷰를 돌파한 점과 비교해보면 더 선명한 격차다.


'금금밤'의 부진 원인은 낯선 형식이 아닌 지나친 익숙함에서 찾아야 마땅하다. 우선 여섯 코너의 출연진은 대부분 나영석 PD의 전작에 얼굴을 비춘 적 있는 사람들이다. 게다가 낯익은 출연진은 '금금밤'에서도 기존 자신의 캐릭터를 답습하기까지 한다.


이서진은 '꽃보다 할배'처럼 뉴욕을 여행하며, '삼시세끼' 같이 투덜거린다. 이승기는 '꽃보다 누나'처럼 공장 사람들을 만나 자신의 책임에 열심이다. '알쓸신잡' 김상욱 교수는 이번에도 과학을 가르치고, 은지원, 송민호는 '신서유기' 속 모습처럼 엉뚱한 사고와 답변으로 웃음을 유도한다.

또한, 코너의 면면도 새롭다기보단 어디선가 본듯한 기획이 대다수다. '체험 삶의 공장'은 KBS 2TV '체험 삶의 현장'을 가져왔고, '당신을 응원합니당'은 과거 MBC '느낌표' 등에서 시도했던 공익 예능을 떠올리게 한다. '이서진의 뉴욕뉴욕'과 '내 친구네 레시피' 역시 나영석 PD가 기존에 시도했던 여행 예능과 요리 예능에서 그리 멀리 나아가지 않았다.


일단 '금금밤'이라는 프로그램 제목부터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따온 것이 아닌가. 사실 한 프로그램 이름 안에 여러 코너가 공존하는 형식은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서 수없이 재생산해온 방식이다. 다만 그 코너의 길이를 15분으로 작정하고 줄였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생겼다.


좋게 보면 낯선 호흡을 익숙한 출연진과 코너로 만회하려는 시도였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계산은 오히려 형식의 새로움마저 잡아먹어 버리는 결과를 낳아 아쉽다. 나영석 PD의 실험은 스타 제작자가 새로워진 시청 패턴에 맞춰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인기를 담보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혔다. 결국 향유자의 눈길을 잡아끄는 건 신선한 콘텐츠적 재미다. 이왕 실험을 결심한 김에 나영석 PD가 조금만 더 용기를 냈더라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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