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자다 깬 지호는 신경질적인 울음과 짜증으로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 다시 잠들었다. 지호가 태어나고 네 살이 된 지금까지 한 번도 깨지 않고 딥슬립 한적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희박하다. 신생아 때부터 잠자는 걸 힘들어했다. 잠투정 때문에 나는 산후우울증까지 생길 정도로 곤혹스러웠다.
천사의 꿈을 꾸렴. 예쁜 내 아가.
11개월 둘째보다도 자다 깨는 횟수가 많은 첫째를 보고 있자니 화가 나지만 저렇게 자는 게 힘들어서 어쩌면 좋을까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함께 자던 남편도 오늘은 힘들었는지 이불 킥을 하고 서재로 도피했다. 평소 같으면 나도 어르고 달래다 다시 잠들었을 텐데 오늘은 잠이 오지 않는다.
육퇴 후 단상 4년 동안 깊은 잠 한번 못 자는 애는 얼마나 고단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마다 제일 먼저 일어나 해님이 밝았다고 좋아하는 그 생기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아이가 생기고 생활의 무게와 수면부족을 매일같이 겪고 있는 남편의 무거운 눈꺼풀이 오늘따라 가엽다. 잠의 세계를 두려워하는 아이와 깨고 싶지 않은 나는 오늘 밤도 헤맨다.