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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 Together Dec 02. 2020

돈 욕심

무심코 던진 아들의 장난이 엄마의 돈 욕심에 불을 지폈다.

아이가 내게 귓속말을 했다.
'엄마 내가 돈줄께'
헉!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게 돈이 란 걸 이제 알았나?!
아이가 장난 삼아 한말인데 나는 또 진지하게 물었다.
'얼마?'
아이가 말했다.
'천만 원'
돈이라곤 3500원만 말하는 애가 어떻게 천만 원을 안 거지? 그리고 나에게 그 거액을 선뜻 주겠다는 약속을 그것도 귓속말로 비밀스럽게(정말 줄 것처럼) 하는 것이지?!
애는 별생각 없이 한 말인데 내 마음은 이미 천만 원을 받은 것처럼 두근댔다.
요즘 '엄마는 돈이 없다'라는 말을 자주 했더니 불쌍해 보였나.ㅠㅠ
어쨌든 애가 있지도 않은 돈을 준다는데 잠깐 설렌 엄마의 돈 욕심이 허망하다.
'괜찮아 지호야 엄마는 돈 필요 없어~'라고 해야 정상적인 대화겠지만
'꼭 줘야 돼, 훌륭한 사람 돼서 엄마 용돈 꼭 챙겨!'라고 말해버렸다.

나도 우리 엄마 귀에 대고 천만 원을 준다고 말하면 우리 엄마 기분이 이렇게 좋으려나ㅎㅎㅎ 잠깐이지만 기분 째지는 말이었다 아들.


산타할아버지 지호에겐 장난감을 엄마에겐 로또당첨을!

돈 욕심. 끝이 없다.
없으면 없을수록 더 절실하다.
따라가면 노예가 되고 포기하면 거지가 된다.
당대의 부자들은 '돈을 다루는 사람이 돼라'라고 말한다.
'다루다'
만약 오늘 천만 원이 뚝 떨어진다면 나는 그 돈을 어떻게 다룰까?
사용처를 생각해보니 내가 돈에 묶여 살고 있음을 알겠다.
요즘 들어 주변에서 주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적게는 몇백부터 많게는 몇억까지, 없는 사람은 빚까지 내서 하고, 있는 사람들은 더더욱 욕심내서 한다는 주식.
나는 그 투자방법이 돈을 다루는 것인지, 돈에 속박된 것인지 잘은 모르지만 주식으로 몇 번 쓰고 단맛을 본 남편이 말하길 '주식투자로 돈의 흐름을 알고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기는 건 좋아, 근데 난 작은 손실에도 얽매여 하루 종일 스트레스받고 예민해져 있는 내 모습이 싫더라. 난 주식할 놈은 아닌 것 같아서 관뒀어'.
그 말을 듣고 깨달았다.
돈을 다룬다는 것은 그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는 것 아닐까. 돈 욕심 많은 나는 그동안 많이 마음을 빼앗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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